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오르는 문이 있다는 계룡산의 기(氣)를 받고자..계룡산 종주기(1부-암용추에서 문다래미까지)

몇해전부터 가고싶었던 계룡산 천황봉 천단이다.
하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천단이다.
계룡산의 절반정도가 아마도 비탐지역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기가 쎄다는 계룡산.
이성계가 도읍을 정하고자했었던 곳.
그곳에 발자욱을 찍고 나도 기 좀 받아오면
남아있는 2020년의 절반을 잘 보낼 수 있을까?

일을 마치고 28일 새벽 2시 30분 자동차 시동을 켠다.
정안휴게소에 들러 3시간동안 잠을 청한다.
계룡산으로 가다가 박정자삼거리 못미쳐서 우거지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산행 들머리인 괴목정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괴목정 암용추 숫용추 머리봉 문다래미 정도령바위 천황봉코스였는데
숫용추를 빼먹고 대신 쌀개봉 관음봉 삼불봉 남매탑을 돌아 동학사로 하산하는 여름산행치고 꽤나 긴 16..km에 육박하는 산행이 되었다.

산행일 : 6월28일

산행코스 : 괴목정-암용추-정도령바위-천황봉-쌀개봉-관음봉-삼불봉-남매탑-동학사

문다래미

정도령바위

암용추

쌀개봉

천황봉을 배경으로

천황봉을 지나 쌀개봉으로 가던 중 바라 본 천황문(맨 오른쪽바위)

쌀개봉

통천문을 지나 올라가면 쌀개봉이다.

앞의 봉우리에 올라 천황봉을 바라봤다면 천단을 멀리서나마 볼 수도있었을텐데..

뒤로 삼불봉이 보이고

관음봉에서 이어지는 자연성릉길과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칼날능선

자~~ 이제 계룡산 산행기 시작합니다.

괴목정...조선의 태조인 이성계의 스승 무학대사가 지팡이를 꽂아뒀는데 여기서 느티나무가 자라났다는 뜻을 지닌 곳이다.
다른 지명은 무궁화학습원이고 너른 공터에 잔디밭이 깔려있다.
산행을 마치고오니 여기저기 텐트가 설치되어있고 휴식처로 제공되는 곳이며 주차장은 무료다.

괴목정옆의 울타리를 따라 가다보면 출금현수막이 보이고 그곳이 들머리다.

첫번째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이런 돌다리가 보이면 제대로 찾아가는 게 맞다.

기린초

암용추는 윗쪽길로 가라는 표시목이 잇지만 우리는 등산로없음쪽으로 간다.

올해 처음 만나는 닭의장풀

우거진 숲길에 맺혀있는 이슬이 바지가랑이를 적신다.
온통 녹색의 숲을 빠져나오니 군부대 울타리가 보이고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난 군사도로를 따라 걸으니 또 만나게되는 세 갈레길에서 시멘트포장도로를 버리고 곧장 직진하니 휴~~제대로 찾아가고 있다.
계곡의 상류인 듯 물소리도 들려오고 너무도 고요한 길을 걷는다.

이곳이 암용추가 있는지도 모르고 잠시 쉬었다 그냥 지나친다.

골무꽃을 만나고

커다란 나무아래서 키재기하기.

한참을 올라가다 시멘트로 된 다리를 건너가는데 암용추를 지나친 듯하여 다시 내려간다.
신도안에는 두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암용추와 숫용추가 있는데 오늘의 첫번째 미션 암용추를 만난다.
수량이 많지않아 암용추에는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있다.

여기까지 왓다가 암용추를 마나러 다시 돌아간다.

암용추

올챙이가 잠자리를 물어뜯고있다.

좀 전에 저 위에서 놀다갔는데 이걸 못보고가다니..멈충이

염험한 곳.
용이 승천했다는 암용추와 숫용추.
그래서 엣날부터 이곳에 수도를 정하려했었나?

암용추에는 물이 흐르지않고 고여있는 물이라 흐릿하다.

암용추윗쪽의 물은 맑고 시원해보인다.

산수국의 꽃말은 변신이란다.
수국이 자라는 토양의 성질에 따라 꽃의 색이 다르게 피는데 산성토양이면 이렇게 파란색으로 알칼리성토양에서는 분홍빛으로 피어난다.

작살나무꽃도 만나고

좀네잎갈퀴

바위채송화

산수국

숲길을 걸어간다.

가을이면 이곳은 빨갛게 달아오르겠다.

암용추를 구경하고 한참을 올라간다.
온통 초록의 물결속은 고요함만 남아있다.
묵묵히 올라가는데 산수국이 반겨준다.
군데군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일까?
돌담도 많이 보인다.
그렇게 삼거리에 올랐다.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용동저수지를 지나 숫용추로 갈 수있는데 그쪽으로는 가기 싫단다.
여기서 나의 두번째 미션은 박살난다.
하는 수 없이 오른쪽으로 갈 수밖에...
길가의 야생화와 눈맞추며 아무 말없이 걷고 또 걷는다.
날씨는 왜 이렇게 안 좋은거야.
꼭 백내장걸린마냥 흐리망텅한 하늘이라 조망은 별로다.

숲으로 우거진 길은 걷기 좋다.

가다가 조망이 터지는 곳에 멈춰서서 숨고르기를 한다.
천황봉과 머리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이 보인다.

뿌연 하늘을 바라보느니

길가에 핀 어여뿐 바위채송화에 눈을 두련다.

털중나리꽃도 화사하게 숲을 밝여주고있고

여름엔 특히 노란색꽃이 많이 피는 것 같다. 바위채송화

털중나리

노란색 기린초도 많이 피어있더라.

이곳에 넝쿨장미가 있다니...

자주꿩의다리

골무꽃

일월비비추를 만난다.

길게 꽃대를 올려 꽃봉오리를 만들었다.

싸리나무꽃도 만나고

호사하게 무리지어 피어잇는 돌양지꽃

문다래미를 당겨본다.

그래도 천황봉정상은 푸른 하늘이 간간히 보여주네요.

문다래미

털중나리

돌양지꽃

자주꿩의다리

털중나리

오늘 딱 한 번 마주친다...노루발

야생화들과 눈맞춤하면서 걷다보니 헬리포트장까지왔다.
눈앞에 천단이 있는 천황봉의 군부대와 한국통신탑이 떠억하니 보이기시작한다.
사진 두어장 남기고 돌계단을 하나하나 밟으며 올라가는데 발걸음이 가볍진 않다.
아니나다를까?
먼저 올라갔던 오빠...초병과 만났다.
곧바로 깨갱~~~
지나갈 수 없다는 말에 열발자욱 내려와 숲속으로 스며든다.
돌아돌아 다시 통신탑잎쪽으로 나왔다.
이제 문다래미와 정도령을 만나러 가보자.

헬기장에 도착하니 장군봉의 우람한 모습이 보인다.

천왕봉 벼랑바위도 보이고...다음엔 저기로 가볼까나??

헬기장에서 천황봉을 배경으로 담아보자.
저기 보이는 돌계단으로 진입한다.

암용추이후로 처음 카메라앞에 서 본다.

군부대앞에서 막혀서 우횟길로 가던 중 요녀석들을 만난다.

고갤들어 천황봉을 바라보고

머리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도 바라본다.

ㅎㅎ 염소 두마리가 동시에 쳐다보고 도망을 친다.

산꿩의다리가 많이 피었다.

노란 큰뱀무꽃도 숲속을 밝게 해준다.

이런 철조망아래를 지나고

큰뱀우가 무리지어 피어있어 잠시 멈춰서고

어렵게 지나와서 바라 본 능선은 머리봉으로 향한다.

벌써 보랏빛 개미취가 피어나고있다.

건너와서 바라 본 천황봉

바윗길 아래로 길이 나 있다.

여전히 뿌연 공기속의 풍경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린다.

나는 자꾸만 뒤돌아본다.
천단이 저기 있는데 눈으로 확인도 못했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뒤도 안돌아보고 앞으로 내닫기만하네요.
사실 오빠는 소심하고 겁쟁이다.
이곳이 비탐길이라고 했다면 아마 오지 않았을것이다.
에효~~!
뒤따라가는 나는 한숨만 니온다.
멀리 도망을 가듯 점점 멀어져가는 천황봉이다.
쉬어가기 편한 곳에 오니 그때서야 멈춘다.
엎어진김에 쉬어간다고 점심으로 가져 온 삼각김밥과 제주에서 날아 온 오메기떡 그리고 사과 한 쪽 포도와 방울토마토를 맛있게 먹고..
요즘에 산에서 자꾸만 배고프다는 말을 많이해서 바리바리 싸왔다.ㅎㅎ
정도령을 만나고 문다래미를 만나러 가보자구요.

뿌연 안갯속으로 펼쳐지는 풍경들

건너와서 바라본 천황봉정상

가야 할 능선과 머리봉을 바라본다.

비교적 온순한 길이 이어지고

능선길을 걸어 정도령바위로 간다.

하늘이 조금씩 열리는 걸보니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군부대 지원물품을 실어나르는 케이블카 와이어도 보이네요.

진달래인가?

넘어오는 길이 분명 있을건데 겁많은 오빠는 무조건 침투해서 숲속으로 빠져나왔다.

드뎌 정도령바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빠도 이제야 한 컷.

나도 웃으면서 한 컷.

나는 다시 저기에 올라갈 것이라 굳게 믿고있었지만 아니었다.

조금 더 환해 진 풍경속으로 양화저수지가 보인다.

여기까지 와서 잠시 쉬어가기로한다.

쉬었으니 갈길을 가자.
천황봉 천단은 구경도 못하게 생겼으니 쌀개봉을 넘어 관음봉까지 가잔다.
나야 좋지요.
안 걸어 본 길 오늘 걸어간다니 신난다.

앞쪽은 걸어 올라온 능선길이고 그 뒤로 벼랑바위가 있는 천황봉과 황적봉이다.

드디어 만나는 정도령바위.

정도령은 신도안에 사는 동네사람들에게 총망받는 사람이었다.
나라의 민심이 흉흉해지자 옥황상제는 정도령을 불러 계룡산 천황봉 천단에서 백일기도를 하면 나라를 다스릴 권한을 주겠다하였단다.

그리하여 신하 둘을 거느리고 정성을 다해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를 올렸다.

마지막 99번째까지 기도를 올리고 단 하루를 남겨두었건만 정도령을 시기하는 간신이 정도령이 옥황상제자리를 넘본다는 거짓말을 하여 노여움에 찬 옥황상제는 정도령을 돌로 만들었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던 두 신하 또한 다음 생에 사람으로 환생하지 못하도록 강아지와 두꺼비로 만들었단는 전설...

머리봉과 아래 문다래미가 보인다.

정도령은 사자 형상을 하고있고 두 신하는 서로 얼굴을 맞대고 바라보는 문다래미라는 바위로 남아있다.

옥황상제도 총기가 떨어졌었나보다.

그렇게 바위로 변한 정도령은 슬퍼보이기도하고

사자를 닮은 정도령바위는 고향인 신도안을 쳐다보며 평생 살아가고있다.

이렇게보니 정도령바위는 꼭 사람의 얼굴 모양을 하고있다.

하늘이 말끔하게 변한 천황봉

정도령바위를 만나고 조금 더 내려가면 문다래미를 만날 수 있다.
강아지바위와 두꺼비바위사이의 문은 천문이라하여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는 뜻을 지녔다.
강아지바위에서 두꺼비바위로 건너다니기에는 약간의 공간이 있어 조심해야한다.

강아지로 변한 바우도 오늘은 왠지 슬퍼보이고

벼랑위에 섰다.

이곳에도 비비추가 꽃망울을 맺고있다.

약간 옆에서 바라 본 문다래미

더 옆으로 가서 발 본 문다래미

뒤돌아 본 정도령바위

문다래미 두꺼비바위에 올라서니 멀리 계룡대가 보인다.

마음은 저기 머리봉에 오르고싶었으나 안간다기에 섭섭.

뿌연 박무에 시야는 흐리기만하고

이번엔 내가 문다래미위에서 모델역할을 한다.

문다래미의 뜻을 모르는 오빠에게 미리 설명을 해 줬어야하나?

건너와서 반대편에서 바라본 문다래미

위쪽에서 바라봐도 아찔한 높이이고

아래쪽에서 바라봐도 아찔한 높이임에 틀림없다.

나 보고있나?

다시 돌아가 이번엔 옆에 서 본다.

표정이 웃는 게 아니네.

다시 또 올라가서..

만세를 부르고 내려온다.

강아지바위가 여자인가? 남자인가?

더 귀엽게 생겼으니 여자일거야..

나는 웃고있는 거 맞지? 팔 빠지겠다고요.

이렇게 문다래미에서 실컷 찍고 웃고 떠들고 놀았다.

문다래미를 보고 머리봉으로 오르고싶었지만 쌀개봉으로 간다니 먼 발치서 바라보기만한다.
내려왔던 능선을 버리고 숲길오 빠져들어간다.
온통 초록빛인 숲길은 가을이면 붉게 타오를 법하다.
그런데 좋기만하던 등로는 어느순간부터 갈테면 어디 뚫고 지나가봐라하는 듯 억세다.
낑낑대며 올라 능선에 오르니 왠걸...
머리봉위에 올라있던 두 분의 등산객은 아주 편안하게 오고있는 게 아닌가?
아휴~~~쓸데없는 고생과 시간낭비를 한 것이다.
천황봉은 담아보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못하고 와버렸네요.
암튼 이제부터가 또 고생길이니...

문다래미와 머리봉을 한 번 쳐다봐주고

천황봉을 이루고있는 암벽아래 우회로를 따라 가면서 바라본다.

저기 머리봉꼭대기에 서 있는 두사람의 산객이 우릴 보고있네요.

천황봉아래 천황문까지 왔다.

천황문에서 바라 본 머리봉의 모습..
계룡산의 천황봉과 연천봉, 삼불봉을 잇는 능선이 닭의 볏을 쓴 용을 닮았다하여 계룡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최고봉인 천황봉의 높이는 해발 845m이라고한다.

천황봉의 남쪽에 위치한 신도안은 조선 개국 이전 도읍지가 될 뻔하였던 곳이다.

군부대가 있는 천황봉을 지나가야하는데 어찌가야하나?
허릿길을 돌아가는데 아찔한 절벽길이다.
온 몸이 긴장을 하며 바윗길을 건너가는데 갈수록 경사는 심해지고 아랫쪽을 바라보니 후덜덜...
앞서가던 오빠는 오지말고 뒤돌아가라고 소리친다.
대략난감....
조심스럽게 뒤돌아가서 아랫길로 가다가 다시 올라간다.
그리고 철망으로 된 울타리를 밟고 건너간다.
암튼 철조망을 건너가니 지금부터는 비단길이라.
천황봉방향을 쳐다보니 계단길이 보이더라만...
남들은 저 길로 가다가 개구멍을 통과해서 천단을 보고오더라만 겁 많은 오빠는 눈에 띌 새라 후다닥 숲속으로 숨어든다.ㅡ순진하긴...ㅎㅎㅎ

천황봉 남쪽사면을 건너가는 중이지만 여기까지 오는 길도 만만치않았다.

천황봉 군부대 아래 암벽을 통과하는 중...멀리 머리봉이 잘가라고 노려보고있다.

거의 70도이상은 될 법한 사면길을 걸어가는데 미끄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떨려요.

그 와중에 나는 열심히 카메라를 들이댄다..ㅎㅎ

의를 올려다보기도하고 여우를 부려보지만 앞으로 진행은 무리일 듯...

다시 뒤돌아가 아래로 내려가서 안전하게 올라왔다.

천황봉위의 군부대는 이런 요새같은 곳에 자릴하고있었다...아무도 범접하지못하게..

청미래덩쿨 열매

다시 조금만 올라가면

군부대철조망이 보이고

여기도 기린초가...이쁘다.

천황문위에서 바라 본 정상

천단은 저곳에 꼭꼭 숨겨져있다.

양화저수지가 보이고

머리봉

천황문에서 마지막 사진을 남기고 아까 두 분은 이곳에서 신도안으로 간단다.
우리는 천황봉방향으로 가다가 아래 숲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무사히 건너 왔지롱?

천황봉뒤로 장군봉이 보인다.

처음엔 문다래미까지 와다가 뒤돌아가서 천왕봉의 벼랑바위를 보고 황적봉으로해서 괴목정으로 원점산행을 하기로했는데 갑자기 코스가 변경된다.
부담없이 다닐 수 있기에 가능한거지요.
천황봉을 지나 쌀개봉을 거쳐 관음봉까지 오르기로한다.
그런데 천황봉을 어떻게 지나가지?----2부에서 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