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귀때기청봉은 그리움이다.
너덜겅이길이 힘들다하지만 오히려 그 길이 난 좋다.
귀때기청봉을 지나면서부터 시작되는 내리막길이 오히려 조심해야할 길이다.
귀때기청에 오르기전에는 대청 중청 공룡능선이 선명하게 보였다면 내리막길에서는 대승령너머 안산의 봉우리가 선명하다.
그리고 멀리 하얀 탁구공을 갖고있는 최북단 향로봉이 보이고 그 너머로 올록볼록 금강산이 보인다.
바람은 아직도 쉼없이 불어대니 띰 흘릴 시간이 없다.
귀때기청을 넘자마자 야생화가 반겨준다.
기생꽃...아주 작고 하얀 ....
납작 엎드려 꽃을 담으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귀때기청봉을 넘어와 바라 본 풍경
가야 할 큰감투봉과 그 너머로 대승령 안산이 차레로 보인다.
역시나 이곳 설악산 서북능선에서도 가리봉은 선명하다.
큰감투봉에서 한게령으로 향하는 암릉들
한계령에서 귀때기청봉으로 올라오는 능선
정향나무꽃이 이쁘게 폈어요.
2부 산행기 시작합니다.
귀때기청봉을 내려서자마자 진달래나무들 밑에 피어 난 참기생꽃이다.
당겨 본 향로봉 너머로 금강산이다.
참기생꽃은 멸종위기식물로 보호종이라고한다.
세잎종덩쿨이 무더기로 피었다.
눈을 돌리면 공룡능선이 함께하는 이 곳 설악산 서북능선 귀때기청봉이다,
바람이 너무 불어대니 흔들흔들 사진 담기가 여간 쉽지않았다.
대승령과 안산
공룡능선의 끝인 마등령이 보이고 세존봉도 뾰족하니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기생꽃이라는 이름은 꽃잎이 하얗게 분칠한 일본의 기생을 닮앗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귀때기청봉을 내려와도 너덜겅이길은 계속된다.
바람이 여전히 무지막지하게 불어대니 자칫하면 모자가 날아가버릴기세다.
향로봉과 요즘 말이 많은 금강산을 바라본다.
나한테는 올라오는 길보다는 내려가는 이 길이 오히려 마의구간이다.
귀때기청봉에서 대승령까지는 6km...니중에 확인해보니 5시간이 걸렸다.
물론 내려오면서 쉼을 갖는 시간이 길었기때문이기도하지만 오래걸려도 너무 오래걸렸다.
내려갈 때는 바람이 더 많이 불어댄다.
마치 겨울지람처럼 휘리릭휘리릭 휘파람소리를 낸다.
모자는 이미 두 손에 꽉 움켜쥐어져있다.
그래도 펼쳐지는 조망에 웃음보따리는 끝도없이 풀어해쳐진다.
내려가다가 멈춰서서 바라보는 풍경은 멋지기만한데
가운데 남교리마을의 모습도 보인다.
바람이 잠시 머문 틈을 노려 모자에서 손을 떼고..후훗~~
하늘의 구름이 이쁘다고 또 한 번 담아보고
내려가려는데 서 보란다..그러니 못 이기는 척하고 폼 잡아보지만 맨날 그게 그거라~
삿갓나물
세잎종덩쿨
가야 할 능선길
요강나물은 선종덩쿨이라고도하며 꽃잎은 잔털이 많이 나 있고 흙갈색을 띤다.
지나 온 귀때기청을 올려다보고
가야 할 방향의 능선도 바라보고
ㅎㅎ...이곳에서는 아무리 많이 걸어도 아주 쪼금밖에 진행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것이다.
그만큼 힘이 든다는 걸까?
멋진 풍경이 없다면 아마 이 길은 죽음의 길이 될 듯하다.
오늘은 기상청의 예보가 딱 들어맞았다.
12시가 넘어가니 푸른 하늘이 보이기시작한다.
비 온뒤 하늘이라 너무도 깨끗하다.
조망이 이렇게 좋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향로봉 너머로 금강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마음같아선 한쪽 구석에 앉아 넋을 잃고 바라보고싶지만 그랬다간 잔소리들을 게 뻔하니 발걸음을 느릿느릿하게 옮긴다.
아름다운 풍경앞에서 그냥 지나간다면 그건 예의가 아니지롱.
갈 길이 멀어도 담아 줄 것은 담아주고
바라봐야할 것들은 바라봐주고 그래야 힐링이다.
나의 산행철학은 조금은 더디게 걸어도 실컷 보고 와야한다는 것.
돌길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하다보면 유순해지는 등로도 있을것이다.
힘들게 오르고 내리는 건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사와도 같겟지.
지금은 힘들어도 산행후에는 늘 웃음과 뿌듯함이 떠나질 않는다.
주어진 시간안에서 하루를 멋지게 담아보자.
귀때기청봉에서 너덜겅이길을 걸어 내려오고있다.
이제는 지나 온 능선길보다는 가야할 능선길이 더 많이 앵글에 들어온다.
백당나무꽃
수없이 많이 폈지만 오늘 처음으로 담아보는 금마타리는 아직 꽃이 활짝 피지않았다.
지난 번 칠형제봉에서는 활짝 폈었는데 이곳이 기온이 더 낮기때문이리라.
너덜길을 내려서는데 귀때기청봉에서보다는 훨씬 싱싱한 참기생꽃이 또 보이니 발걸음을 멈출수밖에없다.
아주 작은 가생꽃이라 스마트폰카메라로 담는데 한계가있다.
이럴 땐 남들처럼 대포카메라가 부러워요.
석송...얼핏보면 어린 소나무처럼보이지만 이건 늘푸른양치식물이라고한다.
많이 내려왔다...귀때기청봉이 저 만치 물러나있다.
자주솜대---꽃잎이 자줏빛이라
전에 여기쯤에서 솜다리를 만었었는데 찾아보니 꽃은 이미 지고 없더라.
한계령에서 출발할 때 날씨가 안 좋아 투털거리던 오빠는 귀때기청에서는 너무 좋은 날씨와 조망으로 입이 귀에 걸리듯 좋아했다.
공룡능선을 바라보며 그쪽은 여기보다 더 날씨가 좋을것같다고하지만 내가볼때 공룡능선쪽보다는 이 곳이 더 날씨가 좋아보인다.
하산길에서는 또다시 조망에 ...아~~~좋다라는 말을 내 밷다가 니중에 또 투덜댄다.
이젠 별명을 바꿔야하나?
투덜이라고...ㅎㅎ
오늘 하루종일 함께하는 남쪽능선 가리봉을 담아주면서 하산길은 계속된다.
바람에 나의 긴 머리카락은 미친듯이 휘날리고
귀때기청봉에서 흘러내래는 너덜겅이 돌들은 언젠가는 모두 밑으로 굴러내리겠지.
경치는 끝내주고 바람은 시원하니 힘든 줄 모르고 걷는다.
그러다가 또 만난다.
또 만났네 또 만났어..이쁜 참기생꽃.
무더기로 피어있으니 찍기좋은 넘만 골라서 담아본다.
다시 걸어가요.
멋진 풍경앞에 또 발걸음은 멈춰선다.
반복되는 풍경들
세찬 바람에 나무들은 모두가 한 방향으로 꺾여 자란다.
우후죽순처럼 솟아오른 암봉이 너무 아름답다.
설악이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모든 게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골짜기들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암봉들과 폭포들이 수없이 많을진대...
남들은 저기 저곳으로도 살짝 잘 숨어들던데 난 일단 겁부터 먹고 손사레를 친다.
지난 번 칠형제봉처럼 그냥 들이대고 부닥치면 못갈리도 없지만요.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또 보면서 발길을 옮기니 계단길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큰감투봉으로 가는 중일게다.
이곳이 아마도 마지막 너덜겅이길일것이다.
솟아오른 암봉들을 바라보고
이 곳만 벗어나면 철게단을 올라서게될 것이고
큰감투봉에 도달할 것이다.
설악은 그 코스가 길든 짧든 빠져나갈 구멍이 없으니 그래서 힘들다.
웃고즐기고하는 동안에도 조금씩 앞으로 걸어나간다.
마등령과 세존봉
큰감투봉을 향하여 가즈아~!!
선종덩굴
밀대
꼭두서니
설악조팝나무
많이 걸어왔다.
드뎌 시작되는 철계단
철계단을 밟고 올라서니 걸어 온 귀때기청봉이 저 만치 멀어져있다.
서쪽으로 안산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소청아래 봉정암도 눈에 들어온다.
따사로운 햇살아래 시원하게 불어주는 설악의 바람은 너무도 시원하니 땀 흘릴새 새가 없다.
역시 탁월한 선택을 했다.
마지막 철계단을 오르니 1408봉이다.
여기까지 3시간이나 걸렸다.
이곳에서의 조망도 무궁무진하니 잠시동안 머물다 간다.
어느새 한계삼거리는 머만치 멀어졌다.
걸어 온 능선을 바라보고
이만큼까지 무사히 왔음에 토닥토닥.
공룡능선을 다시 한 번 바라본다.
올라야 할 1408봉
저 멀리 가리봉 주걱봉
마지막 남은 철쭉
저기 계단만 올라가면 아래로는 쭈루룩 내리막길이고 흙길이고 지루하고..
여기까지 오는동안 대부분은 힘이 쑤욱 빠져있으니 온 힘을 다해서 오른다.
철푸덕 앉아서 바라보자..덕분에 잠시 쉬어간다.
큰감투봉에 오르는 사람마다 탄성을 자아낸다.
당연하지...힘들게 올라 온만큼 보람이 있어야하니
누구나가 자신에게 선물꾸러미를 던져주어도 좋다.
한창 피어난 설악조팝나무꽃과 함께 담아주고
공룡능선의 끝 마등령도 다시한 번 담아주고 여길 떠나자.
기린초도 노란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있다.
이젠 본격적으로 하산길이다.
앞으로는 조망도 별로 없고 때론 숲길을 지나기도한다.
물론 초록으로 덮힌 그 길이 좋긴하지만 때론 아무 생각없이 걷기만하는 이 길은 지루함을 주기도한다.
아~~~1408봉 내려서기바쁘게 바람꽃이 방긋 웃는다.
그동안 여기저기 눈길을 주며 찾아봤었지만 꽃이 핀 바람꽃은 처음으로 만난다.
그리고 분홍빛 고운 자태로 활짝 웃어주는 너~~!
둥근이질풀도 딱 한송이 만났다.
1408봉을 내려서는데 초록의 물결속에 눈에 확 들어온다...둥근이질풀
바람꽃은 이제 꽃봉오리를 수줍게 펼쳐내고잇었다.
나는 꽃을 담고잇는데 밑에서 빨리 내려오라고...
이 계단을 다시 내려와서
큰감투봉
이곳에서도 바람꽃을 만나고
계곡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범꼬리가 수다를 떨고있다.
흔들이는 와중에도 딱 하나 건졌네요.
조심조심 범꼬리를 담아주고 다시 갈길을 간다.
아~~지금부터는 화려한 앵초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초록의 숲에 화려한 꽃잎의 너가 있으니 숲속도 밝아진다.
큰앵초
박새
자주솜대
눈개승마
풀솜대
박새
여전히 살아숨쉬는 주목
숲길을 걷고걷고 하염없이 걷기만했다.
요 바위가 보이면 또 하염없이 내려간다.
계단을 내려서고 바람과함께 걷는다.
산행을 하면서 허기진다는 느낌을 받는건 첨 있는 일이다.
물론 오다가 점심으로 컵라면과 방울토마토와 포도를 먹기는 했지만 그래도 배고픔이 남는다.
배낭속에 있는 홍삼캔디와 도라지양갱으로 당분을 보충하고....
말없이 묵묵히 걷기만한다.
간혹 보이는 진분홍빛 큰앵초꽃에 웃음짓고 흔하디흔한 박새꽃과 꼭두서니를 만나고 헤어지고
바람은 아직도 쌔앵쌩 불어준다.
그렇게 걷고 걷다보니 4시 34분에 대승령에 도착한다.
짧은 대승령과 만남을 뒤로하고 장수대로 향한다.
장수대까지는 2.7km...
계속되는 내리막 돌길이다.
드뎌 왔다...대승령.
대승령은 특별히 조망이 없으니 후다닥 내려간다.
바람에 흔들거려...이게뭐야..은대난초
대승폭포 상단
멀리 가리봉 주걱봉
대승폭포...물이 아기 오즘보다 더 적어요.
다 왔으니 힘내시고
나도 힘 내고
올려다 본 서북능선
장수대 900m를 남겨두고 원통택시를 콜한다.
한계령까지 3만원이라고..
어??전에는 2만5천원이었는데..했더니 올랐다나?
현금주니 10% 디스카운트...깎아준다니 기분은??ㅎㅎ
어쩌다보니 또 설악으로 달렸다.
설악산의 봉우리 가운데 가장 높다고 으스대다가 대청봉ㆍ중청봉ㆍ소청봉 삼형제에게 귀싸대기를 맞았다는 귀때기청봉이다.
또하나는 귀가 떨어져나갈 정도로 바람이 매섭게 분다고 해서 붙여진 귀때기청봉이다.
아침에는 햇님없이 바람도 시원하고
오후에는 태양님이 반짝반짝~~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몽실몽실 수 놓아 선물을 준다.
대청 중청 소청은 물론이거니와 가리봉과 공룡 용아릉 황철봉 그리고 향로봉너머 금강산까지 시원하게 보여준 서북능선의 귀때기다.
하지만
갈수록 바람바람바람~~
설악의 바람은 모조리 이곳으로 불어오나보다.
모자를 움켜쥘 수 밖에 없다.
너덜겅이를 지나면서 별천지가 펼쳐진다.
눈 둘데가 사방에 널려있으니 행복만땅으로 꽉 채워왔다.
하지만..
큰감투봉지나면서부터의 하산길은 너무나도 지루하고 처음의 벅찬 감동은 온데간데 없이 파김치~~!
후훗~~그래도
귀때기 너덜겅이는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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