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며칠동안은 찬 바람에 금방이라도 겨울이 올 것만같더니
다시 낮에는 30도 가까이 오른다.
오랸만에 파평산에 발길을 놓았다.
크고 작은 들꽃이 눈길을 끈다.
《9월이 오면》....ㅡㅡㅡㅡ/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가는 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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