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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의 크리스마스--강릉바우길 1구간 선자령(1부)

by blue13sky 2022. 8. 6.

3월 중순이 지나는데 강원도에 대설이란다.
봄꽃이 앞다투며 피어날 시기에 깜짝 놀았을 것 같지만 우리네들은 이 기회를 놓칠수야없지.
작년에는 3월3일 선자령에 다녀왔는데 올해도 선자령으로 갈 핑계가 생겼다.
원래는 남쪽으로 산행을 떠나려했는데 급변경한다.

산행일 : 3월20일(일)
산행코스 : 강릉바우길 1구간 _대관령휴게소-새봉-선자령-하늘목장-대관령휴게소(약 13km)

 

 

 

 

 

 

 

 

 

 

토욜 가게를 정리하니 12시가 넘었다.
바로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준비하고 대관령휴게소로 향하는데 밀려오는 졸음을 이겨낼 수가 없어 졸음쉼터에서 자고...또 가다가 자고...
평창휴게소에서부터는 내가 운전대를 잡는다.
6시 조금 넘어 대관령휴게소에 도착했는데 주차된 차들이 제법 많다.
나중에 알고보니 백패커들 것이었나보다.
오빠는 배고프다고 차 안에서 삼각김밥이랑 컵라면을 먹는다.
나는 사과 한쪽과 콘스프 두개로 간단 요기를 마치고 7시쯤 산행을 시작한다.

7시쯤인데도 주차장엔 차가 많다.

 

몇발자국을 떼지 않앗지만 보여주는 풍경에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대관령 국사서낭은 대관령 산신과 함께 강릉단오제의 주신으로 모셔진다고한다.

선자령 건너편의 풍경

와~~눈이 말도 못하게 쌓여있다.
처음부터 입가에 웃음꽃이 핀다.
아무곳으로나 들이대도 하얀 세상이다.

 

선자령 정상까지는 5km라고 하네요.

 

눈이 많이도 내렸다...이럴꺼면 좀 더 일찍 내려주지.

강원도 산불로 많은 부분이 초토화되었는데 야속하기만한 자연이지만 어디 우리 맘대로 되어야말이지.

그저 조심해야하는 건 우리네 사람들이겠지.

많은 눈을 뒤집어 쓴 나무들은 버거워죽을 지경일게다.

헌데 아랑곳없이 이걸 반기고 바라보며 즐기고 있는 나다.

눈 밭에도 빠져보고

 

전나무는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풍성하게도 하얀 솜을 매달았다.

첫번째 갈림길에서 신재생에너지관쪽으로 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벌써 지나간 듯 길위의 눈은 양갈래로 치워져 있어서 걷는데는 무리가 없다.
오늘 오전에는 하늘에 구름 가득이라 조망은 일찌감치 접고 그저 눈 구경만하기로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걸 막기위해 쳐 놓은 울타리

온통 하얀 색으로만 보이는 길을 따라 걷는다.

맨날 눈속에 빠진다고 투덜투덜...

멀리 능경봉의 봉우리가 하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 게 보이지만 시야가 열리지않으니 답답하다.

 

하얀 옷을 입은 낙엽송도 어여쁘고

전나무도 어여쁘고

 

눈이 부시다.

 

그냥 지나가기가 힘들다.

 

국사성황사쪽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서 잠시 또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또 찍고.

하아~~~이뻐

보기만해도 입이 빵긋빵긋~~

 

 

하얀 망토를 뒤집어 쓴 아기나무들도 귀엽고

눈 밭에 또 들어갔다.

 

기상관측소위로 올라와서 잠시 놀다간다.

 

Kt통신중계소옆을 지나간다.
철망에도 눈이 쌓여있다.

강릉바우길 1구간은 아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인물사진이라는 게 새로 생겼는데 사용해보니 촛점이 얼굴에만 맞춰준다...좋네.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을 당겨본다.

오빠 눈 감았덩...

 

이 트럭은 왜??뭔일이 있었던거냐?

임도따라 계속 오르는 중...모든 게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촛점을 낮춰서 담아보니 또 다름 낫이난다.

 

 

 

 

무거운 배낭을 눈썰매에 싣고 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새 한마리가 보여서...

항공무선지표소에서 좌측 전나무숲길로 들어선다.
나무마다 두껍게 입은 하얀 옷이 다소 무거워보인다.

 

 

조림된 전나무들

 

 

 

사진보다도 훨씬 더 아름다웠던 이곳ㄱ인데 사진기술이 많이 부족하다.

 

 

 

 

지나가다 아기나무가 만들어 낸 형상을 보고 잠시 길을 멈춘다.

 

 

곰인형같다고 입맞춤을 하네..

귀여워.

 

하얀 숲터널을 지나면 바위하나 보이고 그곳에서 조망이 아주 좋은데 오늘은 운무로 가득하니 그냥 그렇다.
그래도 남길건 남겨본다.

 

 

 

항공무선표지소가 보인다.

조망은 이게 끝이다.

 

 

 

 

 

갈림길에서 새봉전망대로 올라보지만 역시나 이곳도 조망은 없다.

그런데 여기서 눈살 찌푸리게하는 게 있었으니 전망대에 지어진 텐트 두동..
8시40분인데 하룻밤 신세를 졌으면 사람들 올라오기전에 철거해야하는 거 아냐?
그 곳에서 밥을 지어먹고 있다.

새봉 전망대는 선자령 정상까지의 딱 절반이다.

지금부터는 하얀 숲터널인데 이곳에도 간간히 지어진 텐트들이 보이더라.

 

얼마나 많은 백패커들이 내려오던지...길을 비켜주느라 시간도 지체되고.

 

 

새봉으로 오르는 길은 온통 하얗다.
물론 이건 상고대가 아니라 그냥 눈이라.
낮기온이 올라가면 스르륵 말 그대로 봄눈 녹듯 사라지고 없어질게 분명하다.

 

바람과 누이 섞여 날리니 눈을 바로 뜨기가 어렵다.

아~~신나신나요~~

눈 속에 푹 빠져서 못 나온다...손 잡아줘요.

지나 온 봉우리는 새봉이다.

물론 새봉으로는 오르지않고 아래로 우회해서 걸어온다.

눈 떠~!

이제 선자령으로 올라갈 차례다.

온 세상은 하얗다.

하늘목장에서는 열심히 작업중이다.

짙게 내려앉은 회색빛 하늘이다.

풍력기의 날개도 운무속으로 숨어버렸다.

무릎위까지 푹푹 빠지는 눈이다.

 

허우적대며 눈밭을 걸어다닌다.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 일어나기 힘들다.

 

하늘 목장을 당겨보고

지나 온 길도 당겨본다.

 

아이고...눈이 뭐라고 완전 어린아이처럼 좋아서 죽는다.

눈밭을 쉬지않고 돌아다녀보지만 아이고 다리아프다.

 

선자령 동쪽사면이 하얗다.

하얀 눈으로 옷을 갈아입은 풍경엔 파란 하늘이 드리워지면 더 없이 아름다울텐데...
하늘도 나무도 모두가 하얗고 회색이다.
하지만 이런 무채색의 풍경도 아름답기만하다.

 

 

 

바람에 몸을 맡기다보니 한 쪽으로 휘어져있는 나무에도 하얀 눈이 내려앉았다.

 

 

 

 

 

 

 

 

 

 

사진 담고 있는 사이에 오빠는 저 멀리 달아나버렸네.

부지런히 걸어서 뒤따라간다.

 

오빠를 불러세워놓고 또 한 장 담아주고

오늘은 시간이 널널하다며 서두르지않는다.

한겨울에도 만날 수 없었던 눈 폭탄을 만났으니 맘껏 실컷 만끽하며 걷는다.

 

기온은 낮지않지만 바람이 살짝 불어온다.

눈과 함께...그래서 눈을 바로 뜨기가 어렵다.

눈 속에서 걷다가 넘어지는 게 재밌다고 깔깔대고 웃다가 또 넘어지고...

그래도 즐겁기만한 시간이다.

눈 속에 파 묻혀서 오빠도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자연의 품안에서는 나이도 초월한다.

그래서 자연이 주는 선물은 고마운 것이다.

 

서 있다가

넘. 어. 졌. 다.        ㅋㅋㅋ

그냥 모든 게 우습고 재미나다.

 

얼마나 웃어댔는지...늘 그렇듯이 산에 다녀오고나면 목이 아프다..너무 웃어서.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된다.
하늘은 열리지않지만 그냥 보는만큼만이라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사람 없는 틈을 타서 후다닥~~

나도 후다닥~~

 

 

 

늘 아름답다 생각했었던 소나무는 가지가 부러져있고 그 아래에는 텐트 한 동이~~

 

 

 

 

 

 

 

 

 

 

 

 

 

 

바지에 눈을 덕지덕지 붙이고다니는 사람은 나 바빢에 없다..ㅎㅎ

 

사진을 찍으라하면 안 찍는다고 버팅하다가 결국에는 찍는다.

오름을 잠시 멈추고 서 있는데 어라??
쌓인 눈 밭을 거침없이 지나가는 한 무리들이 보인다.
스키부대...
기발한 아이디어다.
눈밭에 빠지지않고 설피마냥 스키를 장착했다.
그 뒤를 아무런 장비없는 오빠가 뒤따라간다.

선자령의 이름은 선녀가 아들과 함께 내려와 놀다가 하늘로 올라갔다해서 붙여졌다고한다.

하얀 눈이 수복하게쌓여있으면 놀다가 정신이 팔릴만도한데 휘목아치는 바람은 그렇게 놔두질 않았을게다.

강릉과 평창을 나누는 고개인 선자령은 아주 옛날에는 영동지역으로 넘어가는 길목이었다고한다.

백두대간 대관령에서 강릉의 경포대와 정동진을 잇고 그곳에서 뻗어나간 그 길을 이어서 만들어놓은 것이 강릉바우길이다.

강릉바우길은 총 400km이고 17구간으로 나뉘어져있다.

그 중에서도 오늘 걷는 이 길은 강릉바우길 1구간이고 그 이름은 선자령 풍차길이다.

이름 참 이쁘다...선자령 풍차길.

이 눈이 곧히고나면 이곳은 온통 녹색의 푸른 초원이 될 것이다.

그 옆에는 온갖 봄꽃들이 피어날 것이다.

쉴새없이 눈밭을 이러고 돌아다녔다.

그 즐거움과 환희를 주체 못하고 눈밭에 그대로 드러눕는다.

 

 

안녕하세요???

그렇게 많이 내려갔는데 아직도 남아있는 백패커들이 많다.

춥진않지만 눈보라때문에 눈을 뜨기가 어렵다...거의 내눈은 게슴츠레~~

 

군데군데 개미집 지어진 듯 눈사이로 오솔길이 나 있고 어김없이 텐트를 친 흔적들이 많다.

오늘 저기 곤신봉에라도 다녀오자했건만...

정상이 코 앞인데 목초지를 덮은 설원에서 걷고 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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