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가장 빨리 찾아오는 설악산.
올해 처음으로 찾아간다.
이번엔 천운인지 쉬는 날 날씨가 참 좋았다.
하지만 완전하지는 않았고 끝청에 오르니 약간 흐리멍텅해지다가 대청봉에 오르니 사방이 하얗게 변해버렸다.
예전만큼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않으니 늦은 시간에 산행을 시작할 수 있는 코스...단풍이 고운 코스를 찾아본다.
이번에도 역시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결정...요즘 비가 많이 내렸으니 폭포수는 충분할거라 생각하고 선택한
독주폭포에서 만나는 풍경은 기가 막히다.
떠나기 싫은 멋진 아름다운 풍경.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최고의 산상카페에 앉아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감개무량하다못해
말해서 무엇하리오...였다.
오색 대청구간엔 단풍이 화려하다.
산행일 : 10월 13일(일)
산행코스 : 남설악탐방센터-독주골-독주폭포-끝청-중청-대청-오색(14.4km)
아침 6시에 문산서울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북한산 뒤로 밝아오는 여명을 바라보며 고속도로를 달린다.
가는내내 안개에 휩싸인 곳도 많았고 흐리다 맑아지다 반복한다.
오색에 도착해서 아침을 된장찌개로 먹고 식당주인과 짧은대화로 설악의 여러가지 소식(용소폭포탐방안내라는지 오색케이블카공사라든지...)들을 들었다.
9시20분...남설악탐방안내소를 출발하다 적당한 장소에서 독주골로 접어들었다.
독주골 오르는 길은 계곡 오른쪽으로 대부분 고속도로와같은 길이 생겨있었다.
나무그루터기에 들어 선 버섯들
칭칭 감고 옭아매고 있는 나무들을 구경하면서 때로는 계곡을 건너다니면서 오른다.
붉게 변해가는 능선이 나뭇가지사이로 보이고
돌에는 붉은 이불이 덮혀있네.
이즈음에는 야생화도 보기 힘들어 오직 투구꽃만이 반겨준다.
아랫쪽 계곡에는 이제야 누릿누릿하게 변해가고있다.
산행시작 40여분이 지나고 멀리 독주폭포의 위치가 살짝 보이기 시작하는데
계곡의 분기점에서 오빠는 오른쪽으로 마구 올라가기시작하는데 방향이 틀렸다고 알려준다.
독주폭포는 왼편 계곡으로 올라가야하니 내려와서 다시 길을 수정하여 올라간다.
요즘에는 오빠뒤를 졸졸거리며 따라다니다가 낭패를 본 적이 많아.
길이 정확하게 있는 게 아니니 케른이나 띠지를 살펴 올라야한다.
꽃향유 향기가 진하게 코끝에 몰려온다.
처음 만나는 무명폭포.
이 푝포의 오른편으로 올라간다.
계곡 영옆쪽은 빨갛게 물들어가고있다.
산박하
10시 36분...백장폭포에 도착했다.
설악의 3대폭포는 토왕성폭포와 대승폭포 그리고 독주폭포다.
독주폭포는 백장폭포 천장폭포 만장폭포 이렇게 되어있는데 가장 아랫쪽에 있는 백방폭포는 왼편의 쇠줄을 잡고 건너면된다.
산부추
기름나물
올라와서 본 백장폭포
단풍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무명폭포
고운단풍...설악의 단풍이 곱지않다니 이 만큼이라도 고마워한다.
올라서다가 다시 뒤돌아 내려온다.
이곳에서 담아야된다고...
조금씩 천장폭포의 모습이 보이기시작하니 가슴이 두근두근...
11시 4분...백장폭포를 떠난 지 20여분만에 도착한 천장폭포다.
2년전에 만나고 두 번째 만나는 독주골의 폭포다.
좋아서 얼쩔줄을 몰라하는...
천장폭포는 오른쪽으로 올라간다...별 무리없이.
폭포주변의 단풍들에게 눈이 핑핑 돌아간다.
유난히 부추꽃이 많이 보인다.
천장폭포상단으로 올라가는 길에도 철근손잡이가 있긴한데 부러져있으니 조심해서...
역광이라 선명하진않지만 어여쁜 단풍이다.
수량은 많진않지만 이 정도면 땡큐다.
2년전에는 여름이라 시원했었는데 지금은 차갑다...그래도 좋구먼.
멋진 작품사진이 나왔다...맘에 쏙 든다.
나의 탁월한 선택을 받은 독주폭포...올 처음으로 만나는 설악산인데 그것도 아름다운 가을날이다.
폭포수 들이마신다고 입을 쩌억~~~~
얼마나 좋아하던지...이곳에서 맘껏 웃으며 즐겼다.
이제 천장폭포를 떠나면서...
이제 독주폭포의 꽃인 만장폭포를 만나기전이다.
만장폭포를 보자마자 와~~~~벌어진 입을 다물지못한다.
올라간 입꼬리는 내려올 줄 모르고 벌어진 입은 다물어지지않는다.
알록달록 단풍과 어우러진 암벽의 끝에서 쏟아지는 폭포수.
진사님의 주문이 계속된다.
시키는대로 해야지...
햇살 좋고 바람 좋고 풍경좋고...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그 모습을 드러내는 만장폭포다.
주변의 단풍도 이쁘고...올라오는 내내 아무도 만나질 못햇고 오로지 우리 둘만의 세상이니 오늘 계 탔다.
독주폭포...만장폭포다.
바위끝에 매달린 단풍꽃이 아름답다.
끝없이 쏟아지는 폭포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게 들려온다.
거대한 폭포를 한 컷에 담기가 쉽지만은 않다.
이건 줌으로 담아 본 거고
줌으로 당기면 사람이 콩알만해지고...
오빠의 모습을 실컷 담아주고 이제야 내 차례가 왔다.
실컷 찍고 또 모자라는지 또 찍어달란다.
사진을 실컷 담고 이곳에 앉아 오늘 이 길을 걸은 것을 무척이나 만족해하며 간식도 먹고...
이런저런 얘길하고있는데 산속에서 이 분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나를 알아본다...나는 모르는 사람들인데...간혹 이런 일들이 생긴다.
얘길 나눠보니 얼핏 들어 아는 사람들이다.
온정골로 올라왔다고하는 저 분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이곳을 떠난다.
독주폭포를 벗어나 올라가는 길은 켁켁켁...
뒤도 안 보고 올라가는 오빠 뒤따라가는 나는 죽을지경이다.
낑낑대며 올라가는와중에도 주변 단풍이 곱기만하다.
앞서가는 사람은 이런 풍경은 보일리없다.
단풍구경에 푹 빠져본다.
잠시 후 등로를 만났는데 폭포상단으로 가보자며 왼쪽으로 꺾는다.
하염없이 내려가는 와중에도 내 눈에는 길보다는 단풍이 먼저다.
독주폭포를 떠나 30분만에 독주포포상단에 도착했다.
바위들이 미끄러워 함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저 아래로 미끄러지면 끝장...그냥 구경만해본다.
계곡주변의 고운 단풍들
왔던 길 뒤돌아가려는 오빠에게 그냥 계곡치기로 올라가자고 주문한다.
띠지들이 보이니 그 길 따라가본다.
와폭 옆으로 미끄럽지만 어렵지않게 올라간다.
과남풀
계곡따라가다가 갑자기 오른쪽 사면을 치고 올라가자네.
길은 없지만 올라가면 좀 전에 내려옸던 길과 만나리라 생각하고 나도 따라 올라간다.
올라가면서도 단풍구경은 빠질 수 없지.
그렇게 사면을 치고 올라오니 좀 전에 상단부로 내려가던 등로와 만나서 가기는 가는데...
아휴~~~길은 있다가 없어지고 아무런 표식도 없고...이대로 길을 잃어버리는 건 아닌지 내심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내 눈에는 단풍은 들어온다는.
길은 없지만 딱히 빠져나갈 구멍도 보이질 않고
나만 걱정이 되는 건 아니었는지 흘리는 땀이 어마어마한데도 물 한모금 마시자는 말 한마디없이 올라가기만한다.
나는 간간히 GPS를 확인하면서 등고선이 촘촘해지지않기만을 바라고...
이런 돌덩이들도 만나서 기어올라가다가
왼편으로는 서북능선이 보이기도한다.
그러다가 만난 표지를 보니 반갑기도하네.
커다란 바위속으로 난 개구멍을 지나고나니 이젠 길이라는 표식이 더 뚜렷해진다.
앞쪽의 골짜기는 독주골...다음 능선아래는 온정골...뒤로는 한계삼거리일거다.
일단 조망이 열리고 길이 뚜렷해지니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사진 한장씩 남기고간다.
주변의 풍경도 담을 여우가 잠시 생겼다.
백당나무열매가 곱디곱다.
나뭇가지사이로 중청의 모습도 보인다.
곳곳에 생태관찰 표식이 있는데 식물은 보이질않았다.
이건 무슨 표시인지 잘 모르겠는데...
송이풀도 보이고
끝청으로 오르는 능선 곳곳에는 오색케이블카 공사자재들이 여기저기 놓여있는 게 보인다..
앞으로는 이 길은 오지 못할 거여.
끝청이 가까워졌으니 이곳에 앉아서 가져 온 컵라면으로 굶주린 배를 채우고 배낭의 무게를 줄여본다.
조금만 오르면 끝청이다.
앞쪽의 바위들사이로 올라왔다.
이렇게보면 길이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하겠는가?
끝청에 도착한 시간이 2시 53분...독주폭포를 떠난 지 2시간 55분만이고 독주폭포 상단을 떠난지 2시간 10분만이다.
독주폭포상단에서 이곳 끝청으로 올라오는 길은 결코 쉽지않다.
어렵고도 어렵게 길을 찾아 올라 온 기쁨을 만끽하기도전에 내려가잔 소리부터한다.
걸어 온 길을 뒤로하고...사방이 운무에 가려 조망은 그리 좋지않다.
귀때기청과 뒤로 가리산라인이 그나마 보이는 조망이다.
용아릉의 암봉도 오랜만에 바라본다.
지금까지 걸어 온 길에 비하면 제도권안의 길은 꿀맛같은 것이라며 웃으며 중청으로 올라간다.
용아릉과 뒤로 공룡.
귀때기청봉
흐릿한 날씨덕분에 조망은 그리 좋지않아 아쉬움은 있다.
봉정암도 당겨보고
넘실거리는 운무에 공룡은 잠식당하고 있다.
끝청
중청
단풍은 없고 누렇게 메말라가는 나뭇잎들뿐인 중청과 대청의 모습이다.
운무가 점점 많아지는 공룡능선
제도권안으로 들어 온 길이라 꿀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양쪽 허벅지 근육의 경련이 심하다.
에어파스를 뿌리고 주무르고...나아지길 바라면서도 쉬지않고 올라간다.
오빠는 휑하니 먼저 가버리고 나는 절룩이면서 중청으로 올라왔다.
구경 좀 하다가 다시 내려가서
왜 이제야 오냐며 핀잔을 던지는 오빠의 모습을 담아준다.
다리에 쥐 났다잖어....
2년전에도 독주폭포에서 올라와 끝청에 도착했을 때에도 두 다리에 경련이 있었는데 이 번에도 마찬가지다.
저 분은 이곳에서 마라톤...뛰어간다.
중청은 공사중...
대청한 번 담아주고
중청도 뒤돌아봐주고
운무에 휩싸이는 신선대
이제 슬슬 대청으로 올라간다.
운무가 몰려와 중청마져도 삼켜버렸다.
오후 4시...대청봉도착.
바람도 많이 불고 아무것도 보이질않으니 곧바로 하산 시작이다.
이곳에 앉아서 달디 단 커피도 마시고 잠시 쉬었다간다.
내려가다 잠시 옆으로 빠져나가니 또 이런 표시가...
이제 싹 튼 애기 분비나무가 보이는데...
이곳에 사람들이 배설물이 가득.
오색으로 내려가는 길목엔 단풍이 곱다.
왜 이렇게 이쁘냐를 중얼거리면서 내려가고 오빠는 별 감흥이 없고...
투구꽃...뉴스에 이 투구꽃의 뿌리를 먹은 사람이 있다던데...투구꽃은 독초라 함부로 먹으면 탈 난다.
단풍을 구경하며 내려오는데 날이 어둑어둑해져서 라이트를 켜고 내려왔다.
6시 30분...대청봉을 떠난 지 2시간 30분만에 하산완료했다.
2년하고도 4개월만에 찾아 간 독주폭포다.
그땐 초록으로 닾힌 초여름이어서 단풍꽃이 핀 가을 풍경을 꼭 만나고싶었었는데 성공이다.
단 독주폭포상단에서 올라오는 길은 2년전에 올라 온 코스와는 조금 달랐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힘들 긴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좋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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