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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나를 감동시킨 지리산의 겨울,,그것은 대박이었다.-2018년2월11일

by blue13sky 2022. 8. 23.

결론부터 말하면 대박이었다.

제주 한라산에 가려던 계획이 지속적인 눈내림으로 통제가 풀리질 않았다.

그 아쉬움 채워보고자 선택한 겨울 지리산이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눈까지 내리고 멋드러진 상고대도 만나는 행운은 거머쥔 것이다.

오늘도 우여곡절은 있다.

아침 10쯤 도착한 중산리에서 들은 소식은

포항 지진과 대설 강풍으로 인해 입산통제가 내려졌다는 소식이었다.

처음엔 절망감 그 다음엔

그럼 어디로 가야하지?라는 대략난감

그리고 30분쯤뒤에는 입산통제가 풀렸다는 안도감.

그리고 산에 오를수록 멋진 설경에 지리산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레임이었다.

 

이번엔 개인산행이었는데 자동차를 이용하지않고

대중교통으로 갔다.

지리산 중산리방향은 대중교통편을 이용해 비교적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다.

먼저 서울남부터미널에서 6시부터 30분간격으로 떠나는 28인승 진주행 시외버스가 있다.

원지까지는 약 3시간10분걸리고 요금은 22800원이다.

원지에 내려 매표를 하고 길건너 정류장에서 중산리행버스를 타면된다.

시간은 30-40분 걸리고 요금은 3800원이다.

원지에서 버스를 환승데는 15분정도면 된다.

나는 서울남부터미널옆 우성쁘띠오피스텔에 주차를 하고(주차비 하루 온종일 10000원) 6시 진주행 버스에 올랐다.

 

이렇게 시작된 오늘의 산행은 역시나였다.

매년 2월 둘째주 일요일은 어김없는 최고의 눈산행을 해왔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음....그럼 시작해볼까요?

중산리 주차장에 내려 처음엔 법계사행 셔틀버스를 이용해 순두류까지 가려했으나 길이 미끄러워 운행중단이 됐고

그럼 중산리탐방안내소까지 1.9km를 걸어가야한다.

우린 택시를 이용해서 시간을 절약했다.

이유는 11시가 거의 다되어 입산통제가 해제되었고

로터리대피소를 오후 1시에 통과해야만 천왕봉에 오를 수 있기때문이다.

지리산도 당일치기가 가능하구나!

 

 

 

 

 

 

 

 

 

 

 

 

 

 

 

 

 

 

 

 

 

 

 

 

 

 

 

 

 

 

 

 

 

 

 

 

 

 

 

 

오늘 산행코스는 중산리탐방안내소에서 칼바위 로터리대피소 천왕봉 제석봉 장터목대피소 법천계곡 칼바위 중산리로 하산하는 원점산행으로 약 14km쯤된다.

중산리탐방안내소까진 1.3km로 11시12분에 통과했다.

로터리대피소까진 2km로 12시 30분에 통과하고 드뎌 천왕봉으로 오른다.

처음엔 눈이 조금씩 날리고

오를수록 쌓여있는 눈의 양도 많아진다.

오늘도 복 받은 하루임에 틀림없다.

 

 

 

 

 

 

 

 

 

 

 

 

 

 

 

 

 

 

 

 

 

 

 

 

 

 

 

 

 

 

 

 

 

 

 

 

 

 

 

 

로터리대피소 바로위엔 법계사가 있다.

오늘은 들르지않고 패씽~~

오늘 아침 국립공원 홈페이지엔 대부분의 산이 포항지진과 대설주의보로 입산통제되어있었다.

많은 산꾼들이 나처럼 혼란스러웠겠다.

이곳 중산리에서도 아예 산행을 하지 못하고 탐방안내소에서 막힌 산객들도 있었고

대피소에서 머물던 산객들도 모두가 하산조치되어 내려오고있었다.

이 시각 산에 오르는 이는 우리 둘밖에 없었지만 장터목에서 몰라오는 산객들은 띠엄띠엄 만날 수 있었다.

 

 

 

 

 

 

 

 

 

 

 

 

 

 

 

 

 

 

 

 

 

 

 

 

 

 

 

 

 

 

 

 

 

 

 

 

 

 

 

 

하얀 자작나무에 흰 눈이 내리면 아마 이럴거다.

하얀 자작나무가 참 아뻤다.

사진은 별로네...

조금씩 상고대가 나타난다.

와우~~탄성이 절로 나온다.

로터리대피소에서 천왕봉까지는 2.1km지만 시간 참 많이 걸렸다.

상고대도 구경해야하고 사진도 찍어야하고...

시간이 멈춰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함께 한 동행은 허벅지 경련이 일어난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발걸음을 한다.

마음 한켠엔 걱정도 일어나고..

 

 

 

 

 

 

 

 

 

 

 

 

 

 

 

 

 

 

 

 

 

 

 

 

 

 

 

 

 

 

 

 

 

 

 

 

 

 

 

 

산에 오를때는 이번에는 어떤 모습과 마주할까?

자연은 또 내게 어떤 선물을 줄까?

기다림과 설레임이 있기에 즐겁다.

산에 올라 내가 원하던 모습과 마주할때는 그 즐거움과 기쁨이 두 배 아니 세 배가된다.

오늘은 두 배 세 배가 아닌 무한대라고 해야하나?

여기저기 아름다운 모습을 마구 담아보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천왕봉이 다가오지만 좀처럼 거리를 좁혀가지 못하고 있다.

 

 

 

 

 

 

 

 

 

 

 

 

 

 

 

 

 

 

 

 

 

 

 

 

 

 

 

 

 

 

 

 

 

 

 

 

 

 

 

 

천왕봉 오르는 길은 나무데크의 연속이었다.

오르고 또 오르고 그러다보면 정상이겠지.

눈은 계속해서 내리고 바람도 쌔~앵.

하얀 상고대와 눈으로 덮혀버린 지리산에서

멋진 산그리메도 볼 수 없지만

지금 이대로가 행복이다.

 

 

 

 

 

 

 

 

 

 

 

 

 

 

 

 

 

 

 

 

 

 

 

 

 

 

 

 

 

 

 

 

 

 

 

 

 

 

 

 

끝없는 오르막 데크.

눈 밑바닥은 꽁꽁 얼어있다.

그 미끄럼으로인해 속도도 줄고.

저 고갤 넘으면 어떤 모습일까?

지리산은 처음이다.

남들처럼 무박산행을 할 수 없는 나였기에

그저 남들이 부러울따름이었는데

이렇게 추운 겨울에 내가 여기에 올 줄이야!!

우리보다 늦게 올라 먼저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어떤 산객은

우리에게 말한다.

너무 여유부리는 것 아니냐고...

원래 우린 이렇게 여유부려가며 오르는데요.

산에서는 충분히 즐기고 충분히 힐링하고 우리들만의 산행법이다.

 

 

 

 

 

 

 

 

 

 

 

 

 

 

 

 

 

 

 

 

 

 

 

 

 

 

 

 

 

 

 

 

 

 

 

 

 

 

 

 

200m...100m...점점 줄어든다.

드뎌 올랐다.

천왕봉.

우리나라에서 한라산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다.

해발 1915m

800m에서부터 올랐으니 거의 1100m를 중력을 이기고 올라온 것이다.

산은 높고 낮음과는 상관없이 힘든 정도가 다르다.

오늘 지리산은 나에겐 전혀 힘들지 않았다.

천왕봉에서 강풍은 숨을 멎게 만든다.

바람소리만으로도 가히 위협적인 지리산 천왕봉.

제석봉으로 향할때는 정말 휘청하더라.ㅋㅋ

 

 

 

 

 

 

 

 

 

 

 

 

 

 

 

 

 

 

 

 

 

 

 

 

 

 

 

 

 

 

 

 

 

 

 

 

 

 

 

 

천왕봉을 급히 내려와 제석봉으로 향한다.

제석봉까지는 1.1km 비록 짧은거리지만 갈수록 멋스러워지는 풍경에 시간은 더디게 걸린다.

눈이 어마어마하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커다란 눈사구를 만들었다.

 

 

 

 

 

 

 

 

 

 

 

 

 

 

 

 

 

 

 

 

 

 

 

 

 

 

 

 

 

 

 

 

 

 

 

 

 

 

 

 

바람이 장난이 아니야.

거센 바람에 구름이 밀려나가고 푸른 하늘이 보인다.

몇초 지나면 다시 구름속으로 빠져든다.

역시 지리산은 바람 잘날이 없을 듯하다.

휘몰아치는 블리자드가 뺨을 때린다.

그것도 즐거움으로 받아들인다면 나는 새디즘?

절대 아니고요...

눈물과 콧물을 매단 채 바람을 이기려 비틀거린다.

머리카락도 눈썹에도 하얀 상고대가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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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봉가는 길이 왜 그리 멀게 느껴지는지.

이제 통천문을 통과한다.

여길 지나면서 상고대는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투명하리만치 새하얀 상고대 눈꽃.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너무너무 아름다운 설국속에 오늘 내가 있다.

 

 

 

 

 

 

 

 

 

 

 

 

 

 

 

 

 

 

 

 

 

 

 

 

 

 

 

 

 

 

 

 

 

 

 

 

 

 

 

 

말이 필요없다.

직접 느껴보지않고 눈으로 만나지않고는 말할 수 없는 모습들이다.

손끝이 시리고 아려도 카메라 셔터는 계속 눌러진다.

이 번엔 핸드폰충전기의 방전을 예방하기위해서 미리 연결했지만 온도가 너무 낮아 충전이 어렵단다.

핫팩을 넣은 핸드폰 패치가 도움을 많이 줬다.

설산을 오르기위해 이런 노하우만 자꾸 늘어간다.

 

 

 

 

 

 

 

 

 

 

 

 

 

 

 

 

 

 

 

 

 

 

 

 

 

 

 

 

 

 

 

 

 

 

 

 

 

 

 

 

어마어마한 눈언덕에 살포시 기대어도보고 앉아도 보고.

암튼 여지껏 보아 온 눈에 비교대상이 없을만큼이었다.

언제 이런 모습을 만날고나?

 

 

 

 

 

 

 

 

 

 

 

 

 

 

 

 

 

 

 

 

 

 

 

 

 

 

 

 

 

 

 

 

 

 

 

 

 

 

 

 

기약이 없기에 더욱 더 오래 이곳에 머물러있었는지 모른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제석봉은 언제 도착하나?

배도 고파온다.

오늘 먹은 음식은 아침에 삼각김밥하나.

그리고 시래기국밥은 두 숟갈 뜨고 말았다.

그리고 쵸콜릿 반조각과 커피 한잔이 전부였다.

밥을 먹기위해서는 장터목까지 가야하는데.

 

아직도 눈밭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그래도 좋다.

되도록 이곳에 오래 머물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의 블로그의 목적은 산행하면서 촬영한 사진의 저장고이며 추억을 되살리는 장소이기도하다.

그러기때문에 같은 장소일지라도 각각의 다른 표정때문에

하나도 버릴 수 없는 사진을 올린다.

 

드뎌 제석봉이다.

넓은 광장 같기도하고..

여기저기 이제 갓 자라나는 구상나무군락이 눈에 띤다.

그리고 고사목들...

그리고 장터목 너머겠지..연하봉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곳에 언젠가 나도 끼어들 수 있다면...꿈을 가져본다.

 

 

 

 

 

 

 

 

 

 

 

 

 

 

 

 

 

 

 

 

 

 

 

 

 

 

 

 

 

 

 

 

 

 

 

 

 

 

 

 

제석봉에서 여유가 좀 더 있었다면 좋았을걸 아쉬움이 많다.

쉬지 않고 불어오는 바람을 피해 쫓기듯 장터목으로 향했다.

4시 30분이 다 되어간다.

배고픔에 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허겁지겁 먹고

이젠 하산을 시작한다.

꽁꽁 얼어붙은 등로가 쉽지 않았다.

다행인 건 그 길이 길지 않았다는 것...

이미 지나 온 산객들이 정보를 건네주고 서로에게 안산할 것을 당부하고...

산에서 만나는 산객들은 모두가 친구처럼 편안하다.

어디서 왔건 상관없이 모두가 산을 좋아하고 이런 풍경을 즐길 줄 아는 한 마음이리라..

장터목에서부터 칼바위까지 길고 긴 법천계곡길은 4km...

끝도없이 길다.

여름이면 이 계곡에 끊임없이 물소리가 들려오겠지.

칼바위부터 중산리탐방안내소까지 1.3km까지 편하게 내려온다.

그리고 주차장까지 1.9km를 걸어서 간다.

부지런히 내려와 중산리에서 7시에 원지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원지에서 저녁을 먹고 8시20분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창밖에는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었고

아마도 내일이면 이곳 지리산은 다시 통제속으로 빠져들것이라는 예감...

그 예감은 적중했다.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지리산은 내게 너무나 큰 감동을 주었다.

비록 푸른 하늘아래에 있진 않았지만

상상했던 이상의 눈꽃 상고대를 만났다.

따뜻한 봄이오면 다른 코스로 다시 도전해보고싶다.

오늘 하루 지리산에서의 시간은 두고두고 내 머릿속 한자릴 차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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