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하면서까지 갈 곳을 정하지 못했다.
토요일 새벽에 눈이 조금 내렸다지만
기온이 너무 온화하고 서해쪽은 미세먼지가 극성일거란다.
어차피 눈구경하기는 틀렸으니
평소 가 보고싶었던 곳으로 가자.
육십령에서 할미봉을 거쳐 남덕유까지 걸어보고자한다.
서상터미널에 도착해서 아침식사할 곳을 찾아다녔지만
일요일 아침 8시니 문을 연 식당을 찾기가 어렵다.
이때 필요한 게 인터넷검색이다.
서상터미널에서 매표를 겸하고 있는 식당에서
아침 백반을 먹을 수 있었다.
반찬도 잘 나오고 식당아주머니 참 친절하시다.
대포바위 또는 남근바위 좇바위라 부른단다.
할미봉의 할미바위
혹시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될까싶어 서상터미널에서 시간표를 올려본다.
서상에서 영각사까지는 버스로 10분거리다.
아침 8시30분에 영각사로 향하는 버스가 있다고 한다.
택시로 이곳 육십령까지 이동했다.
육십령고개는 경남 함양과 전북 장수를 연결하는 고개로 해발 734m다.
예로부터 60명이상이 무리를 지어서 이 고개를 넘어야만 도적떼를 피할 수 있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육십령휴게소에서 빨간색 천막옆으로 나 있는 나무데크 방향으로 9시30분부터 산행은 시작된다.
남덕유산까지 8km로 나와있다.
할미봉까지는 이런 등로가 이어진다.
올 겨울 오랜만에 이런 눈길을 만난다.
주저앉아서 눈도 뿌려보고,,,아..이 시원함이란~!
드뎌 할미봉의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영각사 주차장에 차를 두고 서상택시를 불러
육십령으로 이동했다.
택시비는 15천원..약 15분 걸렸다.
영각사주차장에는 산악회차량을 줄지어 입장하더라.
아침 9시30분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전날 내린 잔설이 쌓인 길을 걸으니 기분은 좋다.
할미봉앞의 암봉
왼쪽부터 괘관산 그 뒤로 지리산이 있을 터지만 보이지 않고
오른쪽 앞 봉우리가 영취산 그 뒤로 장안산이 보인다.
이 암릉옆의 구름다리를 가보려했으나 그냥 내려왔다.
할미봉을 지키고 있는 할미바위
할미봉의 하이라이트다.
이야~~오늘도 물건 하나 건졌다.
여기 올라가는데 너무 어려워
할미봉으로 올라 주변 암릉탐색에 들어간다.
올라오면서 봤었던 암릉속으로 들어가니
할미바위가 보인다.
어렵게 올라가 오늘도 신나게 할미바위와 한바탕 놀아본다.
할미...안녕하쇼?
할매바위를 내려와 정규등로와 합류한다.
할미바위가 있는 암봉을 바라보고
좌측 월봉산 우측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가운데 뒤쪽 기백산
하늘이 말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루금들은 너울너울 춤을춘다.
남덕유산의 능선길도 보이기 시작한다.
왼쪽 서봉에서 가운데 남덕유산의 정상
내려서야 할 영각사도 보이고
남덕유산의 서봉에서부터 남덕유정상과 장안산까지 파노라마로 찍어봤다.
할미봉에 오르니 남덕유산의 능선이 쭈욱 이어진다.
시원한 조망에 앞서 저기까지 올라가야할 걱정이 먼저 앞선다.
할마봉 해발 1026m니 고도가 상당히 높아진 셈이다.
서봉으로 가다가 대포바위를 만나러간다.
아래로 아래로 430m를 내려섰다 올라와야하니 고민 좀 되겠다.
대포바위를 향하다 만난 바위,,,,독립문바위라 부른다.
돌기둥 두개가 육중한 바위를 올려 떠받치고 있다.
대포바위까지는 북사면이라 눈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고
가파른 길 양 옆으로 로프가 매어져 있어 미끄럼타듯이 단숨에 내려섰다.
와~~~함성
아무도 없으니 나의 함성이 메아리가되어 울린다.
대포바위에서 올려 다 본 능선길
대포바위는 포산을 한 것 위로 젖히고 서 있으니
임진왜란당시 일본군들이 무서워 이곳에 범접을 못했다한다.
이곳에서도 남덕유능선길이 보인다.
다른 이름인 좇바위...남근바위는 아들을 낳기위해
여인네들이 이곳에와서 치마를 걷어올린 채 소원을 빌면 아들을 얻게되었단다.
나는 이미 아들이 둘이나 있으니 소원 빌 필요가 없겠네요?
침ㅏ를 안 입었으니 들쳐올릴 것도 읎다.
신기한 이 바위를 안 보고 그냥 갔으면 섭했겠다.
내려갔단 길을 다시 올라와 능선길을 걷는다.
서봉까지는 3.5km...
계속되는 능선은 오르락 내리락하다 삼자봉에 닿는다.
엄청나게 큰 대포와 한 바탕 놀아보고
이젠 원래 등로로 올라간다.
어떻게 오르나했지만 3번밖에 안쉬었다.
서봉까지는 남은 거리를 확인하고 완만한 등로를 따라 쉼 없이 걷는다.
할미봉에서 서봉으로 내려서는 길은 위험하다.
나무데크는 부서져 잘 못 디디면 낙상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표시만 해 놓고 고치지는 않았다.
이런 위험구간도 있었다.
나무사다라를 엮어놓은 철사가 헐거워 사다리가 움직인다.
꽁꽁 얼어있어 미끄럽기도하고
조심조심 한 발씩 내 딛는다.
이렇게 생긴 나무 사다리는 완전 미끄러워 밟지도 못하겠더라.
그 다음부터는 완만산 등로를 걷는다.
어찌나 덥던지 바람막이 하나로도 땀이 줄줄 흐른다.
ㅇ
갈수록 미세먼지는 심해지고 조망도 꽝이되어간다.
드뎌...서봉이 가까워졌나보다.
조금씩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암릉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고
영각사에서 남덕유로 올랐던 산객들이 하나 둘 내려서고 있다.
서봉에만 오르면 남덕유정상까지는 힘들이지않고 오를 수 있다.
쉬지않고 능선길을 걸었으나
지금부터는 암릉과 잠시 놀아주며 오르니 힘도 충전된다.
넘어 온 능선...할미봉 북사면은 꽁꽁 얼었다.
가야 할 남덕유를 다시 조망해본다.
마이산 방향의 조망
남덕유산의 조망
이런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하니 힘겨움도 멀리 사라진다.
지나 온 할미봉의 모습과 삼자봉
바위만 보면 올라가고픈 충동을 느끼나보다.
나도 ...
이때부터 내려오는 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서봉이 가까워지니 힘이 솟는다,
이쪽 저 쪽으로 얼른 달려가고파.
한 겨울인데도 너무나 따뜻하다.
기온이 영상인 날이다.
등로는 녹아서 질퍽거리지만 그 밑은 얼음이라 내려오는 산객들
미끄덩 넘어지기 다반사다.
육십령 올라올때는 잔설이 보였지만
서봉에 가까워지니 눈이 더 없다.
미세먼지가 갈수록 심해지니 조망도...
거칠거칠한 남덕유 서봉 오름길이다.
이티바위와 해우를 하고
올라가자고요.
저기 있는 계단만 오르면 서봉이다.
서봉에 서 있는 산객들의 모습이 보이고
가야 할 남덕유산
서봉에서의 이정표는 육십령까지 7.3km로 표시되어있다.
남덕유까지는 1.5km.
육십령에서 남덕유까지는 8km로 되어있었는데...
처음엔 멀리 보이는 서봉까지 어찌 오르나싶었는데
서봉 도착이다.
북쪽사면인 눈이 제법 쌓여있고
아주 쪼금이지만 상고대도 있다.
미세먼지만 없었어도 산마루금들이 너울너울 춤을 췄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드뎌....왔다.
이 번에 세번째.
지나 간 두 번의 겨울엔 하얀 눈세상이었었는데 지금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여기까지 왔으니 마음은 홀가분하다.
남은 거리는 걸어 온 거리에 비하면 쩗으니까.
서봉의 모습을 조망해보고
삿갓봉 무룡산 동업령으로 이어지는 대간능선길이 보이기는 하는데...
멀리 향적봉은 미세먼지속으로 사라졌다.
남덕유산의 인증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내려간다.
저 두 봉우리를 넘나들때의 기억은 이렇다.
겨울철 남덕유는 산객들의 정체로 저 봉우리 넘는데 시간이 엄청 소비되었다.
찬 바람 쌩쌩 불때 손도 몸도 꽁꽁 얼어붙던 때..
꽁꽁 얼어버린 게단을 내려오던 아찔함보다
하얀 상고대에 함박웃음을 웃던 그때가 그리운 오늘이다.
서봉에서 남덕유정상까지는 1.5km지만 금방이다.
내리막길 등로는 눈이 제법 쌓여있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내려선다.
산객들이 모두 물러간뒤라 조용하고 좋다.
정상에서 내려서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기백산과 거망산이 조망되고
미세먼지는 갈수록 더해간다.
이제 저 봉우리만 넘으면 하산길이다.
계단도 구불구불...오늘은 너무 쉽게 넘어가진다.
내려 온 계단
올라가야 할 계단
여기서 거의 40분은 놀았다는...춥지 않으니 가능했겠다싶다.
일몰 좀 보겠다고
우리만의 독차지다.
노을이 생기기 시작하니 사진이 불그스레하다.
미세먼지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그래도 뭐,,,,오랜만에 일몰을 보고 내려가자니 좋단다.
늦은 점심을 여유롭게 먹고 난 후
일몰을 보기위해 이곳에서 30분정도를 놀았다.
미세먼지가 가득흐려 멋진 일몰을 보기 어려울 것같아
더 어두워지기전에 내려가기로한다.
남덕유정상에서 영각사지킴터까지는 2.6km 돌길이다.
오늘 수많은 산객들이 지났을 이 길
랜턴에 의지해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그냥 있기가 뭐하니 사진만 찍어댄다.
결국 이렇게 붉은 노을을 만나고 내려간다.
더 어두워지면 돌길 내려가기가 만만하기때문에
나무 사이로 이쁜 노을을 보고
완전한 하산이다.
영각사지킴터 입구 바닥에 이렇게 표시해놨다.
그리움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묻게 한다.
물음표를 붙이며
안부를 묻는 말
메아리 없는 그리움이다.
사랑은 어둠 속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전하게 한다.
온점을 찍으며
안부를 전하는 말
주소 없는 사랑이다.
안부가 궁금한 것인지
안부를 전하고 싶은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묻고 싶다가
잘 지내고 있어요.
전하고 싶다.
--목필균<잘 지내고 있어요>--
육십령에서
할미봉을 지나
남덕유까지 종주.
눈이 없는 남덕유는 황량하였고
미세먼지로 조망도
양에 차진 않았지만
보고팠던 할미봉을 만났으니
오늘도
행복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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