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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반짝반짝 설탕가루가 뿌려진 봄속의 겨울풍경화 선자령은 환장할만했다.(1부)

by blue13sky 2022. 8. 8.

3월 첫날과 둘째날 강원도에 눈이 엄청 내렸다.
시시각각 전국의 cctv로 생중계를 보듯이 눈알이 핑글핑글 눈소식을 찾아본다.
미시령 진부령은 어차피 눈이 많이 내리면 갈 수 없는 곳이니 접근이 좀 더 쉬운 대관령쪽을 본다.
영동고속도로근처에 이틀동안 눈이 많이 내리고 양떼목장에 전화해보니 1m는 온 것 같다는 약간의 뻥이 섞인 소리를 듣고 오빠를 졸랐다.
화요일에 북한산에 가도 눈 덮힌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었겠지만 하루 미루고 수요일 선자령으로 가기로 약속을 받아두고 벌써부터 심장은 쿵쾅대기 시작한다.


산행일 : 3월3일
산행코스 : 대관령휴게소-새봉-선자령-하늘목장갈림길-양떼목장-대관령휴게소

 

 

 

 

 

 

 

 

 

 

 

 

 

 

 

 

 

 

 

 

 

 

 

 

 

 

 

 

 

 

이때 아니면 볼 수 없는 눈이다.
설악산에 가고싶었지만 산방기간이라 통제고 오대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만만하게 보이는 선자령으로 눈 구경 가자고 졸랐다.
가게 정리라고 달려가 산행하고 또 달려와 가게 일을하려면 물론 피곤하겠지만말이다.
새벽 3시에 대관령휴게소에 도착...일출을 보려면 30분전에는 올라가야하지만 오늘은 잠이 우선이니 차안에서 3시간여 잠을자고 6시30분경 배낭을 메고 오른다.
눈이 엄청나게 쌓여있다.
기분 째진다.
얏호~~!

어둠속의 대관령 휴게소..여명이 밝아온다.

서쪽으로 넘어가는 달이 휘엉청 밝게 빛나고

입구의 낙엽송을 바라보니 입이 저절로 쫘악 귀에 걸리기 시작한다.

아직은 어두운 시간이이만 그 모습을 감출 수는 없고

 

아무도 건드리지않은 곳으로 발을 들여놓으니 푹 들어간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흔적도없이 사라질 게 분명하다.

오늘 아침기온은 영하 15도였지만 바람이 없으니 체감온도도 비슷할거고 낮기온은 영상일게다.

인간이 만든 풍력기와 나무들 하얀 달이 조화를 이루어 멋진 풍경을 만들어준다.

이 풍경도 멋지다고 한장 찍어달란다.

 

 

나무들은 이렇게 하얀 눈옷을 입고있다,,,다소 무겁게 보이기도하구먼.

초입부터 카메라가 바쁘다.

오빠는 앞에서 걷고 나는 뒤에서 이렇게 놀면서..

 

특수조림지사업으로 가꾸어진 전나무길이 예쁜 곳이다.

첫 걸음부터 눈알이 핑글핑글 돌아간다.
와우~~!
터져나오는 탄성에 얼굴엔 이미 웃음바가지 가득하다.
뽀드득 뽀드득 소릴내며 눈을 밟는데 앞서 간 사람이 없었다면 클 날뻔~~

 

 

 

들어가고

빠져나오고..앞으로도 이런 모습이 쭈욱~~

 

 

 

노랗고 빨간 반짝이 꼬마전구를 달아주면 영락없는 크리스마스트리다.

 

 

 

대관령의 특수조림지의 탄생은 이렇다.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5.16구테타에 이어 병역기피자와 불량배들에게 고된 노동을 시키기위해 국토건설단에 의해 화전을 일구게되었다.
그 후 북한 게릴라들의 잇단침투에 대비하기위해 화전만들을 정착시키면서 벌거숭이로 변해버린 대관령에 전나무와 잣나무 낙엽송을 심어 가꾸면서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게되었다고한다.
주민들의 노력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던 일이라고한다.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전나무숲길을 걸어가며 황홀경에 빠진다.

 

 

 

 

 

 

전나무숲을 빠져나오면서 낙엽송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 선자령에 오는 이유는 쭉쭉 뻗은 삼각형모양의 전나무를 보기위함도 있지만 바람때문에 한 방향으로 자라는 낙엽송을 보기위함도 있다.
낙엽송사이로 하얀 모자를 눌러 쓴 고루포기산도 보이기 시작한다.

강한 바람을 피하기위해 세워놓은 방풍울타리도 특수조림사업이 가능하게했다고한다.

한 방향으로만 자라는 낙엽송

 

 

 

 

완전 신났구만.

 

 

 

 

 

 

안 찍는가고하면서도 살짝 폼을 잡는다.

 

 

 

기분이 좋아지면 나오는 폼..

 

 

 

 

 

전나무숲길과 낙엽송과 해어질 즈음이면 kt통신탑을 지나게된다.
그리고 국사성황당에서 올라오는 삼거리와 만난다.
이젠 겨우 1.3km 왔는데 1시간이나 걸렸다.
대관령 휴게소를 지나 백두대간 선자령까지는 5km..
임도따라 올라가는 길이니 어려움은 없지만 눈구경하며 걸으니 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지기만한다.

 

 

케이티 중계소옆을 지나가는데

이렇듯 아침햇살과 어우러진 멋진 풍경도 만날 수 있었다.

 

그냥은 못 가요.

 

 

 

 

 

국사성황황당에서 올라오는 길은 봄과 여름엔 야생화 천국인데...

선자령으로 가는 길은 부드럽기만하다.
수북하게 쌓인 눈을 밟는 기분이 참 좋다.
넓은 임도길을 벗어나 좁다란 전나무숲길로 들어선다.
빽빽한 숲속의 공기를 흐흡~~ 들이마시며 룰루랄라 흥얼거리기도한다.

 

 

 

 

능경봉 고루포기산의 봉우리들은 하루종일 저렇게 하얗더라.

 

 

당겨 본 능경봉과 고루포기산

 

 

 

 

 

 

 

 

 

 

 

오늘같은 날은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먕 눈으로 보고 몸으로 즐기는 게 더 좋은 날이다.
쌓인 눈만 보면 들어가고 프다.
푹푹 빠지는 눈속이 좋다.

 

 

내가 눈 밭에 들어가면 왜 또 들어가하면서도

따라 들어가서 한 번 폼 잡고나오네.

 

 

앞만 보고 걸어가는 오빠를 불러 세워놓고 여기 한 번 서봐,,하면 마지못해서 서 있는다.

 

지나 온 길

 

 

 

 

좁다란 전나무숲길을 빠져나오면 비위 하나 만난다.그 곳에 올라서면 지나 온 길이 훰히 드러나면서 대관령의 풍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그 뒤로 하얀 이불을 뒤집어 쓴 고루포기산이 파노라마를 만들어준다.

사방이 온통 하얀 유리벽이다.

눈이 부셔 쳐다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하얀 세상이다.

사진으로는 아주아주 쪼금밖에 표현이 안되네.

 

고갤 들어 푸른 하늘도 바라보고...역시 상고대는 파란 하늘과 함께해야 더 빛나는겨.

 

 

 

 

 

 

 

 

 

 

 

 

온 세상이 하얗다.
아침 햇살에 반짝거리는 세상이 아름답기만하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이런 겨울 풍경을 만나다니...

 

 

 

 

 

 

 

 

 

 

 

 

 

 

 

 

 

멋진 풍경을 뒤로하고 잠시 가파르게 올라가면 새봉전망대이다.
영동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선자령 아래로는 대관령 터널이 지나간다.
그리고 강릉으로 향하는 ktx레일도 지나간다.
동쪽으로는 동해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멋진 풍경앞에서 한참을 말없이 서 있다간다.

 

새봉에서 바라 본 강릉방향의 풍경

 

능경봉과 고루포기산

 

 

 

 

 

새봉전망대

새봉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다시 숲길로 들어선다.
봄이면 이곳 오솔길옆에는 온갖 야생화들이 웃음꽃 활짝피며 반겨주는 길이지만 오늘은 그냥 하얀 색만 있다
눈이 부시다.
바라볼 수 없다.
이 많은 눈을 담아내기도 어렵고
삽으로 푹 떠서 가져갈거나?
깔깔거리며 조잘대며 미끄러지듯이 내려간다.

 

 

 

 

 

 

 

 

 

 

눈이 어찌나 깨끗하던지 눈속은 옥빛으로 보이더라.

이렇게 웃고 웃다가

숲길을 빠져나온다.

 

잠시 선자령의 동쪽 옆구리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내려가본다.
그냥 웃음만 나온다.
왜냐구요?
너무 좋아서요..ㅎㅎ

선자령의 동쪽사면의 모습

 

 

 

 

이곳에서 얼마나 돌아댕겻는지 다리가 아플 정도다.

 

드뎌 넓은 조망이 활짝 열리는 곳에 올랐다.
이무도 밟지않은 하얀 눈밭을 미친듯이 걸어다닌다.
그래..
이럴 때는 그냥 미친 척해야 멋진 그림이 나오는거야.
자연스럽게.
오빠는 눈밭을 부지런히 걸어다니고 그 뒤를 쫓아 나는 카메라를 열심히 들이댄다.

 

새봉전망대와 걸어 온 길.

 

 

 

 

 

 

 

기분이 좋다고 이쪽으로 쭉

 

반대쪽으로도 쭉,,,스트레칭 엄청나게하고

또 어디로 가시려구?

 

이곳에 오니 나보다 더 신났군.

 

 

 

 

4분동안에 60여장을 담았다.
눈밭에 들어가기 싫다더니 나보다 더 먼저 눈밭에 들어가 놀고 나온다.
그럼 이젠 내 차례지?
만들어놓은 발자욱을 따라 내 발걸음도 눈밭으로 들어간다.
얼마나 웃어댔는지 지금도 목이 칼칼하넹.

 

 

 

 

고개 숙이고 웃고

서 있다 웃고

가다가 웃고

어흥~~뭘 잡으러 가는 모양새다.

아무도 없었으니 망정이지...미쳤다는 소릴 들을 뻔~~

 

 

그렇게 한 참을 이곳에서 웃고 떠들었다.

지금도 목이 아퍼~~

 

 

 

 

 

 

 

 

 

한바탕 놀이가 끝나고

겨울 선자령이지만 오늘은 봄날~~
연분홍치마가 아닌 하얀 눈가루가 봄바람에 흩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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