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곱게 물들기전까지는 북한산은 잠시 접어두기로한다.
대신 철원이나 포천 가평의 산들을 걸어보려한다.
오늘은 오래전부터 오르고싶었던 양평의 마테호른이라부르는 백운봉에 올라본다.
백운봉은 용문산의 남쪽자락의 봉우리중에서 가장 높다.
마을 어귀에서 바라 본 뾰족한 백운봉은 바라보기만하도 가슴이 쿵쾅쿵쾅거린다.
어찌 저리도 뾰족할 까?
산행일 10월 6일
용문산의 정상인 가섭봉은 조망도 별로이고 전에 상원사에서 장군봉을 거쳐 올랐기때문에 오늘은 그쪽 능선은 버리고 남쪽의 두 봉우리 함왕봉과 백운봉만 오를생각이다.
원점 산행을 해야하니 가장 오르기쉬운 사나사를 택했다.
마을에도 주차장은 있지만 사나사 일주문을 지나면 사나사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사나사계곡은 봄에는 노루귀나 다른 야생화들이 반겨주는 물좋은 계곡이기도하지만 여름철 피서산행도 좋을 듯하다.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따라 걷는다.
이른 아침 남한강을 지나는데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약하기는 하지만 몽실몽실 피어나는 물안개에 잠시 차를 멈추고 담아본다.
차는 사나사를 향해 달려가고 뾰족하게 솟아오른 백운봉은 양평의 마테호른이라고한단다.
차는 일주문을 지나 사나사주차장에 세워둘 수도 있었지만 나는 일주문 한 참 전에 차를 세웠다.
사나사 오른쪽 옆으로 나있는 등로를 걸어간다.
오늘 올라야할 코스를 대충 바라보고
등로옆으로 나 있는 계곡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이곳엔 꽃향유가 지천이다.
도둑놈의갈고리도 빨간 꽃을 피워냈다.
덕수궁의 돌담길만은 못하겟지만 단풍들면 이 길도 이쁘겠다고 생각하며 담아본다.
숲은 조금씩 가을색이 난다.
첫번째 이정표를 만나서 계곡을 건너고
직진하면 함왕봉에 곧바로 오를 수 있지만 나는 우측으로 간다.
백운봉 4.4km이정표를 만나면서 계곡을 건너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아침 기온이 14도까지 뚝 떨어졌지만 햇살이 나오면서 공기는 시원해진다.
등로는 그닥 좋은 편은 아니고 계속된 오름질과 너덜길이 함께하니 힘겨움도 함께 따라온다.
처음 등로는 완만하지만 돌길이다.
혹시나하고 두 눈 부릅뜨고 걸어가는데 보랏빛 꽃이 반겨준다.
거미줄을 칭칭 감고있지만 긴 암술을 뽐내는 영아자꽃이다.
오늘 만난 야생화중에서 가장 나은 놈이다.
등로는 이렇듯 원시림같아보인다.
등로정비는 안되어있지만 현위치를 알려주는 이정목이 있는 걸보면 관리가되었었나싶다.
나는 왼쪽으로 쭈욱 올라가는데 산길이 하 수상하여 다시 내려오니 오빠는 이곳에서 기다리고있었데.
구러니 나처럼 무대뽀로 가다보면 산길을 잊을랑가?
길이 안 보일때는 무조건 계곡치기나 능선을 향해서 오르면된다고..내 생각.
산수국도 열매를 맺고있다.
단풍취도 만난다.
산길이라 볼 거리는 하나도 없으니 야생화에 눈맞춤하며 오른다.
육산인 듯 아닌 듯한 등로는 거칠기짝이없네요.
네잎갈퀴도 열매를 맺는 중...역시 가을은 결실의 계절답다.
떡갈나무가 주를 이루는 숲길
로프는 왜 매어있는고?
오리방풀이겠지?
천문동도 빨간 열매를 맺었고
1시간 30분만에 능선에 올랐다.
빡세게 올라오니 제법 쌀쌀한 날씨림에도 등짝에는 땀이 흐른다.
골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시원함을 맞으며 백운봉으로 향한다.
능선이라지만 여전히 숲길이고 이곳은 소나무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온통 떡갈나무세상이다.
백운봉 정상까지는 650m지만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걷기에 엄청 길게 느껴진다.
능선이 끝날즈음부터는 가파른 계단길이 나온다.
구름재 도착...관리는 전혀 안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정표는 땅바닥에 나뒹굴고
능선에 올라 우측으로 백운봉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연수리방향으로 내려갈 수도있다.
구름재에서부터 한 참을 걸어왔는데 백운봉은 아직도 400m가 남았단다.
여기부터는 가파른 산길이 이어지고 바람은 쌔앵 불어댄다.
조금 고도가 높아지니 조망이 시원스레 펼쳐지고
마을에서 바라오앗을 때 어쩌면 저렇게 뾰족할 까 했었는데 이렇게 급경사 계단길로 올라선다.
앞에 보이는 뽀족한 봉우리가 함왕봉인줄 알았는데 그냥 암봉이고 함왕봉은 뒤로 세번째 봉우리쯤되나보다.
계단을 올라서면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군부대가 있는 용문산정상인 가섭봉부터 오른쪽으로 용문봉이 왼쪽으로는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달음질을 한다.
장군봉부터 왼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유명산으로 향한다.
다 올라 온 줄 알았는데 백운봉은 저기에서 어서오라 손짓한다.
유명산 조망
용문산관광단지..연수리방향
가을하늘이라 푸르지만 약간의 박무때문에 시야는 그리 깨끗하지 못하다.
조망이 참 좋은 곳
백운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
단풍..올해 첫 단풍이라며 웃으려 깔깔대고 좋아라~~
그래서 각자 한 번씩
번갈아 찍어주고 다시 올라간다.
우측 뾰족한 추읍산이라네요.
하얀 구름위에 솟아로는 산이란 뜻의 백운봉에 오르면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으뜸이다.
용문산의 정상인 가섭봉보다도 조망이 더 좋다.
추읍산과 남한강
백운봉에 오르니 풍경이 아주 베리베리굿이다.
허나...
음악소리가 들려오고 이곳이 댄스장인 줄 아나?
아니면 에어로빅 스포츠센터인줄아는지 열나게 궁디를 흔들어대며 멈출 줄 모른다.
햇살좋고 바람 시원하고 풍경은 쥑여주는데 눈살이 찌추려진다.
기분 상하기전에 인증 몇 컷하고 올라왔던 길을 뒤돌아간다.
능선에서 우측으로 살짝 내려가 조용한 곳에 자릴 잡고 간식으로 가져 온 사과와 단감 몇조각을 먹고 다시 줄달음치듯 내려간다.
한강위에 놓여진 다리들이 보이고 양평의 들녁도 보인다.
헹글라이더가 날아다니는 유명산이 보이고 그 뒤로 천마산도 모습을 드러낸다.
당겨 본 양평음내 풍경
예봉산방향
백두산에서 가져왔다는 돌멩이에 통일의 염원을 담은 통일암..
통일암과 백운봉과 뒤로 가섭봉
통일암.붙여놨나? 바람에 날라갈 듯..
이곳에서 간식타임을 갖으려다 내려간다.
삼각점
여주방향을 흘러 내려오는 남한강의 풍경을 담아주고
가섭봉과 용문봉을 담아본다.
나는 앉아서
싸리나뭇잎은 노랗게 물들어가고
계단을 내려가 잠시 오른쪽 바윗길로 빠져본다.
이 바위끝으로 가보자.
조망이 조금 선명해진 느낌이다.
갑자기 떨어진 공기에 축 늘어진 구절초
하늘의 하얀 구름 한 줌을 담아준다.
이곳의 바위들은 모두가 차돌인가보다..하얗게 보인다.
구름재까지 한 달음에 내려와서 함왕봉으로 오른다.
등로옆에는 보랏빛 꽃향유가 지천이라 입가에 절로 미소가 머물게한다.
함왕봉까지 거리는 얼마되지않지만 이름없는 봉우리를 넘고넘어야한다.
다 왔어?하면 또다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조망도 물론 있을 리 만무다.
그나마 하얀 구절초와 연보랏빛 개미취꽃이 어찌나 이쁘게 폈는지 웃으며 걷게해준다.
이래서 자연은 좋은 것이야...
이렇게 싱싱한 꽃향유를 본 적이 없다.
꼴길을 걷는다.
이곳의 바위들은 뾰족하고 거칠고허니 부딫히지않게 조심해서 걷는다.
바위틈에는 어여쁜 소나무가 자라고
노랗게 변해가는 싸리나무
저기 뾰족한 봉우리가 함왕봉인줄 알고 씩씩하게 걸었더만 트랭글이 조용하다. 아닌가벼..
다시 올라가고
하얗게 보이던 바위
뒤돌아보니 이런 모양이다.
구절초
뒤돌아 본 백운봉
역광이어서 화질이 많이 떨어짐.
뒤로는 음...절벽.
앉아있기도 다소 불편한 자리.
함왕은 누구였을까?
함왕은 삼한시대 양근(양평) 함씨 시조라는 설과 고려 개국공신인 함규라는 설이 있다.
함혁이 세운 부족국가는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졌으며, 고려를 손아귀에 넣으려고 했던 함규의 노력도 실패했다고한다.
어찌됐건 함왕은 너무 큰 욕심에 실패한 인생이다.
그래서일까?
함왕산성은 무너져 내리고 이젠 흔적만 여기저기 흩어져있을뿐이고 함왕봉은 번듯한 정상석도 없고 조망도 없다.
나뭇잎들은 이미 다 떨어지고
구절초도 떨어진 기온탓에 시들해져간다.
그래도 꽃향기는 남아있어요.
다시 바윗길을 올라가서
ㅎㅎ
구절초의 향기를 듬뿍 들이킨다.
뒤돌아 본 백운봉
그래도 오늘 하루 웃을 수 있어 좋은 날이다.
매일매일의 다람쥐 쳇바퀴도는 삶에 갇혀있다가 자연의 품 안에서 맘껏 웃고 구경하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오른쪽 맨 뒷켠으로 북한산 백운대가 보이기는하는데...보이나요?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의 유명산
전망대...다 부숴져간다.
이곳에서 커피 한잔 시원하게 마시고 이젠 함왕봉으로 간다.
다시 바라보는 양평읍
암릉사이로 오르고 올라 전망대 비스무리한 곳에 닿으니 다 부서져있다.
관리가 안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전망대에 올라앉아 커피 한잔으로 당분을 보충하고 내려간다.
여기가 함왕봉인가?하고 오르면 더 앞쪽에 봉우리가 나타난다.
약간은 지루함도 더해지고있을 때 트랭글이 띠링띠링 울린다.
이곳이 함왕봉인가?
장군봉까지는 금방이지만 그것도 별 조망이 없는 곳이니 이곳에서 하산하기로한다.
처음부터 오늘은 장군봉이나 가섭봉은 계획에 없었으니까..
흡사 늦가을과같은 풍경도 만나고
잠시 단풍꽃에 웃음을 짓다가
다시 바윗길을 지난다.
바위틈으로 피어잇는 구절초가 이쁘고
이젠 가을을 영접하려하는 용문산이다.
이곳이 함왕봉.
장군봉이 1KM앞으로 다가왔지만 오늘의 목표는 다 채웠다.
어쩌다 이렇게 허리가 휘었니?
나도 너처럼..
조망도 표지석도 없는 함왕봉...들려오는 얘기처럼 함왕의 헛된 욕심과도 같다.
하산길...
말없이 걸어가면 너무 심심해 조잘조잘..ㅋㅋ
계속되는 3.2km의 내림길은 완전 숲길이다.
능선에서 볼 수 있었던 단풍대신 이곳은 푸른 숲길이었고 오름길에서 만났던 너덜길대신에 이길은 부드러운 흙길이다.
계곡에 닿을 때까지는 야생화도 하나도 없고..
나중에는 입도 문닫아걸었다.
이런 숲길은 사나사계곡을 만날때까지 쭈~~욱 이어진다.
길고 긴 내림길,,자칫 심심하고 지루해지기쉽상이니 즐겨요.
이렇게 자꾸만 내려간다.
드뎌 계곡길에 닿았다.
사약을 만들때 사용했다는 천남성이다.
사나사계곡은 거이 청청지역이나 다름없다.
사나사를 빠져나오며 산행은 마무리된다.
양평의 마테호른이라 부른다는 용문산 백운봉이다.
시원한 조망이 보고싶었고 예전부터 가고싶었던 곳에서 가을 마중을 나왔다.
바람에서는 가을은 이미 와 있었고 나뭇이들은 가을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등로옆에는 보랏빛 꽃향유가
하얀 구절초가 가을 마중을 나온 나를 마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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