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어쩌다보니 산행을 쉬어버렸다.
1주 1산...어떤일이 있어도 지켜냈는데 주중에 내리 비가내리면서 멋진 풍경도 놓쳐버렸더.
그러니 거의 2주만의 산행이다.
10일전부터 소백산에 눈 소식이 예보되어 있었던터라 일단은 소백산으로 맘을 붙잡아두었고 코스는 처음으로 연화봉에서 비로봉 고갯길을 걸어볼 생각이었고
두번째는 이동수단인데 우연하게 2년전 덕유산 원추리산행에 함산했었던 산악회의 공지가 눈에 들어왔다.
코스도 원하던거였고.
헌데 하루 전날 코스가 변경되었다는 걸 알았다.
삼가출발이 아닌 어의곡출발이다.
그거야 상관없고 연화봉 고갯길만 간다면 오케이.
인천대공원에서 6시25분에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연화봉대간길을 가네 안가네 말이 많다.
분명 나는 공지를 보고 왔으니 가야한다고에 한 표.
총대장이라는 분은 18km가 넘는데 어쩌구저쩌구...
그래도 가야한다니 결국 처음 이 산악회에 발을 디딘
나 포함 네명만 가기로 결정.
9시40분에 출발하여 5시까지 하산하는 걸루하고 산행은 시작되었다.
산행일 : 1월 12일
산행코스 : 어의곡-비로봉-연화봉-죽령
연화봉에서 바라 본 소백의 능선들...매일 매일 소백산 cctv로 만나는 풍경이다.
소백산 비로봉보다 이곳 연화봉의 눈꽃이 더 이뻤다.
연호ㅑㅏ봉 내려가면서 바라 본 소백산 천문대와 강우레이더가 있는 제2연화봉
죽령으로 내려가면서...이곳 눈꽃은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너무 신나서 댄싱대신타임..ㅎㅎ
철푸덕 앉아도보고
제2연화봉에서 바라 본 능선
축 늘어진 풀잎위를 덥고있는 상고대들도 멋지고
조망이 아쉬운 오늘이다.
비로봉 근처에서 눈꽃밭에서 한 참을 놀았다.
이런 눈꽃을 보고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눈꽃에 대한 모욕이야...ㅋㅋ
비로봉 올라가는 길일듯하다.
시야가 안보여요.바람도 세고..하지만 견딜만하다.
다시 주저앉아서...사진 찍는 타이밍 참 그러네.
갈수록 성의없게 찍어준다고..
길을 잘못 선택하여 들머리에 오르니 이건 비로봉으로 바로가는게 아니고 국망봉을 거쳐 가는 길이아닌가?
할 수 없이 왔던길을 되돌아가 다른 팀들보다 한 참 늦게 산행을 시작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ㅎㅎ
시간을 허비했으니 맘은 더욱 급해지고 땅만 보고 걸었다.
사진이고뭐고 생각이 없고 일단은 12시까지는 비로봉에 올라가는 게 목표.
오빠는 참 잘도 간다.
나는 계속 켁켁거리고.
소백의 칼바람 제대로 맞아보고 싶다.
힘들어...쉬어간다는 핑계삼아 한 컷씩 담아본다.
푸른 하늘에 상고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니 힘들어도 마음은 급하네.
조금씩 더해만가는 눈꽃들을 만나니 신났다.
사진 한장 찍고 휭하니 가버린다.
소백산은 2006년 철쭉을 만나러 어린 두 아들 델고 야간산행을 했던 곳이고 그때 처음으로 연화봉 대간길을 걸었으니 15년만이다.
기억의 끝에서 잊혀져갈 즈음 다시 그길을 걸으려하니 감회도 새롭고...
눈밭에 들어가서 마냥 사진 찍고 놀고싶다.
직접 바라 본 세상과는 또 다른 세상같다.
담아 온 사진은 많이 빈약하네요.
나뭇가지에 달라붙은 상고대
오랜만에 시원한 칼바람을 맞아보니 기분 짱 좋다.
어지간해선 얼음꽃은 떨어지지않더라.
옷을 네겹을 껴입었더니 뚱뚱이가 됐다.
많이 춥나요?
하얀 상고대속 빨간 색이 유난히 더 이쁘넹.
하늘은 시꺼멓다.
다들 걸어가기만하는구나. 좀 즐겨보세요...
춥건말건 나는 좋기만하다야.
오빠도 눈 감았구나..ㅎㅎ
눈꽃구경하러 왔으니 이쯤이야..뭐..암것도 아니지.
앉아보니 엉디가 시원합니다.
그렇게 우리만 놀고있었다는...
추위도 아랑곳하지않고 놀 줄 아는 나.
켁켁...헉헉~~거리며 쉬지않고 올라왔다.
세찬 바람이 기다린다.
뺨도 얼얼해지고 콧물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흐르지만
왠지 기분은 한층 업되었다.
와우~~아아~~~아아...
잠시 타잔이 된 듯 미친듯이 소리지르고 나 소리는 소백의 거센 바람과 함께 사방으로 흩어진다.
맘같아선 이곳에서 국망봉으로 내려가고싶다.
다들 이상해..그냥 지나가기만한다.
국망봉으로 내려가는 길도 희미하공
앞만보고 걸어가는 오빠를 불러세웠다.
손 시렵단다.
이렇게 서 잇다가 세찬 바람을 못이기면 옆으로 쓰러져요.
칼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아~~~시원합니다.
칼바람 분다지만 그동안 소백산에서 맞아왔던 바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온화한 편이다.
줄에 매달린 상고대의 두께.
비로봉으로 가는 길은 조망이 꽝,,,아쉽다.
오늘도 소백 정상에는 미친듯이 칼바람이 불어대지만 그것보다 사방이 운무로 가려져 조망이 없으니 그게 더 아쉬울뿐이다.
바라 볼 풍경이 없으니 비로봉 인증이 끝나자마자 내려서기로한다.
정상인증하는 줄이 그닥 길지 않았다.
한방씩 후다닥 마치고
앞으로 남은 길이 11.3km..지금은 12시 조금 지났으니 4시간이면 족하겠구먼.
비로봉까지 올라오는데 2시간 20분 걸렸다.
출발전 알바까지하면 거의 7km인데 엄청 빨리 올라왔군.
연화봉방향으로 내려선다.
실제로 추운 게 아니고 춥다는 표정을 지어줘야..ㅎㅎ
연화봉으로 가다가 아쉬우니 다시 눈밭으로 들어가보자.
하얀 눈밭에서 쇼쇼쇼~~
지난 선자령에 이어 다시 한 번 시작된 겨울왕국.
이곳엔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과 온통 하얀 얼음꽃투성이다.
바닥에 쌓인 눈은 별로 없다.
휙휙~~귓전을 스치는 바람과 눈에 보이는 것 오직 하얀 상고대뿐.
그 속에서 오늘 하루를 몸땅 이곳에서 즐긴다.
내일은 없고 오직 오늘만 있다.
연하봉방향으로 내려가다 하얀 설국으로 변한 눈밭에서
신나게 논다.
우리 그냥 연하봉으로 가지말고 이곳에서 실컷 놀다가 천동으로 내려갈까?
잠시 갈등...
진짜 잠시 망설이다 그냥 원하던 코스로 내려가기로한다.
주어진 시간안에 도착할 수 있을 까싶어 오늘은 사진 찍는것도
담시 쉬는 것도 허락하지않는다.
이건 나가 원하는 산행방식이 아냐..
이건 아냐..난 속으로 계속되뇌이면서 발길을 옮기지만 영 씁쓸하다.
아쉬움이 많으니 가다가 뒤돌아보고 가다가 뒤돌아보고.
하지만 매번 같은 풍경...음 경치가 없어.
오빠는 혼자서 저만치 내뺀다.
음...이건 아니지.
물 마실 틈도 간식을 꺼낼 틈도 없이 걷기만힌다.
에잇~~
오늘을 즐기고 또 즐겨본다.
광활하게 펼쳐진 소백의 능선은 온통 하얗다.
가슴이 확 트이고 온 몸으로 이 순간을 받아들이고 담아본다.
조금씩 푸른 하늘이 열리고 있다.
연하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이 참 이쁘다.
바삐 걸음을 옮겨 연하봉으로 향한다.
숲속은 이미 하얀 이불을 덮어썼다.
나무는 추울 까 따뜻할 까?
바보같은 질문을 던지기도하는 걸 보니 힘든가보다.
그냥 지나가기에 아까운 풍경들이다.
작은 사각프레임안에 담아도 실제 모습보단 훨씬 부족하다.
지금도 눈에 선한 풍경들이다.
설국터널을 지나고 다시 능선길에 오른다.
그런데 제1연화봉은 언제 지났지?
하~~오늘 정신이 하나두 없다.
그나저나 저기 보이는 연화봉까지 언제가지?
능선을 내려오니 또 하나의 겨울왕국이 들어왔다.
어쩜 좋아?
하얀 옷을 입은 나무들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
조화로운 풍경에 가고싶지않다.
이곳에서 한 없이 눌러앉아 놀고싶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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