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동안 마치 봄이 오는 듯 따뜻한 날이 계속되었다.
거기다가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비까지 내렸다.
그래서 이 번주 소백산 산행에서는 눈을 기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검 큰 오산...
토요일 오후부터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했고 일요일 오전에는 비가 눈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상예보에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일요일 아침 6시에 버스에 올라 쏟아져오는 부족한 잠을 흠들리는 버스안에서 채웠다.
그리고 아침 8시30분쯤....창 밖에는 어느새 흰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의 산행은 천동탐방센터에서 시작하여 비로봉을 찍고 어의곡으로 하산한다.
산행거리는 약 12km...
산향은 아침 9시 30분경부터 시작했다.
하늘은 회색이었지만 사락사락 매리는 흰눈을 머리에 이고 걷기 시작했다.
비로봉까지는 약 7km...
이틀동안 내린 비의 양이 제법이었나보다.
계곡에는 쉴 새 없이 물이 얼음 위를 흘러내리고 있다.
처음으로 만난 다리안 폭포에서도...
천동쉼터까지는 울창한 나무숲길을 걷는다.
나무에 살포시 내려앉은 흰눈이 예쁘다
첨동쉼터에 도착하니 와~~~~!이렇게 이쁠 수가!!
새하얀 산호석 상고대에 반한다..
또한 갑자기 몰아치는 매서운 바람에 또 한번 놀란다..
천동쉼터를 지나면서부터 상고대는 더욱 더 기가 막히다.
주목나무에 피어난 하얀 서리꽃..볼 수록 아름답다.
아직은 바람에 세차지 않아서 좋았다.
이렇게 산고대와 하나가 되어 오르는 동안 어느덕 나무데크가 시작되었다.
정상에 다다르나보다..
오늘은 참으로 복 받은 날이다.
겨울 소백산의 아름답고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비로봉 정상에 이르기까지 핸드폰의 카메라 셔터가 바쁘다.
이렇게 카메라뷰에 그림을 옮겨 놓으면서 산불감시초소에 다다랐다.
이제부터다..
소백산의 칼바람이 시작되었다.
숨을 쉴 수조차 없고 눈보라에 눈을 뜰 수조차도 없다.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소백산 정상의 모습을 바라보는것도 어렵다.
제대로 느낀다. 소백산의 진면목을 말이다.
영화 히말라야도 생각나고 올 겨울 산악사고들도 생각나고..
이런 곳에 잠시 서 있으면 안되겠다...ㅋㅋㅋ
가만히 서 있으면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옆으로간다.
마치 꽃게가 되어가는 느낌...
내쉬는 입김이 머리카락에 닿아 머리카락도 하얗고 온 세상도 하얗고 내 마음도 하얗다.
소백산의 평원을 보지도 못하고 그저 아련하게 하나 둘씩 총총걸움으로 발길을 떼는 산행객들의 모습만 아련하게 보일뿐이다..
우리도 서줄러 발길을 뗀다.
바람이 잠잠해질 즈음...
내 눈에 들어 온 순백의 세상...
산호석같은 투명한 상고대로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
멋진 모습들을 바라보며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소백산은 오늘만큼은 겨울왕국이었다.
2년 전 이곳네 왔을때도 그랬다.
하얀 상고대가 멋드러지게 피어 있는 곳..
오늘 하루도 이렇게 즐기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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