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산행이 참 어렵다.
일요일만되면 날이 흐리니말이다.
2월이 다 지나가는데 여기저기 눈폭탄소식이 들려온다.
모처럼 진부령의 마산봉에 갈 생각이었는데 어마어마한 눈이 쌓여있어 자칫 눈속에서 헤매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방향을 튼다.
대관령쪽은 사람들이 엄청 몰릴거라 아예 갈 엄두를 내지못하고 그냥 가까운 용문산으로 가기로한다.
지금 샌ㅇ각해보니 좀 더 아랫지방으로 내려갔어도 좋았을것을~~
산행일 : 2월25일(일)
산행코스 : 백운봉자연휴양림-백운봉-힘왕봉-장군봉-상원사-지여우길-연수리보릿고개마을(약11.4km)
백운봉만 올라갔다가 내려올 생각이었기에 이곳 백운봉자연휴양림으로 왔다.
휴양림입구 주차장에 파를 세워두고 걸어가는 길...한가롭기도하고 그냥 눈이덮혀있으니 마음은 즐겁고.
나무에는 눈이 싸여있긴한데 상고대는 아니고...그 옆 게곡에는 물 흐르는 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온다.
휴양림답게 여기저기 저런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아직은발걸음 가볍게 올라가는데 자꾸만 오빠는 뒤쳐진다.
눈 덮힌 풍경을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올라간다.
이곳에서 두리봉으로 올라갈까도했지만 옮겨간 발걸음이 보이지않아서 그냥 백운봉으로 올라간다.
소나무에 쌓인 눈이 예뻐서 한 장 남기고
뒤따라오는 오빠 모습도 한 번씩 담아주면서 걷는다.
사자바위폭포
이곳에서도 두리봉을 갈 수도 있지만 내려오면서 들렀다오기로하고 곧바로 백운봉으로 향한다.
오빠는 계속 뒤따라올라오고
앞서서 가는 나는 여기저기 눈알 굴리며 구경하고
잠시 앉아서 사진 한 장 담아본다.
눈이 내리니 배낭에 레인커버를 씌웠다.
계속 뒤따라오는데...
나만 신났군~!
계단을 올라가고
쉼터에서 눈사람 하나 만들어 세워 놓는다...오빠가 올라오기를 기다리면서.
백년약수터에서도 한 참을 기다렷다...오빠가 올라오기를.
약숫물은 음용적합...물이 많이는 아니지만 졸졸거리며 흘러나온다.
백년약수터를 지나면서 다시 시작되는 계단길.
이곳에서도 두리봉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두리봉 갈림길을 지나면 조금은 평탄한 걷기좋은 길이다.
이따라 이 곳에서 두리봉으로 갈 예정이어서 이정표만 담고 앞으로 전진한다.
두리봉 올라가는 길앞에서.
백운봉으로 가는 길엔 눈이 많이 쌓여잇지만 걷기 나쁜 정도는 아니다.
상도대도 조금씩 보이면서 아싸라비야~~~
앞사람이 만들어놓은 발자욱을 따라서 걷는다.
기분은 조금 나아지셨나?
뒤따라오다보니 오빠 사진이 많다.
나도 한 장 얻어 담고
이곳에서 한 참을 디다리다 그냥 가려는데 오빠가 불러세운다.
뒤돌아가서 한 장 담아주고
덕분에 나도 한 장 얻어간다.
백운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지금부터는 조금 함악해진다.
이쯤에서 조망이 참 좋은 곳인데 오늘은 오리무중...온데간데 사라져버렸네.
백운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
백운봉...거의 두시간이 걸려서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인증을 마치고 의자에 앉아서 간식도 챙겨먹고
없는 조망이지만 그래도 남길 것은 남겨야지..암요.
뒤돌아 내려갈 생각이엇는데 여기까지와서 그냥 내려가기는 좀 그렇다며 장군봉방향으로 내려가잔다.
가다가 도중에 상원사쪽으로 빠지는 길이 나올거라며...내 머릿속에는 상원사로 빠지는 길은 장군봉까지 가야만 나오는 걸로 되어있는데 아무리 말해도 믿질 않는다.
오빠의 기억은 단편적 기억...암튼 나는 장군봉까지가면 그대로 올라 가섭봉까지 갈 생각으로 내려서기로한다.
뭐...어디로가든 지금은 즐기고...
계단을 내려오고...하지만 이 방향으로 걸어 간 사람의 흔적은 보이질 않으니 러셀까지해가며 걸어야한다.
계단에 눈이 수북.
눈이 수북하니 쌓여있으니 그냥 지나가는 것은 예의가 아녀요.
넘어지지않게 조심조심...이곳 계단 구간이 가파르니까...
앞으로 걷다가 쨘~~!
오빠도 걷다가
쨘~~!
아무도 가지않은 길을 간다고 기분이 좋아졌는지 헤벌쭉 웃는다.
내려 온 계단
백운봉을 넘어오니 날씨는 더더욱 안좋아지고 뿌옇게 흐려진다.
그래도 좋다.
계속 이어지는 계단길.
계단을 내려오면 눈 덮힌 등로를 잘 찾아서 가야한다...아니면 알바하기 딱 좋은 날이니.
이곳에서 연수리로 내려가도되지만 처음 가는 길이니 오늘 같은 날은 가면 아니되옵니다.
그래도 나름 길을 잘 찾아가고있는 중...길이 안보이면 리본을 찾아볼 것.
이런 로프가 있는 곳이면 안전하구.
이젠 오빠가 앞서서 걷는다.
빨리 오라고...
오빠가 잘 가다가 엎어졌다.
이런 순간마져도 웃음...ㅠㅜ하하~~!!!
눈이 많이 쌓여있는 길은 눈 아래에 뭐가 있는지모르니 조심해야한다.
엎어져서 못 일어나는 중.
이 상황이 너무 웃겨서 게속 찍어댄다.
언제 빠져나올런지,,,,
나는 뒤돌아가서 빠지는 폼을 잡아본다...설정.
당당하게 걸어나오고
백운봉까지 가는 길이 어렵다면 이곳에서 사나사로 빠져도되지만 사나사가는 길도 눈이 많이 쌓여있을 터 그냥 직진하기로한다.
다시 내려가고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 나오니 돌덩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전망대에 가까이오면서 멋진 소나무들이 반겨준다.
소나무와 함께 겨울 풍경을 담아본다.
오빠 모습을 담아주고
나는 다시 내려가서 올라오는 설정을 해본다.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소나무들은 많지만 사진을 함께 담기에는 힘들다...나무들이 거의 절벽에 서 있어서.
그래도 이렇게 한장씩 한장씩 사진으로 남겨본다.
소나무가 멋지다며 자꾸만 담아달라고하네.
전망대를 내려와 함왕성지를 향해간다.
함왕산성...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으로 피난을 하기위해 민초들이 쌓은 2천미터가 넘는 길다란 성이라고하지만 지금은 다 허물어져 흔적만 남아있다.
함왕산성길은 평탄한 능선길이다.
날씨는 여전히 좋아질 기미가 하나도없다.
희미하게나마 앞의 봉우리들이 보일 뿐.
오빠의 아이젠이 자꾸만 말썽이다.
신으면 벗겨지고 또 신으면 벗겨지고...결국은 아예 벗어버렸다.
장군봉까지 1.1k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는 이곳은 883봉이다.
장군봉이 600m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는 이곳 헬기장은 함왕봉이다.
600m남은 장군봉까지는 엄청 길고 길더라....30분이나 걸렸네.
2시18분...백운봉을 떠난지 2시간50분만에 장군봉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남은 간식을 먹고 내 마음은 가섭봉으로 올라가고싶었지만 오빠가 기분이 또 안 좋은지...
아~~~나는 눈치만 보다가 그냥 상원사로 내려가기로한다.
상원사로 내려가는 길은 다행히도 앞서 간 사람들의 발자욱이 있었다.
눈도 엄청 많이 쌓여있고 등로도 가파르고 험악하고.
장군봉을 떠나 험악한 등로에 에잇~~거리며 30여분을 내려오니 저 멀리 보이는 하늘아래 조망이 조금이라도 보인다.
좌측으로 추읍산이 보이고 한강도 보이는군...이제야.
나는 조망을 즐기고있지만 오빠는 그런거에는 아예 관심이 없고 오로지 내려갈 궁리만.
아이젠이 없으니 조심조심해서 내려간다.
가끔 이렇게 멋진 소나무사이로 눈 덮힌 능선이 보이기도한다.
이렇게라도 조망이 트이니 살 것 같구먼.
조망을 즐기고 그 다음부터는 묵묵하게 내려가는 일에만 집중한다.
한참을 내려오다보니 상원사가 보이고
이곳에서 상원사로 가지않고 지여우길을 따라 연수리로 내려간다.
지여우길...'지금 여기 숲길'이란 뜻으로 산을 넘어가는 길이 아닌 산자락길을 따라 걷는 편안한 길이다.
2.7km의 지여우길 등로에는 야자매트가 깔려있고 걷기좋은 숲길따라 걸어간다.
걸어가면서 간간히보이는 용문산쪽의 능선도 바라보고
이런 쉼터도 지나간다.
이곳에서 쉬자파크쪽으로 걸어가면 두리봉을 올라 백운봉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 원점산행을 할 수도 있지만 너무 멀어 연수리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가기로한다.
산에서 빠져나와 올려다 본 백운봉
게곡의 물이 참 맑고 좋았다...여름 물놀이하기 딱 좋네.
이곳에서 연수리 보릿고개로 다시 1.3km를 걸어가야한다.
연수리 버스정류장에와서 올려다 본 백운봉.
날은 어느새 화창하게 개어서 파란 하늘이...멀리 용문산의 봉우리들이 보인다.
택시를 타고 백운봉자연휴양림으로 와서 오늘 하루의 산행을 마친다.
겨울이 끝나가는 길목에 내린 눈이 어마어마하다.
진부령으로 달려가려다 산에서 목표달성을 하기도전에 낙오될까봐 과감히 접고 용문산으로 갔다.
한가로운 산길은 좋았는데
하늘도 땅도 나무도 모두 같은 색으로 깔맞춤하고있으니 이거야 원...
백운봉에서 장군봉으로 가는 길은 눈폭탄길에 러셀까지.
그래도 조망이 나아지길바라며 장군봉까지 올랐건만 조망은커녕 눈도 내리고해서 하산 결정.
상원사로의 하산길은 완전 비추다.
상원사에서 지여우길을 따라 연수리 보릿고개마을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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