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만의 산행이다.
아니 트레킹이다.
지난 일요일은 진안 마이산산행이 에정되어있었지만 비소식이있어 잠시 휴식.
굳이 비 맞으며 산행하고싶지는 않았다.
난 진정한 산꾼이 아닌가보다.
그리하여 화요일 산행하려했지만 자꾸만 일이 생긴다.
시간이 지나고 목요일
고려산 진달래만개소식에 산행이 아닌 트레킹수준으로 강화도로 향한다.
축제기간이니 상춘객들이 많이 몰려들거란 생각은 누구나가 할 것이다.
고려산은 코스가 다양하지 못하다.
작년엔 고비고개에서 미꾸지고개까지
2년전엔 퇴모산부터 혈구산을 거쳐 적석사까지
또 그전엔 청련사부터 올라 적석사까지 갔었다.
그래서 이번엔 올라보지 못한 코스로 사람이 비교적 적게 모이는 하도리에서 올라보기로한다.
주차비 없는 하도리에 9시30분쯤 도착하니 여유롭다.
마을길을 따라 오르다 산길로 접어들어 능선길을 걷기로한다.
사람이 없으니 조용하고
진달래는 꽃잎수보다 잎의 수가 더 많았고
나무는 연푸른빛으로 덮혀가고 있는 4월의 봄날이었지만 바람이 차다. 한기마져든다.
4월 봄날은 빠르게 지나간다.
하지만 날씨는 봄날답지않게 흐린 날이 너무 많고 바람도 차갑고...
푸름푸름이 더해가는 숲길을 따라 잔뜩 웅크리고 걷다가 묘지를 만나면 고려산으로 향하는길에 힘이들어간다.
잔뜩 흐린 지금이지만 오히려 사진찍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
강화앞바다를 훤히 들여다보이는 조망점에 올라오니
등로옆은 온통 진달래꽃으로 단장되었다.
축제기간답지않게 산객들은 적었다.
예전의 축제기간동안의 고려산은 발디딜 틈이 없었는데 말이다.
오히려 사람이 적으니 더 좋을 수밖에...
암튼 산길따라 곱게 피어난 진달래를 보며 꿀꿀거리던 기분은 점점 업되어간다.
오늘은 여느때보다 한층 여유롭다.
쉬엄쉬엄 꽃구경을 하면서 올라오니 축제장앞이다.
조용하다.
행사장이면 언제나 찾아오는 노래꾼인 수와진의 노랫소리만이 들려올 뿐
예전처럼 음식판매꾼들은 보이지 않는다.
전망대에 올라 고려산의 하이라이트인 능선을 바라본다.
군부대앞마당 헬기장쪽에서 고려산능선으로 내려서는 등산로는 막혀있고
전망대에서 새롭게 조성된 나무데크길이 놓여있다.
진달래하면 누구나가 김소월님의 진달래꽃을 읊조릴것이다.
내 생각임.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북한의 땅인 영변의 양산동대는 봄이면 온통 천자만홍의 진달래가 꽃밭을 이룬다고한다.
그 서쪽으로 넓은 들판이 펼쳐지고 구룡강 푸른물이 흐르는데
옛날 수령의 외동딸이 약산에 찾아왔다가 구룡강의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그 죽은 넋이 진달래가되어 약산을 뒤덮고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그곳...영변의 약산에 가 볼날이 있으려나요?
전국의 진달래명산들이 하나둘씩 그 명성에서 사라질 즈음
이곳 고려산은 이제야 명성에 맞는 지위를 얻는 듯하다.
그동안 기온의 하강으로 진달래꽃망울이 제대로 피어나지 못하다가
요즈음 날이 온화해지면서 예쁘게 피어났다.
진달래는 햇빛이 내리쬐는 그런 날보다 오늘처럼 흐린날이 오히려 더 싱싱하고 좋다.
고려산의 옛 명칭은 오련산이다.
고려때 몽고군의 침입으로 강화도로 임시천거한 후에 고려산으로 명칭이 바뀌었다고한다.
고려 장수왕 416년에 중국 동진의 천축조사가 이 산에 올랐다가 다섯가지 색의 연꽃이 피어있는
다섯개의 연못 오련지를 발견했다고한다.
이 오련지에서 피어 난 연꽃들을 하늘에 날려 꽃잎이 떨어지는곳에 절을 세웠는데
그 연꽃의 색깔에 따라 절의 이름이 정해졌다고한다.
적석사 백련사 청련사 황련사 흑련사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은 흑련사와 황련사는 페사되었다.
해발고도 436m의 고려산은 고구려의 장수 연개소문과 관련이 있다.
고려산 북쪽 시루메기산 기슭에서 태어난 연개소문은 고려산 치마대에서 군사들을 훈련시키면서
오련지에서 말에게 물을 먹였다고한다.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온산을 뒤덮는 봄날에
연개소문은 이곳에 올라 푸른 꿈을 키웠을까?
올해의 고려산은 작년만 못하다.
진달래나무가 늙었나보다.
꽃잎수가 많이 줄어 든 느낌이다.
사람도 나이가들면 그러하듯이 나무도 그러한 가보다.
진달래나무는 군데군데 작업을 한 듯 절단되어 쓰러져있었다,
마치 잡목처럼말이지.
그래도 남아있는 꽃잎들에게 환호를 보낸다.
이곳을 찾은 산객들 얼굴도 진달래만큼이나 화사하다.
가만히 서서 바라보기만해도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진홍빛으로 물들어가는 고려산 진달래를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에도
핑크빛으로 예쁘게 물들어갔으면 좋겠다.
오전에 구름이 가득하던 하늘은 조금씩 푸르름을 되찾아가고있다.
낮고 작은 고려산은 온통 붉게 물들어간다.
분홍분홍 진달래가 바람에 나풀거린다.
이 맘때쯤이면 고려산은 인기 절정이다.
온 산을 누비며 진달래구경하기에 바쁜 오늘이다.
키가 큰 진달래사이를 누비며 마냥 좋은 오늘이다.
분홍빛 꽃다발을 한아름 선물받은 느낌이다.
하루종일도 아니고 단 몇시간이지만말이지 이 몇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다.
진달래가 시들고 초록으로 뒤덮히고 단풍이 드는 가을이 찾아와도
분홍물결속의 오늘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언젠간 그리워질 오늘 이 순간이다.
능선을 내려오다 숲을 가로질러 다시 올라간다.
진달래꽃터널속을 걷는다.
이 기분은 안 걸어 본 사람은 모를거다.
얏호~~!
이 기분 최고랑께요?
아랫쪽은 이렇게 잎이 벌써 나고있지만
윗쪽은 진달래꽃이 절정이다.
능선을 돌고 돌아서 사람들이 없는 이곳으로 왔다.
아침에는 날이 흐렸는데 지금은 해가 떠오르니 역광이되어버렸다.
꽃길만 걷게해줄께...라고 말해도 오늘은 틀린말이 아니다.
진달래의 꽃말이 사랑의 즐거움이라고하니
이 분홍빛 꽃밭에서 사랑을 고백하면 마다할 이 있으리오..
군데군데 잘려나간 나무들이 그대로 방치되어있어 걷기가 쉽지않다.
요즘 감기 몸살로 고생하는 중...
이렇게 진달래 터널을 지나면서 다시 능성으로 오른다.
능선으로 올라가 오른쪽 둥그스런 봉우리옆을 지나갈것이다.
백련사로 향하는 길
고려산 정상은 군부대가 자릴하고 있고 그 안에 오련지중의 하나가 있다고한다.
올 봄 마지막 진달래구경이 될 듯하다.
백련사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전망대에 서 본다.
임도길을 걸어 백련사에 왔지만 입구에서 구경만하고 갑니다.
무상스님의 단독 콘서트다.
가수 뺨치듯...노래 엄청 잘하시네요.
임도길따라 내려가다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조용한 숲길을 터덜터덜 걸어간다.
길가엔 개별꽃이 지 세상이듯 피어있다.
제비꽃 보랏빛도 예쁘긴한데 너무 흔하디흔하니 꽃대접을 못 받는지도 모르겠다.
낚시터를 지나고
길가의 벚꽃도 구경하면서 오늘 산행은 마무리된다.
바람이
봄을 칠하고 있다
제비꽃은 보라색을 나눠주고
민들레도 노란색을 보태주었다
진달래는 분홍색을 덤으로 얹어주고
목련은 하얀색까지 내어 주었다
바람이
환한 봄을 칠해놓았다
---바람<윤보영>---
열흘만의 산행이다.
해마다 4월이면 찾아가는 고려산.
이번에는 비교적 한적한
하도리에서 시작한다.
4월인데
바람이 차다.
고려산
진달래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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