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얼레지가 보고파서 포천 광덕산으로 간다.
드넓은 광덕산에서 흰얼레지 찾기란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보다 더 어려운데 말이지.
그냥 몸으로 깡으로 덤벼봤다.
광덕산 맨 꼭대기부터 아래로 내려오면서 무작정.
얼레지가 많아도 너무 많고
또 어떤 곳에는 큰괭이밥이
꿩의다리보다는 홀아비바람꽃이 지천이다.
봄은 잠깐 머물다가지만
그 짧은 봄 속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흰얼레지꽃...한시간 반시간만에 만났다.
두 개체를 만났는데
잎의 무늬가 조금 다르다.
암술도 하얗고
피어난 지 오래 된 듯 수술의 색이 많이 줄어들었다.
줄기도 하얗고
전체적으로 자줏빛 엘레지와는 확실하게 구분이 되는 것 같다.
위에서 바라 보고
옆에서도 바라보고
머리를 아무렇게나 휘날려도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한 흰얼레지다.
수줍은 듯 고개를 푹 숙이고있어
그 얼굴을 들여다보기가 쉽지않다.
오늘 그 꽃자리에 잘 살아남아서
내년에도 그곳에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숲속의 하얀 요정 흰얼레지
그래서 더 귀하고 더 보고싶었던 흰얼레지꽃이다.
하얀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바람난 여인
때론 발레리나처럼 우아한 손동작을 펼친다.
두 개의 앞 사이로 솟아난 줄기 끝에 꽃을 피워 기온이 오르면 꽃잎은 유연하게 뒤로 젖혀진다.
뒤로 젖혀진 꽃잎은 한 곳으로 묶어 놓은 듯 아름답다.
광덕산에 흰얼레지꽃이 피었다는 말을 듣고 오빠를 졸랐다.
너무도 먼 거리...거의 2시간을 달려 찾아갔는데 찾지 못하면 너무 미안할 것 같은데...
다행이다.
40여분을 흰얼레지와 놀고 계곡물 졸졸졸 흘러내리는 곳에서 잠시 발 담그고~~
모두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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