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앞다투며 세상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계절이다.
지난 번 수리산에서 봄의 전령사인 변산바람꽃을 만났으니 이번에는 너도바람꽃과 만주바람꽃을 만나러 천마산으로 간다.
오늘 꼭 봐야 할 꽃의 이름을 머릿속에 되뇌이며...
너도바람꽃, 복수초, 만주바람꽃, 앉은부채,운이 좋으면 노랑앉은부채도...그리고 계곡에 자생하는 청노루귀도.
결국 노랑앉은부채꽃은 만나지 못했다.
산행일 : 3월 29일(화)
산행코스 : 수진사주차장-천마산-돌핀샘-팔현계곡-수진사주차장(약 9.7km)
천마산을 오르다보면 이런 싯구가 적힌 표지판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옮겨본다.
오월산아------------------------(김의식)
나 가고 너 남아도 산빛 물빛 여전할까
향기 실은 풀꽃 내음 바람불어 좋은 날
오월 산
중턱에 서면
초록물결 파도소리
너 가고 나 남아서 이 푸르럼 그대론데
내 가슴에 노을지면 박꽃처럼 눈도 뜰까
고와라
연초록 잎아
여름가면 단풍들라.
오늘은 야생화를 만나기위함이니 정상은 오르지않겠다나뭐라나?
봄을 끌고 온 계곡의 물소리가 시원하고 상쾌하다.
숲속을 물들이는 노란색 생강나무다.
그리고 길폎에는 둥근털제비꽃도 피어났다.
잎하나 없는 나무에도 꽃은 피어난다..올괴불나무
계곡으로 오르다 임도따라 걷다가..
그렇게 가다보니 정상이 1.2km라네?
그래서 정상으로~~
흙이 점점 무너져내리는 나무들은 이렇게 보호벽을 세워줬다.
온순하던 등로는 정상에 점점 다가와지면서 점점 까칠하게 변한다.
누군가 자잘한 돌조각들을 세밀하게 쌓았다.
철계단을 오르다 잠시 앉아쉬고있는데 이상한 바위가 보여 그곳으로 들어가본다.
고드름이 제법이다.
이 바위는 물을 머금고 있나보다.
아직도 길다란 고드름이 매달려있다.
이곳의 바위들은 옆으로 낣작하게 눌려있는 편마암이다.
그래서인지 금방이라도 잘게 부서져 내릴 듯한 모양새고
실제로 금이 쩍쩍 가 있었다.
풍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듯한 이 바위들은 금방이라도 뜯겨져 나갈 기세다.
이 바위를 빠져나와 정상으로 오른다.
연중행사로 찾아오는 천마산이니 딱히 구경할 게 없다.
그냥 여기저기 둘러보다 정상으로 오르는데 가파른 계단길이다.
가로줄무늬가 확실하게 보이는 편마암의 바위들
오르다가 이런 곳이 보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음이라.
이곳으로 올라가본다.
행여나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을까? 생각하며
이곳을 빠져나오자 길은 험악해지고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길과 만난다.
계단을 따라서 쭈국 올라가면
전망대에 올라 조망을 살핀다.
오늘도 미세먼지는 손님이 아닌 주인인양 사방을 차지하고있다.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천마지맥능선이다.
맨 왼쪽끝에 예봉산이 보이고 천마스키장이었지만 지금은 이름이 바뀐 스타힐리조트옆으로는 남양주시다.
팔현계곡으로 내려서면 만나는 오남저수지는 4월이면 벚꽃길이 예쁘다.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에는소나무가 꿋꿋하게 자라나고 있다.
평일이어선지 사람이 없어서 좋다.
정상이 다 와간다.
바위틈에는 역시 소나무가 자릴차지하고있다.
마치터널에서 올라오는 능선의 뾰족봉과 화도읍일대
정상석과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멸도봉 방향으로 내려선다.
천마산(天摩山)이라는 이름에는 태조 이성계의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고려 말 이성계가 마석에 사냥을 왔다가 지나가는 노인에게 산 이름을 물었는데, 그는 “소인은 무식해서 모른다.”고 대답했다.
이성계는 혼잣말로 “이 산은 매우 높아 푸른 하늘에 홀(笏·조선시대에 관직에 있는 사람이 임금을 만날 때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이 꽂힌 것 같아 손이 석자만 더 길었으면 가히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手長三尺可摩天).”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때부터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라는 뜻의 천마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그 말처럼 남양주의 한복판에 우뚝 서 있어 웅장한 느낌을 준다.
812m의 천마산은 주변에 높은 산들이 없어 조망은 아주 좋고 봄이면 온갖 야생화가 피어나니 인기가 좋지않을 수 없다.
멸도봉에서 이어지는 천마지맥은 뒤쪽 철마산을 지나 가운데 주금산을 거쳐 오른쪽으로 서리산 축령산으로 이어진다.
왼쪽으로 멀리 운악산의 암릉이 보이고 가운데 밋밋한 서리산은 중앙의 축령산으로 이러지는 능선길이보인다.
가운데 약간 왼쪽으로 보이는 축령산.
천마산 정상을 내려서면 멸도봉으로도 오를 수 있지만 오늘은 가지않기로한다.
천마산 정상에서 내려와 멸도봉으로 가는 길은 막아놓았다.
천마산에서 멸도봉이 가장 멋진 곳인데..
멸도봉은 쳐다만 보고 돌핀샘으로 내려선다.
멸도봉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잠깐 실례~~
좋단다.
나도
계단을 내려서면 소나무길이 이어지는데
작년에도 시름시름 앓더니 이렇게 고사되어버렸다.
멸도봉
이곳에서 팔현리로 내려선다.
역시나 이곳의 바위에도 편마암이 확실하게 보인다.
돌핀샘으로 가는 길은 낙엽이 수북하고 경사가 심하다.
지그재그로 난 낙엽길을 따라 내려와 돌핀샘을 만난다.
물이 흐르는 소리가 제법이다.
생김새가 우스워서...
돌핀샘에 도착했다.
그 옆에 이상하게 생긴 바위가 보이는데
꼭 새 주둥이 같아보인다.
돌핀샘주변에 처녀치마가 꽃봉오리를 밀어올리고있었다.
돌핀샘 주변의 고드름.
자~~이제 내려간다.
돌핀샘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처음으로 너도바람꽃을 만난다.
처음에는 띄엄띄엄 보이다가 나중에는 발에 밟힐라 조심조심 한발 두 발 내딛는다.
조금 더 내려가니 노란 복수초 세상이다.
온통 마른 갈잎만 무성한데 노란색이 햇빛에 유난히 반짝거린다.
계곡의 윗쪽에서는 보이지않던 꿩의바람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팔현계곡으로 내려가면서 열심히 찾아본다.
오빠한테는 배춧잎처럼 생긴 애를 찾아달라고 말해놓고...
앉은부채는 많이 만났지만 불염포를 갖고있는 앉은부채는 몇 개체 없었다.
바위틈에서 물이 졸졸거리며 떨어지는 곳에는 선괭이눈이 자릴 차지하고 있다.
아주 작은 애기괭이눈도 많고.
계곡에는 물이 시원하게 흐른다.
봄이 오는 소리다.
한참을 걷다가 바위틈에서 찾는다.
만주바람꽃이다.
점현호색은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다.
꿩의 바람꽃도 지천이다.
필현리로 흘러가는 천마계곡을 몇번이나 넘고 또 넘어간다.
잎 가장자리에 붉은 색의 테두리가 있는 각시현호색
만주에서 이곳 한반도까지 달려와 꽃을 피운 만주바람꽃
불염포가 마치 부처가 앉아있는 모습과 비슷하다해서 붙여진 앉은부채다.
차량회수때문에 원점산행을 해야하니 팔현계곡 갈림길에서 수진사방향으로 꺾어 올라간다.
이제 야생화는 보이지않는다.
수진사방향으로 내려가는 계곡길이 끝을 보일때쯤이면 청노루귀를 만날 수 있다.
오늘 산행에서 만날 수 있는 야생화중에서 마지막으로 노루귀를 만난다.
오늘 마지막으로 만나는 녀석은 큰괭이밥이다.
수줍은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잇는 녀석때문에 내 코는 땅에 쳐 박힌다.
작은 봄꽃을 담으려면 어쩔 수 없이 수십번 고갤 땅에 쳐 박아야하고 무릎도 많이 꿇어야하지만 어쩌랴...그래도 기분 좋은 걸~~~
산행을 마치고 또 부지런히 달려간다.
코로나는 여전히 창궐중이지만 이젠 끝이 보이려나?
염치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코로나야 썩 물러나거라...봄도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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