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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극적이고 성공적이었던 한라산이었다.(2부-백록담에서 성판악까지)

by blue13sky 2022. 8. 12.

산에 다닌다하면 으례 물어본다.
'한라산 올라봤어요?'
그때마다 기죽은 목소리로 '우리나라 산이 얼마나 많은데 한라산만 물어봐요?'
여지껏 한라산 한번 못 올라 본 촌뜨기가 동생이 제안한 '언니...한라산 가고싶댔지?'
한마디를 들은 후부터 매일같이 한라산 날씨를 검색했었다.
반쯤 구름이 가린 태양이 그려지곤했었는데 어제 제주로 온 후에는 강풍이 불어서 못 올라갈 수 있을거란 막연한 불안감도 있었다.
하지만 오르는 길 내내 바람은 불지않았고 그러니 통제도 풀릴 수도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올라왔는데 예상대로 삼각봉대피소에서 극적으로 열린 백록담 오르는 길은 가는 길 내내 금쪽같은 선물을 안겨주었다.

산행일 : 12월13일(월)
산행코스 : 관음사주차장-삼각봉대피소-백록담-진달래반대피소-성판악주차장

 

 

 

2부 시작합니다.

 

고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눈에 보여지는 풍경이 더 많아진다.
장구목오름도 더 선명해지고 백록담 서북벽도 북벽의 풍경도 더 많이 보여진다.
계단을 어르다 멈추고 구경하고 또 오르다보면 더 시원하게 보이는 풍경에 자꾸만 발걸음은 늦어진다.

백록담까지는 완만한 데크길이다.

 

 

동생은 가다가 상고대를 따 먹는다.

 

구상나무에 내려앉은 상고대.

하얀 옷을 입고있는 구상나무가 추울거라고 동생은 말하지만 오히려 상고대가 추위로부터 보호해줄거라고 말해준다.

먼저 올라가서 기다리는 막내동생.

고도를 높이면서 나무들 사이로 장구목오름이 보인다.

몇발자욱 올라가니 더 선명하게보이니 발걸음이 자동으로 멈추어선다.

눈밭에서 잠시 쉼을 갖고

 

 

 

산호석같은 고사목을 만나니 그냥 지나치기가 아쉽다.

 

 

 

 

파란 바닷물속에서 자라는 하얀 산호석이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운무로부터 벗어나는 장구목오름.

이젠 북벽도 점점 더 가까워지고있다.

조금 더 당겨본다.

 

탐라계곡이 시작되는 북벽이다.

북벽과 장구목

운해가 워매워매....저런 운해를 본 적이 없다.

한라산의 꼭대기에 저런 완만한 평지가 있다는 게 말이안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에 입은 딱 벌어지고만다.

북벽

처음 만나는 백록담 북벽의 모습을 담고 또 담고

 

 

 

 

 

어디서 모여들었는지모를 운무가 이곳을 에워쌌다.
비행기안에서 봤던 구름과는 사뭇 다른 구름이다.
넘실대는 운무로 이곳은 바깥세상과는 결별을 한 듯 딴 세상이다.
미세먼지며 황사며 소음이며 티끌하나없는 파란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심호흡하며 실컷 마신다.

동생 둘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사진을 담아본다.

이렇게 흔적을 남겨주면 나중엔 좋아한다....다행히다. 춥지않아서.

 

 

 

 

 

 

 

구름을 보니 마치 저 멀리서 십만대군이 말을타고오면서 일으키는 뿌연 먼지가 연상된다.

아니면 하얀 구름속에서 마법사가 나올법하기도한 모습이다.

오늘 한라산은 백록담뿐 아니라 어딜가도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을것이다.

아름다운 모습에 자릴 따난 줄을 모른다.

 

 

 

장구목의 북벽도 선명하게 보이고.

이젠 백록담도 보이기시작한다.

 

 

장구목 끝으로 삼각봉이 보인다.

두껍게 싸인 운해를 바라보며 말이 필요없다.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않고

그냥 카메라셔터만 눌러댔다.

동생들은 어디갔는지 보이지도않고

백록담의 북벽이 보인다.

 

 

장구목

 

 

 

구상나무와 운해

 

이제 정상에 거의 다 왔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완만하니 꼭 소백산에 오르는 느낌이다.
온통 하양하양이고 파란 하늘 그리고 구름가득이다.
오늘 지금 이 순간만큼은 구름위의 신선이 된 기분이다.

이곳만 돌아올라가면 백록담까지는 아주아주 쉬운 길이다.

 

 

 

구름이 덮혀올 듯하지만 좀처럼 그곳에서 움직이지않는다.

올라갈수록 상고대는 점점 더 커지고 운무도 더욱 장관을 이룬다.

 

저 구름속으로 풍덩 뛰어들고싶은 마음...나만 드는 건 아니겠지?

이제 저곳만 올라가면 백록담으로 가는 평길이 이어진다.

앞서가는 동생이 보여 불러세워놓고

이 멋진 운해쇼를 보면서 그냥 걸어가기만하는건 예의에 어긋나지.

 

막내동생은 앞서가서 줄 서 있을거고

우리 둘만 신나게 사진을 찍고

좋다는 감정을 나타낼 수 없어~~~!

아무렇게나 두 손을 번쩍번쩍 들어올린다.

 

 

성판악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성판악에서 올라오는 방향으로 긴 줄이 늘어서있고 백록담을 인증하려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백록담...늘 cctv로만보면서 만족해야했던 백록담앞에 섰다.

백록담주변은 온통 하얀 구름이 에워쌌다.

사진찍기가 애매하다,,,장소가 좁아서

 

내 생애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 백록담에 발을 내딛는 순간...감격적이다.
제일 먼저 백록담을 내려다본다.
마음 같아선 백록담안으로 내달리고싶다.

저렇게도 찍고

저쪽 북벽은 장구목으로 가는 길이 나 있네.

선명하게...

 

줄 서서 찍는 사람들 교체되는 순간 한라산정상석을 담아본다.

1시30분이면 이곳 정상에서는 내려가야한다고하니 이렇게라도 담아본다.

 

 

줄은 줄어들지가않는다.

 

한라산정상통제소에서 나와 계속 하산 시간을 알려준다.

이렇게보니 백록담도 완만하구먼.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담아본다.

 

 

 

 

 

시간이 없어서 정상인증을 못할 것을 대비해서 이렇게도 담아보고

 

동생과 번갈아 줄을 서고 드뎌 우리 차례가~~

 

 

 

 

 

 

 

 

길고 길게 늘어서있던 한라산 백록담 인증을 드디어 마치고 홀가분하게 성판악으로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은 마음도 몸도 가볍다.

백록담에서의 흥분이 어느정도 가라앉고 마음 편하게 위를 올려다본다.

백록담에서 내려가면서 바라보는 풍경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운무가 두껍게 쌓여있고 하얀 눈밭을 걸어내려간다.
간혹 올라오는 사람도 있고.

집어삼킬 듯 무섭게 다가오는 운해다.

이곳을 금방이라도 먹어치워버릴 듯하지만 감히 올라오지는 못하더라.

 

로프에 달라붙은 상고대마저도 아름답게만 보인다.

막대기하나 집어넣어 빙글빙글 돌리면 하얀 솜사탕이 만들어지 것만 같다.

그렇게 만든 솜사탕을 입에 넣으면 단맛이 사르르 녹아 입안으로 퍼지겠지.

하지만 저건 솜사탕이 아니라구...배가 고파온다.

막냇동생은 혼자 내려가버리고 간신히 동생 붙잡아 사진찍어본다.

아니~~~이런 풍경을 두고 눈으로만 보고간다는게 말이나 돼?

 

 

 

상판악으로 내려가는 길은 완만하기만하네.

 

 

 

 

 

좀 더 아랫쪽으로 내려오니 구름은 저기까지만 다가오고 멈춰있었다.

저기 구름이 없는 곳은 사라오름이 잇는 곳이겠지?

 

저멀리 운무가 몰려올 듯 말 듯 한다.
한라산 첫 산행이 이 정도이면 대박 성공이겠지?
아침 내내 날이 흐리고 뿌연 안갯속이었었고
정상등반마져 희미했던 상황을 생각하면 지금은 너무나 따뜻하고 바람도 없고 파란 하늘아래 백옥처럼 하얀 상고대와 말도없이 펼쳐져있는 운무를 바라보니
마치 천국에 온 느낌이랄까?
대박 극적인 반전이 있는 오늘이다.

내려가면서도 사진찍는 건 포기못해.

 

 

 

 

 

 

성판악으로 내려오면서 올려다 본 한라산 정상부

이젠 운무와 눈높이가 같아졌다.

마가목과 상고대

이젠 숲길로 들어가면서 운무는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이곳에서도 하얀 상고대터널은 계속되고

 

 

 

진달래밭으로 가면서도 상고대의 향연은 끝이날 줄을 모른다.

한라산 정상부를 또 올려다본다.

 

하얀 옷을 입고있는 고사목도 자연의 일부라.

 

 

 

얼음옷을 입고있는 빨간 마가목이 엄청 많이 보였다.

 

많이 내려왔군.

진달래밭으로 향하는 길은 이처럼 편안한 길이다.

하얀 팝콘을 붙여놓은 것처럼 보인다.

이제 파란 하늘은 보이지않지만 대신 하얀 상고대꽃을 바라보며 걷는다.

 

 

 

 

 

 

 

 

동생아...여기 한 번 앉아봐라..

나는 앉아있다가

눈밭에 누우니 무척 시원하다.

내려가다 중간에 빵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꿀맛이다.

배가 고프다.
진달래밭대피소에 2시 18분에 도착했다.
백록담에서 꼬박 1시간 걸렸다.
백록담에서 진달래밭대피소까지는 2.9km다.
양지바른 따스한 곳에 앉아 컵라면을 먹는다.
진달래밭에서 하산 시간은 3시30분...
우리는 2시50분쯤 속밭으로 향한다.
휴대폰 충전이 안되었는지 방전되어있어 사진촬영은 못하고 대신 발걸음이 빨라진다.

 

진달래밭대피소에서도 하얀 상고대천국이다.

폰이 충전된 후부터 조금씩 사잔촬영을 한다.

 

진달래밭대피소에서 출발했던 모노레일을 따라잡았다.

여기까지도 나무들은 하얀 옷을 입고있다.

사라오름 갈림길에서 잠시 망설인다.
편도 500m라는데 다녀올까말까...
하지만 금방 마음을 접고 내려간다.
속밭에서 다시 하산길을 재촉한다.
성판악까지
3시간 40분 걸렸다.

 

4시에 속밭대피소 도착해서 동생들 내려올때까지 기다리고

 

성판악으로 내려오는 내내 굴거리나무천지다.

5시가 조금 안돼서 성판악탐방센터를 지나면서 산행을 종료한다.

한라산 다녀오고 다음 날 아침,,,아파트에서 바라 본 서우봉쪽 하늘이 이쁘다.

 

아파트에서 보이는 이 섬의 이름은 뭐지?

비행기안에서 한라산을 바라본다.

김포에 도착하니 하늘색이 완전 회색빛이다.

제주의 하늘과 너무나 차이나고 공기도 차이나고.

제주공항에서 12시40분 비행기를 타고 집에오니 3시40분이다.

세상 좋아졌지...집에 도착해서 곧바로 가게로 달려간다...일을 해야지.

결론부터 말하면
올 첫 눈산행은 대박이었고 반전도 있었으니 극적이고 성공적이었다.

갑자기 가게 된 한라산이다.
이번에도 오빠와 동생들과 함께 한 우리 4남매의 두 번째 제주여행이다.
헌데
이곳 제주는 일욜날 심한 바람에 숨까지 턱 막혔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에 배달된 문자 한통-강풍으로 한라산 정상은 통제라네.

하지만 삼각봉대피소에서의 반전.
뿌옇던 하늘이 열리면서 삼각봉이 쨘~~하고 나타나면서
정상등반을 허락한다는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귓속으로 전해진다.
모두가 환호성을 지른다.

하얀 상고대가 펼쳐지고
하늘엔 구름이 어마어마하게 쌓였다.
바람도 없고 햇볕 따스한 봄날같은 겨울의 한라산.
와우~~기가 막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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