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날씨가 영 안좋다.
오늘도 마찬가지...하늘은 뿌옇고 다른때같으면 북한산의 암봉이 선명하게 보이는데 요즘엔 보일락말락이다.
곱기만하던 단풍도 이틀전 내린 비와 우박과 천둥소리에 화들짝 놀랐는지 말라비틀어지고 땅바닥에 뒹굴며 흙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그럼에도 아무말없이 숨은벽으로 간단다.
난 별론데...
산행일 : 11월 2일
산행코스 : 사기막-마당바위-영장봉-악어새-인수봉뿌리 한바퀴돌고 밤골계곡-숨은벽-사기막
늘 가던 송추 언저리에서 아침을 먹고나왔는데 젠장~~자동차가 말썽을 부린다.
시동이 안걸려...
워낙 오래된 자동차지만 이런 적 한 번도 없었는데...
보험사를 불러 배터리 충전후 시동을 켜고..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이후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할까봐 새로운 배터리로 교체하고 사기막으로 향한다.
사기막은 여전히 야영장공사중..
입구에 주차하고 늦은 10시 30분 산행을 시작한다.
벌써 늦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엄청 많다.
계속 추월하면서 쉬지않고 오른다.
온 산이 붉은색인데 이는 단풍나무가 아니고 참나무나 상수리나무의 붉은 잎때문이다.
등로도 새롭게 정리되어 깨끗해졌다.
해골바위까지가는동안 조망이 열리면서 눈이 즐거워야하는데 꼭 백내장 낀것마냥 뿌옇게보인다.
온 산이 붉게보이는데 참나무 덕이다.
마당바위에 와서 바라 본 숨은벽은 오늘따라 더 흐릿하기만하다.
해골바위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이곳으로 마당바위로 가려다가 오빠가 싫다고해서 뒤돌아나온다.
해골바위에서 한 참을 기다렸다가 얼른 몇 컷 찍고 마당바위로 올라간다.
여기는 지난 번 쇠기둥뿌리가 끊어져 덜렁댔었는데 계단으로 바꿔놓았다.
상장능선
상장능선
당겨 본 오봉과 도봉산
새롭게 바뀐 등로
마당바위오르면서 한 컷.
마당바위에 올라 온 사람들 모두 환호성이다.
숨은벽의 모습과 백운대 인수봉의 어우러짐은 늘 봐도 멋진데 사면에는 붉게 물든 참나무의 단풍이 한창이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단풍은 온데간데 없더라.
숨은벽 오르기전에 영장봉에 먼저 올라간다.
마당바위에서 바라 본 해골바위
노고산방향
영장봉은 비탐구역이지만 이젠 정탐등로처럼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니 맘 편하게 정규탐방로로 바꿔줬음 좋겠다.
역시나 이곳에서도 인수봉이나 숨은벽은 역광인데 공기의 질마저 나쁘니 사진 찍고싶은 마음이 하나도없다.
영봉방향
마당바위에서 오르는 숨은벽방향
가을은 이미 숲에서 떠나가버렸다.
뭐든 때를 맞춰 찾아와야하는데 가버린 단풍을 뭐라할 수는 없는 일...
오늘은 악어새를 만날 예정에도 없었지만 보고픈 단풍이 없으니 악어새나보러가자고한다.
못먹어도 go~~
슬랩을 서너개 올라가고 직벽을 기어올라가고 아주 낮은 포복으로 굴도 통과해야 만날 수 있는 악어새다.
짧지만 경사가 약간 있는 슬랩을 오르고
올랐었던 영장봉도 쳐다보고
상장능선 너머 보이는 오봉과 도봉산도 또 다시 바라본다.
두 번째 슬랩을 오르고
건너 편을 또 바라본다.
올라와서 바라 본 두 번째 슬랩
영장봉이 가까이 보인다.
세번째 슬랩...겁 먹으면 오르지 못하고
인수봉의 귀바위도 보이기 시작한다.
영봉쪽 단풍이 이뻐보이는지 저 곳에가면 좋을 것 같다고하는데 거기가도 마찬가지일테니.
설교벽과 인수봉의 귀바위가 보이는 곳.
상장능선과 뒤로 보이는 오봉과 도봉산사이에는 우이령길이 지나간다.
영봉
마지막 슬랩을 오르기전에 위로 올려다보니 악어새의 부리가 보일 듯 말듯하다.
숨은벽능선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줄 지어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도봉산방향
아랫쪽에도 길이 보여서 쳐다보고
영장봉에서 만났던 카친님들은 숨은벽을 오르고 있었다.
귀바위도 당겨보고
숨은벽을 오르는 사람들
악어새로 오르는 마지막 직벽인데 직벽처럼 안 보인다.
그리고 배낭도 집어던지고 낮은 포복으로 기어올라와야한다.
악어새에 올라 푸른 창공울 날아가본다.
숨은벽위로는 많은 사람들의 왁자지껄거리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숨은벽능선인데 아무나 오를 수 없는 길이다.
악어새
영장봉방향과 숨은벽
오빠 먼저 올라가서 악어새바위에서 사진놀이 시작한다.
알아가고
부리에서 멀찍이 떨어져앉아서
좀 더 가까이 부리로 옮겨앉아서..
숨은벽의 마지막 부분에 서 있는 카친님들.
당겨 본 도봉산
영장봉
오봉
이번엔 내가 악어새바위에 올랐다.
사진을 엄청 찍고 또 찍고...
또 다시 올라가 또 찍고..ㅎㅎ
내려간다.
악어새바위에서 내려와 단풍을 보겠다고 인수야영장쪽으로 돌아서가잔다.
이곳으로 오면서 본 단풍은 이미 다 지난후였는데 그걸 모를리없건만 그 쪽으로 간다고하니 그냥 따라간다.
그래서 1시간이 넘도록 인수봉뿌리를 따라 돌아다녔다.
단풍은 없다고요~~!
이곳이 인수봉 설교벽.
이대로 오르면 인수봉 꼭대기..
보기만해도 미끄러워보이는구만.
바위가 상당히 미끄럽다.
내년에 이쁜 꽃을 피워다오...처녀치마.
빨간 단풍은 이미 다 말라버렸고 생강나무만 노란 빛으로 남아있다.
영장봉을 올려다보고
이 정도라도 좋다고.
한창때는 엄청 화려했을 숲속을 걷는다.
잠수함바위가 보이고 아직도 인수봉뿌리를 따라 움직이는 중...
오늘 숨은벽엔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물론 처음 온 사람들도 많더라.
숨은벽 엄지바위로 올라가는 것도 볼 게 없다고 가지말잔다.
2시40분...호랑이굴을 지나 밤골계곡으로 내려간다.
역시나 이곳은 단풍이 사라진지 오래다.
잠수함바위 몸통
잠수함바위 선수도 보이기 시작한다.
영봉이 다시 낮아졌다.
작년엔 엄청 고왔던 곳인데.
인수봉의 뿌리를 살짝 밟아본다.
잠수함바위의 선수
인수봉
또 살짝만 밟아보기
선등자를 줄서서 바라보고있는 암벽꾼...선등자는 남자 아랫쪽에서 쳐다보는 사람들은 여자인데 내가보기엔 완전 초보같아보였다.
다시 올라가고
밤골계곡으로 내려가다 다시 숨은벽으로 올라간다.
벌써 3시다.
늦었으니 발걸음도 빨라지고 사진도 대충 구경도 대충...하긴 구경할 게 뭐 있나?
밤골계곡으로 내려가면서...이곳도 단풍이 고운 길인데 여지없다.
파랑새능선의 동북사면
파랑새능선의 장군봉
바람골에도 단풍은 없다.
아직도 간간히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숨은벽의 매끈한 자태를 감상하고.
백운대북사면은 오전보다 더 역광으로 보인다.
숨은벽은 볼때마다 그 튼실함이 느껴지고 오르고 픈 충동이 일어난다.
그 만큼 매력적이라는거지.
헌데 오늘은 충분히 즐기지를 못하고...
숨은벽능선을 내려간다.
악어새바위가 있는 곳
마지막으로 이곳에 올라 몇 컷 담고
내려간다.
숨은벽 사진을 담기 가장 좋은 곳...내 생각이다.
오전보다 공기질이 조금 나아진 듯보인다.
단풍옷으로 갈아입은 처녀귀신바위
바나나바위에서 마지막 사진을 담아본다.
3시20분 마당바위를 지나가고 빠르게 내려간다.
내려오는데 아직도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물론 숨은벽엔 처음 오는 사람들...만나는 사람마다 아직도 멀었느냐고 묻는다.
오늘도 119헬기가 떴다.
쉬지않고 내려왔다.
자전거를 갖고 오르는 사람들.
사기막입구는 아직도 단풍이 곱던데...
여유롭지 못하게 산행을 하다보니 겨우 7-8km정도의 북한산이 설악산보다도 더 힘들고 허벅지근육도 더 뻐근하다.
지난 밤 천둥소리에 놀라고
쏟아지는 우박에 놀라고
쏟아지는 빗방울에 놀란 곱디고운 단풍은
흙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날씨가 왜 그모양인지
뿌연 미세먼지에
안그래도 늘 그늘지는 백운대와 파랑새능선북사면은 더욱 흐릿하게만 보였다.
영장봉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언짢은 기분풀려고 악어새바위에 올랐지만
멀리 보이는 오봉과 도봉산도 뿌연 미세먼지에 갇혔다.
북한산 언저리의 단풍은 울긋불긋이 아니라 말라비틀어진 참나무의 주황빛이라.
멀리서봐야 아름다운 단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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