소백산은 늘 봄의 철쭉이나 겨울의 하얀 설경과 똥바람으로만 유명세를 치른다.
가을이 시작되는 이 시기의 소백의 모습이 꼭 보고싶었다.
지난주에 가려다 날씨가 안 좋을 것 같은 기상청을 믿고 한 주 미루고.
이번주에도 구름가득...흐림이라는 기상청예보가 있었지만 그냥 밀고 나가기로한다.
매번 이러다간 집 근처에서 맴맴거릴것 같아서...
산행일 : 9월25일(일)
산행코스 : 삼가주차장-비로봉-제1연화봉-연화봉-희방사주차장(약 13.6km)
삼가주차장에서 비로사까지 1.8km다. 하지만 비로봉으로 들어가는 입구까지 더하면 2.3km는 포장도로를 따라야한다.
주차장에서 비로봉까지 5.5km지만 거의 절반이 포장도로다.
시원한 아침공기를 맞으며 산길에 접어드니 소나무숲길이다.
등로옆은 가을빛이 역력하다.
등로주변엔 선괴불주머니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지만 계속 지나치다 이건 너무하는 것 같아 한 컷 담아준다.
가을꽃 취나물도 담아주고
한 참을 진행하다가 어여쁜 구절초를 만났다.
산기슭에 피어 난 투구꽃은 빛의 양이 달라서인지 색감이 조금 다르다.
산구절초도 걷는 이의 발길을 잡아두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젠 내년을 기약하는 산수국.
산행시작 2시간20분만에 추모비를 지난다.
날은 생각보다 흐리니 오빠는 비올 것 같다고 걱정하고 나는 아니라고 안심하고...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은 나무들은 잎사귀가 거의 다 떨어져가고
엉겅퀴도 씨방을 매달고 있다.
아~~이곳엔 산부추꽃이 엄청 많이 폈다.
12시가 거의 다 되어 드뎌 비로봉바로앞 전망대에 오른다.
가슴이 탁 트인다.
초록에서 갈색으로 변해가는 능선을 바라본다.
바람은 약간 싸늘한 느낌은 있지만 올라오느라 흘린 땀과 열때문에 오히려 시원함을 느낀다.
국망봉에서 초암사로 내려서는 능선길 뒤로
왼쪽 순흥지와 오른쪽 금계저수지가운데로 올라온 능선길이 부드럽다.
금계저수지와 삼가리방향의 조망...중앙의 일월산
연화봉뒤로 도솔봉방향의 조망
나는 구경하고 오빠는 올라가버리고
비로봉에서부처 연화봉까지 걸어야 할 능선길이 부드럽다.
도솔봉 뒤로 단지봉이 희미하게보인다.
금계저수지와 삼가리방향
정영엉겅퀴도 씨방을 만드는 중...겨울나기를 준비한다.
전망대에서 식사중인 산객들을 피해 얼른 올라왔다.
국망봉뒤 보이는 함백산과 조금 오른쪽의 태백산라인의 조망
데크길에서 멀리 떨어져 피어 난 둥근이질풀
오빠는 먼저 비로봉에 올라가있다.
많은 산객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아 점심을 먹고있다.
언제부턴가 나는 산에서 점심 먹는 일이 없어졌다.
대신 여기저기 구경먼저한다.
존재감 뚜렷한 월악의 영봉 중봉 하봉이 우뚝 솟아있고
중앙 오른쪽으로 치악산라인도 조망되고
국망봉방향으로 아주 쪼끔만 내려갔다올라오기로한다.
오늘따라 하자는대로 순순히 따라주네.
국망봉으로 오르는 능선길도 바라보고 맨 뒤로는 금대봉 백운산 함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보인다.
태양은 구름에 가려없지만 미세먼지가 없이 깨끗한 공기때문에 조망이 일품이다.
잠시 국망봉방향쪽 조망을 구경하고 곧바로 연화봉방향으로 내려선다.
어의곡삼거리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는 능선길을 바라본다.
풀숲에 피어난 과남풀이 많이 보인다.
철쭉은 이미 갈잎으로 말라비틀어지고
소백산 주능선은 이미 가을색으로 바꾸어있었다.
지나 온 길도 가끔은 뒤돌아볼 줄도 알아야한다.
등로에는 가을꽃 구절초가 반겨주고 청보랏빛 과남풀이 억새사이에서 얼굴을 내밀어준다.
전망대에서 또 잠시 쉬어간다.
가야 할 연화봉으로의 능선길뒤로는 도솔봉이...내년 봄에는 저기에 한 번 가보고싶다..
목장길같은 등로도 아름다운 이곳 소백산이다.
억새숲이 보여야 가을 느낌이 물씬 풍긴다며 안으로 들어가본다.
예쁜 구절초 한꾸러미 등로옆에 피어나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한다.
햇빛이나면 반짝거릴 억새지만 오늘은 빛이 없엉.
가야 할 능선
걸어 온 능선
이쁘게 담아주세용.
제1연화봉뒤로는 금수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당겨 본 금수산
뒤돌아보면 비로봉에서 내려온 능선길도 아름답다.
등로따라 세워놓은 목책은 마치 목장길을 연상시키기도한다.
지나 온 비로봉과 좌측의 어의곡삼거리능선
억새는 하늘거리고
마타하리
산사면에 피어 난 억새도 바람에 한들거리고..
가을 분위기에 흠뻑 젖어 걷는다.
기상레이더가 있는 제2연화봉도 당겨본다.
치악산방향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하느라 발걸음이 빨라지지않는다.
나뭇잎들은 말라비틀어졌다.
층층이꽃...꽃잎은 온데간데 없다.
아무도 오지않는 이곳 전망대에서 느긋하게 앉아 간식을 먹는다.
풍기역 근처에 있는 시골밥상이라는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반찬갯수도 많고 된징찌개에 계란찜에 조기 한마리까지...9천원이다.
오빠는 누워서 한 숨 잠까지 자고...
토욜..밤 늦은 시간 가게를 정리하고 산행준비를 마치니 새벽 3시다.
이천까지와서 차안에서 두어시간 잠을 자고 조금 가다 졸음쉼터에서 운전대 체인지..풍기까지 내가 운전을 하고왔으니 졸릴 수 밖에 없지.
그래도 산길을 걷는 동안은 말똥말똥해지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바위만나기 어려운 곳에서 바위를 보니 올란 저곳에 올라가라고 주문을 한다.
시키는대로 얼른 올라왔지롱.
지나 온 비로봉방향으로도 하나 남기고
쉼터에서 빠져나와 전망대에 도착하니 바위가...
얼른 그곳에 올라가 서로 추억을 남겨본다.
아니 세장이나 남겼네.
오빠도 담아주고
바위틈에 피어난 구절초를 또 담아준다.
조금씩 가을색으로 물들어가는 소백산이다.
드뎌...자리를 옮긴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한다.
구절초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니 그냥 지나치는 건 예의가 아니지.
카메라의 인물모드를 사용하면 이런 샷을 촬영할 수가 있다.
이쁜 들국화 구절초와 함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또 놀고있다.
이뽀이뽀...구절초향이 어마어마합니다.
여기저기 피어 난 부초꽃도 담아주고
투구꽃은 여가저기 엄청 피어있다.
둥근 보랏빛 탁구공 산부추꽃.
둥근이질풀
정영엉겅퀴
구절초
꽃밭에서 놀고 억새밭에서 놀고...
바위를 만나면 또 놀고..
세월아 네월아해도 누가 뭐라할 사람이 없으니 맘껏 즐기면서 걷는다.
제1연화봉으로 가는 길이 소백산 능선중에서 가장 아름답다.
마타하리
꽃잎이 거의 다 떨어진 바위떡풀
커다란 바위에서 숨바꼭질을 하자네.
바위를 만나면 쉬어가고 억새를 만나니 또 쉬어가고..
간간히 바위도 보이고 구절초는 말할 것도 없이 가을 바람에 하늘거린다.
제1연화봉까지 가는 길...시간이 오래걸린다.
2주후면 아름다운 빛으로 물들어가겟다.
나무에 요상스런 게 매달려있다.
숲길을 빠져나와 뒤돌아보니 이런 바위가 보이니 또 얼른 올라가본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는 법은 없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많은지 바위에 올라가는 길이 선명하다.
바위에서 내려오니 다시 전망대다.
지나 온 비로봉에서부터의 능선길을 바라본다.
비로봉에서부터 걸어 온 길을 뒤돌아보고
가야할 연화봉방향을 바라본다.
연화봉까지는 아득히 멀어보이지만 그냥 눈으로 보이는 것뿐..
사브작사브작 걷다보면 금방이겠지?
전망대를 내려오니 억새밭이다.
가을향이 듬뿍 피어나는 이 길이 참 좋다.
지나는 산객도 안 보이니 맘 놓고 놀아본다.
제1연화봉이 코앞으로 다가와있다.
저만치에 더 많은 억새밭이 있다며 빨리 올라오라한다.
단양방향
나를 따르라,,,하며 먼저 올라가버렸다.
뒤따라서 나도 폴짝폴짝...
억새밭에서 빠져나와 다시 등로따라 걷는다.
덥지도 싸늘하지도않은 오늘...
참 좋은 날이다.
삼가리방향의 금계저수지
지나 온 길
멸가치꽃이 남아있지만 대부분은 씨앗으로 만난다.
선괴불주머니꽃이 엄청 많이 피었다.
어수리꽃
이제 능선을 벗어나 숲길로 들어선다.
푸른여로꽃도 마지막일텐데 아직도 남아있다.
성급한 녀석들은 벌써 단풍옷으로 갈아입었다.
꽃은 다 지고 가짜꽃만 남아잇는 산수국
3시가 거의 다 되어 제1연화봉에 도착했다.
비로봉에서 2.5km인데 2시간 20분이나 걸렸으니 얼마나 쉬엄쉬엄 걸었는지 알만하다.
제1연화봉을 넘어 다시 데크길에 들어선다.
연화봉으로 오르는 길.
언제가냐하겠지만 이런 저런 얘길하면서 걷다보면 금방이다.
루비를 닮은 예쁜 색감의 산앵도나무열매
미인이라는 꽃말을 가진 마타하리도 많이 보인다.
내려 온 지그재그 데크길
가야할 능선
과남풀
오리방풀
연화봉으로 오르는 길 내내 조망은 없는 숲길을 걸어간다.
길옆에는 봄이나 여름이면 야생화 가득하겠지만 지금 이 시기에는 야생화 만나기가 어렵다.
단...청보랏빛 투구꽃만 빼고.
투구꽃이 어찌나 많이 폈는지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워 하나 담아본다.
오리방풀도 이곳은 아직 싱싱하다.
마지막 연화봉 오르는 길
제2연화봉 가는 방향
3시40분...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연화봉에 올랐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이곳에서 아주 잠깐동안 둘이 웃고 떠들고...
비로봉에서부터 걸어온 방향의 능선길
제2연화봉방향의 조망
4시17분...연화봉을 내려와 희방사길로 들어선다.
마지막으로 배낭털이를 하고...참 많이도 먹었다.그리고 희방사가는 길은 끝없는 게단으로 도배를...
이런 길은 작은 국도쯤으로 여기며 씩씩하게 걷고
여기는 깔딱고개 내려가는 길...어휴...게단천국이야.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길이다.
소백산에 오르는 길 중에서 가장 계단이 많은 곳이 이곳아닐까?
특히 깔딱고갯길..
이 시간에 올라가는 산객 한분..
꽃향유
계단길이 끝나면 희방사에 닿는다.
희방사는 곁눈질로만 바라보고 이젠 편안한 등로따라 걷다보면 희방폭포다.
희방사를 지나며 갑자기 물소리가 들려오고 곧바로 폭포를 만나게된다.
폭포를 구경하고 나오면 잠시 뒤 희방사제2주차장으로 빠져나와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봄 철쭉이나 겨울 눈으로 덮힌 풍경만으로도 이름값이 폴짝폴짝 뛰는 소백산의 가을 풍경이 보고싶었다.
바람 잔잔하고 구름이 살짝 덮힌 초가을의 소백.
지금은 붉은 빛이 살짝 보이지만 금방 겨울맛을 보여줄 듯..
장쾌하게 뻗어나가는 능선의 아름다운 풍경앞에서 하루종일 웃고 또 웃고...
걸어가는 등로마다 하얀 구절초향이 듬뿍.
청보랏빛 과남풀은 속을 보여주지않는다.
등로에 투구꽃이 지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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