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 흰 눈이 펑펑 내렸다.
그러니 눈구경하러 가야지.
어디로 가야할 까 고민하다 만만한 대관령이나 가보자하고 아침 6시에 출발~~
선자령을 간다는 게 웃긴 게 선자령은 생각도 못하고 대관령휴게소를 네비에 찍었더니 이 놈이 삥삥 돌아 강릉쪽으로 안내를 한다.
네비 덕분에 하조대 겨울바다를 구경했네.
사람들이 대관령으로 죄다 모여들거라는 예상은 적중.
주차장은 만만땡이라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선자령대신 아직 못 가본 반대편 고루포기산에 올라보기로했는데 결과적으로 고루포기산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산행일 : 1월 21일(일)
산행코스 : 대관령휴게소-능경봉-대관령휴게소-제왕산-대관령휴게소(약11km)
아침 9시...어쨌든지간에 강릉까지 오게되었으니 엎어진김에 쉬어간다고 하조대에 들러 시원한?? ㅂ닷바람을 맞아보기로한다.
파도소리가 어찌나 우렁차게 들려오던지 무섭다.
싸락눈이 내리는 상황...온통 무채색뿐이다.
사진 서너장 얼른 찍고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대관령으로가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하얀 눈세상에 벌써부터 마음은 신났다.
10시 40분 사진 한장 담고 수많은 산악회원속을 비집고 올라간다.
아이들도 신나고
눈이 많이 내리긴했나보다...쌓인 눈을 보니.
영동고속도로준공기념비도 한장 담고
고루포기산 이정표를 따라 올라간다.
눈이 부실정도로 하얀 눈세상이다.
상고대도 제법 크게 만들어졌고 그 위에 쌓인 눈도 많다.
제왕산과 능경봉으로 오르는 길은 온통 하얗게만 보인다.
벌써부터 나의 손과 폰은 엄청 바쁘다.
말이 필요없이 이야~~
올라가는내내 하얀 눈세상이지만 사진은 거의 담지않고 오르기만...
제왕산과 능경봉 그리고 고루포기산으로 오르는 두 갈래길에 도착했다.
여기저기 산악회원들은 뭉쳐서 밥을 먹느라 시끌벅적하여 얼른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임도따라 고루포기산으로 가는 길...러셀은 되어있고 이곳에서부터 10km가 넘는다.
이렇게 내려가다 그냥 뒤돌아올라가기로한다...시간이 너무 늦어서 눈쌓인 길을 10km넘게 걸어올라가는 게 쉽자않을 것 같아서.
다세 두 갈래길로 올라와서 사진도 좀 담고
고루포기산은 포기하고 능경봉으로 오르는 길.
눈은 점점 더 많아진다.
고루포기산은 못 가도 신나기만한 나다.
고루포기산을 간다고 어정거렸더니 사람들이 없어서 좋다.
눈은 무릎까지 빠지고
앞만보고가는 오빠를 불러 세워놓고 잠시 눈을 즐겨본다.
12시17분...능경봉 도착이다.
조망이 1도 없는 날...지난 번 계방산때와도 똑같은 판박이 날씨다.
능경봉에 올라서면 선자령의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었을텐데...
능경봉에 오르니 고루포기산까지는 4.8km.
아까보다는 거리가 많이 줄어 또 다시 꿈틀대는 고루포기산이다.
일단 정상인증하고 고루포기산으로...
사름이 다닌 흔적이 없었으면 아마도 이 길로 내려가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햇을터인데 발자욱이 선명하니 용기가..
이곳으로 내려가는 길엔 눈이 더더더욱 많다.
그러니 잠시 또 멈춰서서.
그냥 가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눈이잖아?
주변은 점점 더 희미해지고 뿌연빛이 감돌기까지한다.
그러거나말거나다.
행운의 돌탑도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지나간 흔적이 하나도 없는 하얀 도화지의에 그려진 수묵화다.
아직은 즐거워보이고
상고대도 더 예뻐지고
여기서부터는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어서 러셀을 해가면서 걸어야하는 상황.
이분은 산악회따라 대구에서 오셨다는데 혼자서 고루포기산을 다녀올 생각이라고.
눈은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고 또 고루포기산까지 어떤 길이 이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체력도 고갈될거같고 계속진행하다간 개고생이 뻔 할 거 같아서 뒤돌아가기로한다.
오빠는 길이 없는 산비탈을 그냥 내려가자고하는데 그건 또 뭔소리냐구...한 겨울에 모르는 길도없는 곳을 내려가는 건 더더욱 아닌 것 같다고 마구마구 우겨서 왔던 길 뒤돌아 올라가기로한다.
앞서가던 저 분도 뒤돌아 올라오고 산악회에서 왔다는 여럿분들도 고루포기산으로 가려다 발길을 돌렸다고하고.
뒤돌아 능경봉으로 오르는 길...눈이나 실컷 구경하고 가자.
다시 능경봉 정상에 올라오니 하늘이 맑아지려는 듯 하다.
정상인증도 다시하고...잠시 가더려보지만 하늘은 다시 회색빛으로..
잠시 태양이 보이기는하지만 이것으로는 하얀 눈 세상을 선명하게 밝혀주는 데는 약하기만하다.
눈밭에 엎드리니 시원하다.
눈밭을 걷고
뾰족뾰족하게 자라는 상고대를 담아보려했는데 잘 안되더라.
짧은 능경봉을 왕복하는 데 3시간정도 걸렸네.
제왕산으로의 갈림길에서 잠시 쉬어가며 컵라면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한기가 몰려올 때쯤 제왕산으로 올라가보기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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