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은 정규등로밖에 몰랐다.
그러다 작년 처음으로 칠형제봉을 다녀오고난 후 자꾸만 설악의 속살에 조금씩 눈을 뜨게되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관심을 갖는만큼 더 가보고싶은 욕망이 끌어오른다.
이번엔 희야봉 왕관봉을 가고싶다고해서 나선 길이지만 어쩌다보니 범봉을 만나게되었다.
희야봉으로 오르기위해서는 대부분 잦은바윗골 100폭을 올라 그곳에서부터 희야봉을 찾아가더라는 짤막하게 얻어들은 희미한 기억으로 지난 번 피카츄바위에서 내려와 만났던 100폭 상단을 먼저 찾아가게된다.
그곳에서부터 희미한 족적을 찾아 이곳까지오게된다.
산행일_10월25일
산행코스_소공원-설악골-범봉안부-잦은바윗골100폭상단-석주동판아래-희야봉-왕관봉-잦은바윗골-소공원
2부 시작합니다.
희야봉과 작은범봉 사이로 잠시 내려가본다.
공룡능선의 봉우리들이 줄지어 늘어서있다.
이곳에서 보는 1275봉은 두루뭉실한게 너무 유순하게 보인다.
그리고..
아랫쪽에 보이는 바위를 하트바위...라 이름지어주고
불어대는 바람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마구마구 카메라를 들이댔다.
옆에서보면 분명 하트모양인데 앞에서보면 다르게보인다.
그래도 나는 하트라고 부르고싶다.
바람은 깨끗하고 말끔하게 청소를 해 놨다.
이곳이 하룻밤 보내기 좋은 비박지라고한다.
희야봉에서 흘러내린 바위능선
다시 또 가서 앉아보고
찍고
또 찍고
여기서보니 못 생긴 아귀같아보인다.
범봉 릿지의 시작인 번봉 전위봉이다.
공룡의 1275봉을 바라보고
이때는 바람은 조금 잦아든 듯해보인다.
범봉을 오르기위해서는 이 작은 범봉부터 올라야한다고하지만
나 같은 뚜벅이들에겐 어림도 없다는 거..
이 작은 범봉을 넘어가면 범봉 꼭대기에 범봉동판이 있다고한다.
암튼...바람은 계속불고있지만 사진찍기도 계속되고있다.
희야봉의 옆구리를 담아보고
설악의 고지대는 이미 겨울같이 으스스하다.
여기서 오랫동안 사진 찍기놀이를 한 루 안부로 다시 올라가 잠시 앉아서 간식타임을 갖는다.
이제 희야봉뿌리를 따라 내려가다 다시 올라서면 사거리 갈림길을 만나게되는데 여기서 실수를 하게된다.
멋진 조망이 열리는 곳을 먼저 다녀오고 곧바로 희야봉을 올라야하는데 그냥 지나치게되어 사실 희야봉 정상은 오르지 못햇다는...
하지만 설령 희야봉에 올라가는 길을 알았대도 아마 가지 않았을것이다.
왜냐구요?
바람이 말이야...6.25때 난리는 난리도아녔다구요.
잘못하다간 천길 낭떠러지길로 곤두박질 칠 수도있었기때문이다.
암튼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쨘하고 설악의 속살들이 하나하나 옷을 벗는다.
울산바위와 속초앞바다가 시원하게 조망된다.
범봉안부에서 100폭 상단으로 내려가면서 바라보았던 암봉을 이곳에서도 바라보게되는데 그냥 이곳으로 건너왔다면 시간도 절약되고 좋앗을텐데...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왕관봉으로 가는 길목에 있을 바위들을 당겨본다.
멀리 울산바위와 앞쪽의 가운데 장군봉과 그 옆으로 유선대가 보인다.
왕관봉으로 가는 임릉길도 바라보고
이곳을 떠나면 저 바윗길을 걸어가야하는데 별 무리는 없다.
좀재감 확실하게 드러내는 세존봉
희야봉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이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다.
보고 또 보고...그냥 서서 바라보기만해도 심장이 쿵쿵거리더라.
2시가 지나니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여기까지 무시하 왔음에 안도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고 기쁘다.
설악의 속살들을 한 번 경험하고나니 자꾸만 또 찾게된다.
이젠 간댕이가 부어가나보다..ㅎㅎ
처음에는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걱정과 긴장속에서 온 신경섬유가 한 곳으로 모여드는 기분이었다.
오른쪽 아래 공터기준으로 희야봉과 작은범봉안부에서 올라온 길이고 우측으로 능선따라가면 왕관봉으로 가게되고 곧장 올라가면 희야봉이란다.
바람이 불지않으니 참 좋다.
근 20여분을 이곳에서 구경했다.
봐도봐도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들이다.
가운데 달마봉과 권금성 숙자바위도 보이고
왼쪽 화채봉아래 만경대와 가운데 칠형제봉 오른쪽으로 신선대의 멋진 콜라보다.
봐도봐도 질리지않고 물리지않는 설악의 풍경들
거기에 파란 물감으로 칠하고 흰색물감으로 살짝 덧씌워 놓은듯한 하늘까지 금상첨화다.
오늘의 이러한 풍경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콕 박혀서 나오지 못할 듯하다.
좌측 칠성봉과 가운데 화채봉은 하늘과 땅을 경계짓는다.
오른쪽 한 모퉁이에 피카츄도 보이네요.
얼마나 많은 사진을 담아왔는지 모르겠다.
우측 칠형제연봉과 가운데 화채봉 만경대 칠선골...이름만 들어도 두근거리는 설악이다.
하늘을 봐~~
발길이 떨어지지않아...
울산바위와 달마봉 그리고 속초시의 풍경이 시원스럽다.
맨 뒤쪽으로 상봉도 얼굴을 내밀어 인사나눈다.
다섯컷 파노라마인데 희야봉이 어둡게 나왔다.
이겐 세 컷 파노라마
전망바위에서 뒤돌아나와 왕관봉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앗~~실수...희야봉으로 만나러가야하는데 그만 깜박하고 그냥 내려가버렸다는...
아쉽지만 희야봉아...다음에 꼭 만나러올께.
걸어가면서도 열심히 풍경을 담고...폰의 배터리는 진작부터` 밥주세요`라고 노래부른다.
왕관봉으로 가는 바윗길...바로 석주길이다.
뚜벅뿌벅 걸어가는데엔 무리가 없다.
뒤로 보이는 암벽이 희야봉인데요.
단풍은 온데간데 없고 아침에는 얼음도 얼었더라.
이곳의 돌덩어리들은 붙어있는게 아니라 살짝 얹혀져있기에 흔들거려 조심해서 밟아야한다.
소나무가 서 있는 곳으로 등로는 나 있다.
바람은 여전히 멈출 줄 모르지만 내려가야하기에 순간순간 바위를 구경하며 지나간다.
바윗능선길은 되도록이면 피해다녔지만 릿지길에서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은 쥑인다.
여전히 바람은 잠 잘 줄 모르고
그래도 한 장 한 장 자취를 남겨본다.
희야봉을 뒤로하고
병풍처럼 드리워진 울산바위를 당겨본다.
천화대...하늘에서 꽃이 내려와 앉았다는 천화대는 설악골에서 시작되는 암릉릿지길이 있는 데 바로 석주길이란다.
기쁨의 표현.
벌써 시간이 2시 40분이다.
설악의 어둠은 너무나 빨리 찾아온다.
그러니 어두워지기전에 내려가야한다.
더더군다나 초행길이고 길이 어디로 어떻게 이어질 지 모르니 밝은 시간에 내려가야하기에 마음은 더 급해진다.
그렇다고 그냥가기에는 너무 아쉽잖아?
아직 왕관봉도 만나지 못했는데...
하얀 붕대를 칭칭 감고 누워있는 미라같은 달마봉과 권금성
천화대의 중심인 왕관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천화대속의 석주길은 설악골에서부터 희야봉까지의 암릉길이라고...
두 손으로 모자는 꾸욱 붙잡아야..
왕관바위가 보이니 오늘의 미션은 거의 완성된 셈이다.
바람은 마구 불어대지만 추운 바람이 아니고 시원하니 맞아 줄만하더라.
역시 천화대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과히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 많은 첨봉들은 억겁의 세월동안 다듬어지고 깎여서 만들어진 것이리라.
바윗길 아래로는 보시다시피 낭떠러지니 조심해야한다.
귀가 쫑긋한 진돗개같아보이기도하는데..내 눈에는 그렇게보인다.
이곳에서 바윗길을 내려갓다가 다시 올라가야한다.
펼쳐진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오지 못하는 게 아쉽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
첨봉 하나하나가 예술이고 그림이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해야하지만 멋진 바위를 만났으니 그거야 감수해야지.
거기로 올라가려고? 참으세요..
드뎌 왕관봉이 쑥 모습을 드러내네요.
ㅋㅋ 바람에 날아가지 않으려고 한 손은 모자를 한 손은 바위를...
멋진 기암들...이곳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보냈어야하는데,,,아쉬운 마음 가득하다.
바람과 맞서며 한발짝씩 움직이다보니 드뎌 왕관바위앞에까지왔다.
얏호~~함성을 질러도 바람결에 모두 다 사라져버린다.
천화대의 꽃 왕관바위다.
누구세요? 자체 음영처리가되었다.ㅋㅋ
왕관바위 꼭대기에 올라가봐야하는데...음...
내 머리카락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렇게 바람이 세차게 불어대는데?
시간도 없고 오늘은 여기까지만...
다시 이곳에서눈은 천불동 너머로 달려간다.
멋진 첨봉들
어쨌든 마지막에 왕관봉을 만났으니 오늘의 산행의 백미를 장식한다.
왕관바위는 왼쪽으로 내려가 다시 올라가면 오를 수 있다고하던데...다음에 다시 올 지 모르겠지만 그때 만나는 걸루~~
벌써 3시가 넘었다.
왕관바위에서 하산하는 길은 두 갈래길..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잦은바위골로 왼쪽으로 내려서면 염라골로 연결된다.
이제 하산을 하려한다.
왕관바위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섰다.
처음부터 쉽지않은 길이다.
바위를 붙들고 두 다리로 바위를 밀면서 5m정도를 내려왔다.
그 다음부터는 낙엽이 쌓인 계곡길이다.
역시나 이곳에도 펄럭이는 이정표를 만나니 제대로 내려가고 있구나 생각하며 안심하는데
복병을 만난다.
폭포를 만나 옆으로 돌아가 내려갔더니
다시 경사가 제법있는 폭포를 만난다.
저 곳에 로프를 걸어 내려오고나니 또 폭포야..
폭포...
내려가자니 너무나 길고 길다.
로프를 걸어도 수거할 방법이 없으니 일단 후퇴하고 왼쪽 산비탈로 이동해서 가기로한다.
그런데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했구나...이뤈~~!
암튼 나무에 로프를 걸었다 풀었다를 세번하고 내려서니 또 폭포다..
그래서 또 왼쪽으로 움직여 폭포를 피해서 내려온다.
그리고 잦은바위골과 합수점을 지나 안심하고 내려오는데 웬걸~~
그러다 또 만나는 폭포..
좌측으로 이렇게 로프가 매어져있어 어렵지않게 통과한다.
위에 만났던 폭포는 이름을 모르겠고 마지막 만난 폭포는 20폭이다.
난이도없이 쉽게 내려온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단풍구경하며 룰루랄라다.
물이 거의 흐르지않는 20폭
폭포를 만나러 잠시 우측으로 걸어가서
20폭 앞에 섰다.
나도 한 장 담아주고 여길 떠난다.
골 따라서 편안하게 걸어가다가
마지막 남은 단풍도 담아주고
이런 돌길을 따라 내려간다.
이젠 정규등로가 코 앞으로 다가왔고
5시20분...드뎌 정규등로와 만났다.
꼬박 2시간이 걸렸다.
돌팍에 앉아 한참을 쉬다가 비선대를 향해 걷는다.
1km쯤이야..
천불동의 단풍도 이젠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계곡에 들어가 먼지 좀 털어내고 나온다.
장군봉과 적벽을 다시 바라보고
아침에 들어간 입구도 바라보고
어두워지기전에 내려와 다행이었다.
천불동의 단풍을 구경하며 맘 편하게 걷는다.
아침엔 별을 보고 산행을 시작했는데 저녁엔 상현달을 바라보며 5시 50분 비선대를 빠져나온다.
역시나 설악의 밤은 너무 빨리 찾아오네요.
어둠을 뚫고 터벅터벅 걸어오면서 얘기꽃을 피운다.
비록 바람때문에 희야봉 정상은 오르지 못했어도 오지의 숲속을 파고들며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되었음에 감사한 하루라고..
초행길에 이 정도면 아주 잘한거라고..
이젠 길도 조금씩 익숙해지니 다음에 오늘보다 더 좋은 날에 희야봉을 만나보자고..
갑자기 희야봉 왕관봉을 찾아가자고한다.
아무런 준비도 정보도 없이...
그 봉우리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어느 구석에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들머리 하나만 알고서...
날씨는 무쟈게 좋았다.
똥바람 빼고는..
아침 기온이 12도였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리온자리가 반짝반짝 권금성위에 빛난다.
하루종일 푸른 하늘에 시야가 100%이상이었다.
하지만 숨이 막힐 정도로 불어대는
그대이름은
바람~~바람~~바람~~그 놈의 바람때문에 암릉놀이도 제대로 못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설악의 한 귀퉁이를 가슴에 담고왔다.
설악의 가을은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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