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여행같은 산행을 해본다.
그동안 날씨가 안 좋아 미루고 미뤄두었던 월출산의 시리봉과 노적봉을 다녀오게되었다.
오늘 가 보니 한 여름에 갔다가는 거의 죽음이었을거라는 생각을 해보며 미뤄진 게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자차로 움직이기에는 너무 먼 거리인 전남의 영암땅이니 비용은 다소 들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2년전에는 ktx를 타고 나주까지 갔었는데 첫차 출발시간이 용산기준 5시50분으로 너무 늦다.
하지만 내가 누구냐...ㅎㅎ 더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
용산에서 5시10분 열차를 타고 광주송정역에 내리면 6시55분이고 곧바로 나주행 무궁화호가 7시4분에 출발한다.
나주까지는 10분...자리에 엉덩이 붙이자마자 일어나야한다.
나주역에 도착하면 7시14분..곧바로 택시에 올라 영산포터미널로 이동하면 7시50분 영암여객자동차터미널행 버스를 탈 수 있다.
30분 후 빠른 이동을 위해 택시를 타고 녹암마을 영암교회입구에 내린다.
둘이 이동하기때문에 택시비나 버스비나 별반 차이가 없다.
버스도 거의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니 산행들머리까지 이동이 어렵진 않고 영암여객자동차터미널에서 산성대입구까지 걸어가 기찬묏길을 이용해서 걸어가도된다.
산행일 : 9월20일
산행코스 : 녹암마을(영암교회)-대동제-시리봉-노적봉-군함바위-노적봉-범바위-주암마을
영암교회에서 앞쪽 포장도로를 따라 800m정도 걸어간다.
풀밭에 꽃무릇이 아침을 맞아준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벼이삭은 어느새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인사하고 마을로 들어가는데 멍멍이들의 합창이 시작된다.
안개속을 뚫고 나오는 아침햇살
대동제앞에 도착...공사하는 소리가 드르륵 들려오고
희미하게 보이는 저기가 시리봉
안갯속으로 사라지는 데크길따라 걸어간다.
올 여름 비가 그렇게 많이 내렸다는데 저수지에 물은 별로 없고
두터은 안갯속에 풍경도 오리무중..
데크길은 기찬묏길로 이어지는 둘레길이고 나는 현수막 너머로 월담을 한다.
이곳도 며느리밥풀꽃이 대세.
산박하도 지천이고
참취꽃도 마찬가지다.
잠결에 창밖을 보았을때는 햇살이 가득했었는데 광주에 다가갈수록 뿌연 안개에 이무것도 보이지않았고 녹암마을에서 들머리까지 걸어갈때도 안개에 휩싸여있었다.
물론 태양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질 않고...
대동저수지위 둑방길따라 쭈욱 걸어가서 맨 마지막 월담을 한다.
나무숲속 오솔길을 따라 올라간다.
산행시작 30분만에 조망이 트인다.
영암은 아직도 짙은 안개..여기서보니 운무에 가여 아무것도 보이지않는데 고갤 들어보니 시리봉보다 먼저 향로봉이 인사한다.
유후~~
안개에 휩싸인 영암읍내
멀리 활설산의 풍력기는 뱅뱅 돌고있다.
올라온 대동제를 바라보고
가야 할 시리봉도 올려다본다.
향로봉의 멋진 이감들...기다려요,,내 금방 만나러 갈란다.
안갯속을 벗어나니 하늘은 파할고 나무들은 푸르고 햇살은 따갑다.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 영암의 들판
조금씩 벗어나고있다.
모싯대가 색깔 곱네요.
운무가 숲을 이뤘다.
이제야 드러나는 영암읍의 풍경
손이가요 손이가,,가 아니라 눈이가요 눈이가..향로봉 구정봉 너머 월출산의 대장도 보인다.
영암여객자동차터니널도 보이고,,,눈으로 그려보니 궂이 택시를 타지않고걸어와도 될 거리다.
공평하게 나 한번오빠 한 번
이젠 올라가요.
볕이 좋은 곳..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주며 운무가 넘실대는 영암의 들판을 바라보며 아침을 먹는다.
10시..자리를 털고 일어나 올라가는데 아휴~~
밥 먹고나면 더 힘들어.
햇볓 한 줌 들어오지않는 숲길을 낑낑대며 오르니 금방 시리봉이라 띠링띠링 알려준다.
정신이 있는 듯 없는 듯한 등로따라 올라간다.
가느다란 로프를 붙잡고 올라오니
이런 바위도 보이고
암봉따라 가다가 올려다보니 이런 모습도 보이고
맞아..가을은 결실의 계절..빨간 열매가 루비같다.
내 키만한 조릿대숲을 지나니
쨔잔하고 영암일대의 너른 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오늘 내려가야할 범바위능선이다.
뾰족하게 솟은 월출산 천황봉과 향로봉은 미왕재를 거쳐 도갑사로 이어지고
범바위능선중에서 가운데 봉우리가 범바위란다.
범바위능선뒤로 월각산 주지봉이 보이네요.
좋다고 소리지르는데 소리는 안 들리고 입만..와~~~
오늘 수면시간은 열차안에서 약 1시간30분 정도다.
그래도 좋다고...좋지 암요.좋구말구요.
영산강너머로 강진땅의 산꾼들이 보이고
오늘 산행지가 여기라고 그림을 보여주고 엄청 설명해줬는데 그때는 듣지않고있다가 이제와서 향로봉 가는 줄 알았는데 여기로왔다고 뭐가 어쩌고저쩌고..으잇~~쾅~~한 대 쥐어박고싶어지더라마는 꾹 참았다..참는자에게 복이있나니..
여기가 시리봉이래요..표지석도 암것도 없어요.
시원스런 조망에 발걸음은 쉬이 떨어지질 않는다.
월출산 시리봉코스는 암봉하나 넘으면 숲길이고 다시 암봉 하나 넘으면 또 숲길이 반복된다.
암봉에 오를때마다 펼쳐지는 풍경에 와~~
소리질러~~~!
지나 온 시리봉..대동제에서 2km정도 될라나?
저기 새바위가 보인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영암읍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흐믓하게 미소가 번지는 이유는 뭘까?
산행거리는 짧지만 시간은 엄청 많이 걸린 오늘이다.
하지만 시간이 뭐 대수랴..해 떨어지기전에만 내려가면되는거지.
아니면 일몰을 만나고 내려가도되잖아?
영산강이 노란 저녁놀에 물드는 풍경도 아름답다던데..
안락의자처럼 편안한 바위다.
요살스럽게 생긴바위를 당겨본다.
얘는 코끼리같아보이기도하고..아래 보이는 대곡상수원지는 노적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만나는 큰골계곡과 연결된다.
암봉에 오를때마다 구경하기 좋은 날씨다.
천황봉 향로봉에 자꾸만 눈이가고 그곳에 가고싶어진다.
암봉을 내려와서 뒤돌아보고
껴안아주면 좋대?
가다가 다시 또 뒤돌아보고
오빠한 장 담아준다.
암봉을 뒤돌아가니 새바위가..
이게 무슨 새야?
전혀 새 같지않은 새바위
올려져잇는 돌이 움직인다..어이쿠.
무서웡..
내려와서...
다시 또 올려다본다.. 천황봉 향로봉
지나 온 바윗길
새바위는 저기 소나무에 가렸다.
올라갈 수 있는 바위는 올라가보고 커다란 바위는 우회하고 돌아가보면 오를 수 있기도하지만 자칫 그냥 지나가다보면 멋진 바위를 지나치기일쑤다.
오늘 산행은 짧은 거리인데 시간은 엄청 오래걸렸다.시간이 무슨 대수랴..
어차피 해지기전에만 내려가면되니까 세월아 네월아 놀면서 걷는다.
이 바위를 보고 먼저 올라가보란다...음...날 무시하네?
그래서 보란듯이 올라갔다.
체인지하러 내려오고있는데
카메라만 던져주고 저리로..
월출산 산성대코스도 눈에 들어오고
지나 온 봉우리들..
산성대코스를 걷다보면 이곳 능선이 보이더라만..
이러다 병 나겠다,,,상사병.
저기 바위에 올라갈 수 있을까?
걷는 길 내내 바위가 우후죽순처럼 솟아있다.
그냥 둘리 없으니 나중에 두 팔이 힘들겠다.
이제야 얼굴이 조금 펴진다..웃으면 복이온대요.
나보다 더 신났다.
사진을 마구마구 찍어댔더니 800장이 넘더라.
상사병나기전에 저길 빨리 다녀와야겠네요.
일단 여기서 폼 잡고
저기 마당바위처럼 생긴 곳에 올라가야지.
어휴~~
앞에 보이는 바위에 올라가겠다고 기다리랜다.
한참이 지난후에 올라간 모습이 보인다.
온갖 포즈를 해보지만 너무 먼 거리라...ㅎㅎ
대충 찍어주고 나도 올라가야하는데 우어억~~~
오늘 올라간 바위중이 최고난도였다.
암튼 낑낑대며 나도 올라가니 마당처럼 널직하니 좋다.
한참을 놀고 아침 먹은 지 오래라 간식 좀 먹고가자.
올라갔네..
나도 올라가면서 짱뚱어인가?
나는 오빠가 로프를 내려줘서 낑낑대며 올라왔다.
올라오니 같은 모습이지만 새롭네.
앞쪽 바위도 훤히 보이고
지나 온 바윗길을 감상하며
오빠도 한장 담아주고
훨성산이 더 잘 보이는 이곳이다.
월출산...기암들이 워낙 많아서 수석전시장이라고한단다.
어느 코스를 밟아도 절대 실망할 리 없는 월출산이지만 정구등로보다 비탐길이 더 많은 듯하네요.
요기다 로프를 매어놨지만 내려갈때는 로프 풀고..
오빠가 먼저 내려가서 날 담아준다.
이러니 시간은 많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지요.
월출산은 정규탐방로외에 가고싶은 비탐방로가 몇군데 있다.
그 중 오늘 한 코스를 걷는다.
일요일이지만 오늘은 아침에 오르던 4명외에는 만나는 사람이 없으니 무척이나 한가롭다.
마스크를 벗으니 새콤달콤한 공기가 코끝을 들악날락하니 참 좋다.
소소한 일상을 잃어버린 요즘인데 산행에서 일산을 찾는 것 같아 좋다.
음...좋다.
비탐방로안에 출금표시라,,,뭔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냥 지나쳣는데 이곳에서 내려가면 마애여래좌상을 볼 수 있단다.
암봉을 내려왓으니 다시 숲길을 걷는다.
날머리 범바위능선
맨 앞쪽 능선이 큰골계곡으로 이어지는데 여름에는 시원하니 알탕하기 좋은곳이란다.
뭘 보는지...
지나 온 바위들...이 바위 아랫쪽에 마애여래불이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알바위라 이름지어주고
저기 노적봉이 다가왔다.
이젠 향로봉도 가까워졌고
다시 또 사진놀이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니까요?
ㅎㅎㅎ 내가봐도 너무 웃겨..
봐도봐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가야할 노적봉
지나 온 능선
반득반듯한 영암의 들판
심심할 틈도 없고 지루할 틈도 없다...아직까지는.
처음 걸어보는 길이니 또 어떤 멋진 모습이 쨘하고 나타닐까 기대까지해가면서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며 즐긴다.
왼쪽 나무있는 곳으로 올라간다.
저기가 노적봉이야.
올라간 사람은 오빠가 먼저인데 사진은 내꺼가 먼저 나오네.
오늘도 사진은 순서가 뒤죽박죽.
다음에 다시 문의해야겟다..얼른 오루수정해달라고.
배불뚝이 고릴라
바위 하나와 추억을 남기고 숲길을 걷는다.
그러면 또 하나의 바위를 만난다.
잠시 쉼을 갖으며 아름다운 월출의 풍경에 넋을 잃는다.
붉은 단풍이 암릉 곳곳을 물들이면 심쿵하겠다..
지금도 쿵쿵거리는데...
잠시 이곳에 머무르며 시원한 냉커피 한잔을 마시고
당보충을 하고간다.
저렇게 올라가고 내려오고
커다란 바위를 만나 이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뒷쪽에서 바라본 모습
앞쪽에서 바라 본 모습
조만간 저곳으로 가기 않을까하는데...
단풍들면..음...그러니까 11월에요.
키스바위란다..귀에대고 속삭이는 모습같은데.
귀엽네.
암봉아랫쪽으로 돌아서
이 바위에도 올라갈 수 잇을까요?
저기 발가락 세개..족발바위다.
아침 8시27분부터 산행을 시작해서 지금이 1시 55분이니 거의 5시간이 지났다.
저기 보이는 노적봉까지만 올라가면 하산길이니 거의 다 온 셈이다.
월출산...구름을 걸친 채 갑자기 우뚝 솟아 눈앞에 다가서는 천황봉의 모습과 그 위로 떠오르는 보름달..
생각만해도 아름다운 풍경이 그려지는데 설악처럼 우뚝 솟은 월출산에서 달맞이산행이가능하겠는가?
1부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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