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를 고를 땐 늘 내 몫이다.
오래전부터 설악산 3대폭포중의 두번째인 독주폭포를 만나고싶었었는데 이제야 찾아가게되었다.
독주폭포까지는 1부에 소개했고 지금부터는 서북능선에서 만나는 야생화에 촛점을 둔다.
귀한 복주머니란을 만났고 참기생꽃도 만나고...
산행일 : 6월12일(일)
산행코스 : 오색탐방센터-독주골-독주폭포-끝청-중청-대청-오색(약14km)
2부 시작합니다.
오색을 출발한 지 2시간만에 천장폭포를 만났고 10시에 만장폭포를 만났다.
그리고 상단으로 가는 도중 잠시 산속을 해메이다 11시 40분쯤 다시 계곡으로 내려왔다.
합수점에서 배고픔을 달래며 15분쯤 쉬어간다.
좌측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한참을 오르다보면 점점 계곡물소리와 멀어지고 숲속을 걷게된다.
붉은인가목
여기서부터 좌측 능선을 타고 올라가면서 계곡과는 점점 멀어지게된다.
계곡을 오르다 는쟁이냉이도 담아준다.
오늘 마지막으로 만나는 계곡
지금부터는 오롯이 외길이니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
산마늘꽃
먼저 올라 간 오빠가 기다리고있다.
이게 무슨 꽃이냐며 다 져가고있다고한다.
아이고~~~오빠 이건 아주 귀한 꽃이야...복주머니란이라고.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이란다.
실물로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인 복주머니란이다.
너무 반가워 내 두 무릎을 너에게 내어주었다.
어찌 이 깊은 구중궁궐 숲속에 홀로 피어났는고?
한 참을 이렇게 마주앉아 있었다.
비너스의 신발이라는 학명을 가진 복주머니란의 원명은 개불알꽃인데 부르기에 좀 마땅치않아서 사용을 안한다고한다.
암튼 만나서 무지 반가웠다는...
지금부터는 야생화를 구경하며 걷는다.
하지만 산길은 깔딱고개다.
주변은 온통 취나물과 곰취밭이다.
산마늘꽃도 여기저기 보인다.
두루미꽃은 말할것도 없고
두리번두리번거리다가 만난 은난초꽃이다.
이젠 끝을 향해가는 풀솜대꽃도 만난다.
회리바람꽃도 한 개체 만났다.
안개가 뿌옇게 숲속을 감쌌다...혼자였다면 무진장 무서워보이는 분위기...마치 전설의고향에서 구미호가 튀어나올 법한 분위기다.
노랑제비꽃이 지금도 남아있네.
박새꽃
꿩의다리아재비
싱싱한 풀솜대
붉은병꽃나무가 보이니 오르막길이 이제 끝이나려나보다.
두루미
숨이 턱끝까지 차 오를때쯤 드뎌 끝이 보인다.
합수점에서 출발한 지 1시간 30분만에 서북능선에 딜는다.
오색을 출발한 지 거의 6시간만이다.
요기 좌측에서 올라왔다...한계령방향.
독주골이 서북능선의 어디쯤으로 연결되는지 알고 싶었다.
표시목 9-11과 연결되더라.
이렇게 오늘도 설악의 길을 또 하나 알아간다.
근 2주동안 몸이 여기저기 아팠다.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로 아팠고 다리며 어깨며 팔이며 심지어 가슴통증까지.
무엇보다 오빠가 바쁘기도 했고.
그래서 한 주 산행을 빼먹었다.
그러다 어느순간 순식간에 모두 정상회복...뭐야?
그래서였을까?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허벅지 근육경련때문에 힘들었는데 전혀 나아지질 않고 점점 더 심해져온다.
똑바로 서 있기조차 어렵지만 살살 달래며 걷는다.
산꿩의다리도 제법 많이 보인다.
붉은인가목
왕쌀새
요강나물
이제 끝을 향해가는 큰앵초꽃도 여기저기 많이 눈에 띄지만 담아오지않았다.
눈개승마가 여기저기 많이 폈다.
조망이 트이면서 바라 본 설악의 풍경들은 모두 어디로 간건지 모르겠다.
두껍게 펼쳐진 운해가 모든 걸 삼켜버렸다.
혹시라도 운해가 걷힐까하면서 근육경련도 달랠겸 간식을 먹으면서 쉬어보지만 어림없다.
운해는 서북능선을 넘보지못했었는데 스멀스멀 넘어온다.
가리봉방향은 아예...마치 비행기를 탄 기분이다.
앉아서 쉬면서 멀리있는 마가목꽃을 당겨본다.
산앵도나무
두꺼운 운해사이로 분비나무가 자랑을 하는 듯 솟아있다.
오늘 본 조망은 이 정도가 제일 나았다는...
2시10분 끝청에 올라선다.
사방으로 펼쳐진 운해...구름바다다.
하늘은 어찌나 푸른지 날씨는 참 좋다.
퐁당 뛰어들고싶은 운해다.
귀때기청봉방향은 아예 사라지고 없다.
하늘 좀 보소.
아무것도 보이질 않으니 우리가 올라 온 방향을 가늠할 수가 없다.
조금 걷다가 고개를 돌리니 잠시라도 용아릉이 운무속에서 나타난다.
중청방향은 아직 날씨는 좋다.
또 다시 걷다가 바라 본 용아릉방향
중청방향...운해야 제발 좀 비켜주라.
부게꽃나무
시닥나무
오늘은 조망은 끝인가보다.
그냥 하얀 도화지뿐.
대신 나는 야생화에 눈맞춤하며 걷는다.
그렇게 마음을 먹지만 쉽지않어.
그러다 귀한 녀석을 또 만난다.
바로 참기생꽃이다.
지난 번 귀때기청봉에서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었는데 이곳 서북능선에서 다시 만났다.
청순하고 순백의 하얀 꽃잎에 노란 꽃술이 참 어여쁘다.
중청에서 대청으로 오르는 길에도 몇 개체 만났다.
등로옆에서 자라고있는 참기생꽃이다.
북극의 별을 닮은 꽃이라는 뜻의 ‘아크틱 스타플라워(Arctic Starflower)’란 영어 이름이 말해주듯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북방계식물이란다.
황진이가 울고 갈 만큼 곱디고운 순백의 꽃송이 참기생꽃은 꽃잎이 7장 노란 수술도 7개이다.
6월 참기생꽃을 만나기위해 서북능선을 찾는 이들도 많을 듯하다.
아픈 두 무릎을 꿇고 한참을 끙끙대며 담아본다.
이럴땐 대포만한 카메라가 부럽기만하넹.
산장대
벌깨덩쿨은 숲속을 환하게 밝혀주기 좋을만큼 많이 폈다.
그러는와중에 오빠는 휘리릭 사라지고 나는 또 다시 고통속으로 빠져들었다.
허벅지와 종아리에 동시다발적으로 근육경련이 일어났다.
그래서 잠시 또 앉아서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그렇게 걷다가 멈추기를 반복하고 중청에 오르니 오빠는 편히 앉아 쉬고 있다.
나를 보더니 손가락은 분홍빛 꽃을 가리키고 있다.
예쁜 꽃을 찾아냈다는 의기양양함이고 이름이 뭐냐는 거겠지....쥐손이풀이야.
예전보다 많이 만나지는 못했다.
금마타리
이 나무는 또 뭐냐고 묻는다...분비나무꽃이다.
금마타리
야생화를 담고나서 한 숨 돌리며 구경해본다.
나름 아름다운 풍경이다.
털진달래도 아직 남아있고
오빠를 졸라서 한 장 남겨본다.
흰인가목
중청에는 만주송이풀세상이되었다.
이쁘게 담아주고싶었는데 잘 안된다.
대청봉쪽 날씨 참 좋구먼.
통증에 두 다리를 쭉 펴고 설 수가 없다.
쥐손이풀
세잎종덩쿨
이건 또 무슨꽃이냐고 묻는다...큰꼭두서니...알려주면 기억하려나?
홍괴불나무
중청에서 바라 본 풍경도 아름다웠다.
비록 운해에 갇혀버린 풍경이지만 나름대로 멋지잖아?
오빠는 또 얼른 내려가버리고 나도 뒤따라 내려간다.
대청봉으로 올라가야지.
목책아래에 참기생꽃이 많이 보이지만 꽃을 달고 있는 녀석은 많지않다.
중청뒤로 끝청에서 연결되는 저 능선으로 구름이 몰려오고있다.
소청으로 잠시 내려갔다올까했는데 이런 모양새라 얼른 마음을 접었다.
운해가 하늘과 땅을 갈라놓아버렸다.
조금이라도 암봉들을 보여줄까싶어 눈을 떼지 못하지만...
저 능선을타고 내려가면 오색에 닿는다고하네요.
아~~~좀 보여줘!!!
가리봉방향인데 암것도 없다.
오늘은 사진 찍는 걸 포기하고 그냥 올라가버린다.
운해는 좀처럼 걷힐 생각이 없어보였다.
너무 두꺼워 설악의 봉우리들은 흔적조차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자꾸만 바라보는 건 왜지?
대청오르는 길목엔 범꼬리가 발목을 잡는다.
힘들어도 야생화를 보면서 걷다보니 다리는 조금씩 나아지고있다.
참기생꽃을 또 만난다.
운해는 아직도...
간만에 한 장 남겨본다.
아니 두 장.
오늘 보여주는 풍경은 이 정도가 끝이란말인가?
바람이라도 좀 불어줬으면...
중청도 점점 멀어져가고
배암나무
운무가 더했으면 더했지 걷히지 않을모양이다.
대청으로 오르면서 설악바람꽃을 찾아본다.
아직은 꽃봉오리가 더 많다.
다행히 몇송이 만나니 그 기쁨 또한 크다.
바람꽃의 꽃말은 속절없는 사랑.
때로는 세차게 불어대는 험한 곳에서 바람꽃중 가장 마지막으로 꽃을 피워낸다.
아직은 몇 개체밖에 보이질 않지만 곧 이곳은 바람꽃세상이 될거다.
눈은 다시 또....아쉬워서.
오빠가 설악바람꽃이 피었다고 알려준다...고마워잉.
이제 갓 피어난 설악바람꽃은 싱싱하고 어여뻤다.
대형선풍기로 확 날려버리고픈 마음이 굴뚝같다.
같은 날 공룡다녀온 사람들의 산행기를 보니 그쪽은 더 심하더라.
운해가 감싸도는 이 풍경이 오늘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런 풍경도 만나기 어려울테니 한 장 기념샷~~
와중에 범의꼬리나 담아주고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운해.
홍괴불나무
3시30분.
대청봉은 무척이나 한가롭다.
파란 하늘..청명하고 바람은 거의 없이 날씨 참 좋다.
하지만 산 아래 풍경은 하얀 구름바다.
멋진 봉우리들이 그러진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모두 운해속에 꼭꼭 숨어버렸다.
구름위로 올라와있는 대청봉이다.
점봉산방향...꼭대기만 아주 쪼끔 보인다.
화채봉...겨우 나 여깄소하며 손을 흔들어준다.
두개의 봉우리가 머릴 내민다.
360도 파노라마
오빠는 졸립다며 잠시 꿈나라로 빠져들고 그 사이 혹시나해서 나는 다시 올라가보지만 아휴~~
오늘은 그냥 내려가라네요.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야생화만 담아왔다.
네잎갈퀴나물
범의꼬리
붉은병꽃나무
두꺼운 운해사이로 봉긋 솟아난 신선대 뒤로 희미하게 향로봉능선이 보인다.
쥐손이풀
이곳에도 만주송이풀이 한창이다.
화채봉...아직도 살아있네~~
대청봉으로 다시 뒤돌아가보니 이만큼만 보여주겠단다.
운해뒤로 가리봉이 보여지고
대청봉뒤로는 마등령이~~
이제 미련일랑 두지말고...아쉽지만 뭐 어쩌겠어.
산신령님이 오늘은 아니라는데.
네잎갈퀴
여전히 같은자리에서 피어 난 은방울꽃
오색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두루미꽃천지다.
너무 많이 담아주지 못해서 미안한 금마타리도 담아준다.
붉은병꽃나무는 엄청 많다.
그렇게 한 참을 내려가다보니 안개속으로 들어간다.
고광나무꽃
국화방망이...숲속에서 많이 만났다.
무여잇으니 더 아름다워...금마타리
아침에 들어갔던 입구를 빠져나오면서 산행은 종료된다.
4시에 하산을 시작해서 6시20분에 산행을 마친다.
토왕성폭포, 대승폭포와 설악산 3대폭포에 드는 독주폭포를 만나러간다.
독주폭포는 백장폭포 천장폭포 만장폭포 이렇게 3단폭포로 이루어져있다.
며칠 전 내린 비로 폭포수는 시원하게 쏟아지고
남설악 독주골에 꼭꼭 숨겨진 멋진 만장폭포는 역시나 손에 꼽을만하더라.
만장폭포를 뒤로하고 서북능선에 오르니 사방이 하얀 구름바다다.
마치 선계에 올라선 듯 보이지만
아름다운 설악의 풍경을 독식해버리고 오늘은 아무것도 내어주지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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