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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달마를 만나고 달려온 외설악의 울타리(2부-울산바위 서봉)

by blue13sky 2022. 8. 10.

지난 번 오르지 못했던 울산바위 서봉을 오른다.
두 번의 실패는 없지..암..
앞으로 펼쳐질 풍경에 가슴은 콩닥콩닥거리고
지금까지 잘 해봤다고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며 울산바위로 향한다.

산행일 : 8월29일
산행코스 : 달마봉-안양암-울산바위 서봉-소공원


하늘은 말끔하게 개었고 습도도 그닥 높지않아 땀도 많이 나지않는걸보니 역시 설악의 공기는 다른가보다.
울산바위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아 마스크를 쓰고 걸으니 아무리 습도가 높지않고 바람이 시원하다하더래도 힘겹다.

서봉...쇼파바위에 앉아
울산바위 서봉 돼지바위위에서 바라 본 풍경

 

서봉을 오르면서

 

 

에일리언바위

 

일반적으로 서봉은 계조암이 입구라고하지만 얼른 마스크를 벗고 걷고싶어 계조암까지 갈 필요없이 표시목 4-4의 맞은 편에 있는 너락바위 우측으로 스며든다.
처음엔 계곡따라 걷다가 이내 등로를 만나는데 이쪽 길도 많이 다닌 듯 선명하기만하다.
오늘도 약간 알바를 하면서 서봉 입구까지 거의 두 시간이 걸렸다.

울산바위로 걸어가면서 올려다 보니 벌써부터 맘이 설렌다.

성질 급한 나무는 벌써 단풍이 들고

산길로 접어들었어도 도무지 이곳에는 야생화가 드물다

참취

안양암을 출발한 후 50분이 지난 시간...석문은 아니고 석문처럼 보이는 바위를 만나 왼쪽으로 진행한다.

 

커다람 바위위로 단풍나무가...단풍지면 이쁘겠다며 한 마디 던진다.

 

 

 

이 바위를 보고는 귀를 닮았다나뭐라나?

그래서 나도 한 장 남기고

석문에 도착...왼쪽으로 돌아 올라간다.

 

잠깐 오르막길을 올라가다 고갤들어보니 떠억허니 암봉이 보이기 시작한다...저게 서봉 맞쥬?

양주 불곡산의 악어를 쏙 빼 닮은 오동통한 아기 악어 한마리 발견하고

이곳에 오르니 황철봉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공룡능선도 그 모습을 보여주며 세존봉은 어니서나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당겨 본 황철봉의 너덜겅이 돌무덤이 확실하게 보인다.

로프가 매어있는 걸보니 제대로 찾아왔구나.
드뎌 서봉을 오르게된다.
겨우 바위 하나 올라왔을뿐인데 눈앞에 떠억하니 버티고 서 있는 거대한 바윗덩어리를 보고는 그 자리에 얼음 땡~~이다.

거대한 바위가 우뚝 서 있네...저게 떨어지면 어찌되는거겨?

생각하는 것마저도 끔찍하다....오래도록 붙어있어라 명령을 내려본다.

거기로 올라가는 게 아니고 앞으로 가야한다고요.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는 것은 고마운데 모자까지 뺏어갈라구한다.

가운데 암봉이 울산바위 서봉의 정상이라구.

그러니 오빠고 활짝 웃어주며 한 컷 남긴다.

이 순간 뭐가 더 필요하리...천하가 내것인마냥 즐겁다.

멋진 소나무 두 그루 양쪽으로 사이좋게 자라나고있어 멀리 공룡능선과 함께 담아준다.

번갈아 나도 한 컷 담고 올라간다.

달마봉에서 이곳 서봉까지오면서 산객은 서봉에서 내려오는 딱 한 분 만났다.
다들 어디로 간겨?
사람이 없으니 달마봉도 이곳 서봉도 온전히 내 차지다.
눈치 볼 것도 없이 맘껏 웃어가며 이 바위 저 바위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는데 자꾸만 방해꾼이~~

큰잎쓴풀

큰잎쓴풀...야생화가 귀하디귀한 곳에서 큰잎쓴풀을 만난다.

용담과 두해살이풀인데 잎의 맛을보면 엄청나게 쓴 맛을 보여준다고한다.

꽃은 대부분 시들시들해지고 겨우 몇 송이만 남아서 반겨주었다.

멀리 대청이 중청과 끝청 뿐 아니라 공룡까지 호위를 받고 서 있다.

 

가운데 가장 뾰족한 곳이 서봉의 정상이며 여기서 볼때는 저 곳에 얼씬도 못할 것 같아보이지만 오히려 오르기 쉽다는..

아무렇게나 끼워박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거대한 암봉들도 자세히보면 질서가 있다.

그 질서가 무너지면 와르르~~~순식간에 붕괴가 이일어나겠지?

세상사도 마찬가지...날마다 들려오는 끔찍한 소식들도 질서가 무너져가고있기때문이 아닐까?

헛~~예까지와서 무슨 생각을~~

오빠도 모자가 날려갈까봐...후훗~!

금방이라도 뭐 하나 날려버릴 것만같아보이는 저 바위는 올라가볼까하다가 바람때문에..

서봉에 오르자마자 서봉의 마스코트인 에일리언부터 찾아본다.
영화에서나 만날듯한 외계인바위의 모습을 보니 너무나 반갑다.

에일리언이 무서웠나? 뒤의 돼지바위는 딴청을 부리고있다.

자연의 힘이란 참 오묘하기도하지...어느 조각가보다도 더 실감나게 다듬어놨다.

오빠도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하고

바람에 머리가 날리니 이 참에 귀신놀이라도해볼까? 이히힛~~

 

 

에일리언 바위에 홀딱 빠졌다 헤어나올즈음 울산바위의 위용이 눈앞에 나타난다.
지난 번 올랐던 부분이 어디쯤인지 감도 오지않지만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이제는 웃는다.

언제까지 이렇게 바윗길을 올라다닐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두 손 두 발에 힘이 남아있을때까지는 다녀오보자고.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산담바위를 보니 또 올라가고픈 충동을 느끼며 오빠가 올라갈 준비를 하는동안

나는 다시 함 번 울산바위의 위엄을 느껴보고

돌멩이를 타고 하늘을 나는 포즈를 하고싶엇지만 바람이 불어오니 그마저도 여의치 못하다.

바위끝에 앉아서 그 위엄의 느낌의 맛을 보고

나도 삼단바위에 올라가 포효를...와~~~

살짝 에일리언을 만져보디고하는 기술을 부려본다.

삼단바위에 올랐으니 한 방으로는 어림도 없지...두 세방 정도는 해 줘야..

갑자기 뒤돌아보는 듯한 포즈의 에일리언바위를 한 번 힐끗 쳐다보고

아휴~~눈이 마주칠까봐 두렵네.

이젠 서봉의 정상쪽으로 눈을 돌려본다.

돼지바위로 올라가 울산바위를 바라본다.

 

 

울산바위 근처에는 암봉은 하나도 없고 온통 숲이기때문에 바람이 많이 불어대는데 오늘은 그냥 시원하고 상큼하고 조망은 정말 좋았다.

울산바위서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오른쪽 흙이 보이는 곳으로..

가다가 또 담아본다.

볼때마다 멋지게 다가오는 서봉의 암봉이다.

 

돼지바위위는 편평하고 넓고 누워 한 숨 자고가기에 딱 좋아보인다.

이곳에서 달마봉과 울산바위 동봉부터 중봉까지 다 보인다.

저기 가운데 가장 놓은 암봉이 지난 번 올랐던 중봉의 꼭대기다.

이번 서봉을 다녀오면서 지난 번 중봉에서 서봉 넘어오는 길을 확인하고왔다.

울산바위를 온전히 즐기기위해서는 동봉에 올라 보고 곧바로 중봉으로 내려와 암릉 구경을 하고 이곳 서봉으로 건너오면 될 듯하다.

서봉...진짜 좋네하면서 온 몸으로 감정 표현 중...

지난 번 빠져나갔던 미시령계곡을 가늠해보고...원암저수지와 속초의 청초호와 영랑호까지 조망이 두루두루 좋은 날이다.

저곳 원암저수지에서 울산암으로 올라오는 등로가 있더라.

 

서봉 끄트머리에 미리령고갯길이 지나고 그 너머로 수암봉과 신선대가 보인다.

 

이제 아랫쪽에서는 그만 놀고 정상으로 올라가본다.
멀리서 바라보면 커다란 바위덩어리인 울산바위암봉에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게 믿기는가?
늘 산을 오르면서 갖는 생각이지만 이렇게 깊은 산속에 이렇게 높은 바위봉에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게 신통방통하기만하다.

 

앞쪽 너럭바위가 돼지바위등짝이고 그 앞은 에일리언의 머리부분이다.

달마봉부터 울산암 동봉 그리고 가장 뾰족한 곳이 중봉의 꼭대기

쵸콜릭바위도 당겨보고

정상으로 올라가다가 오빠가 저기로 가 있을테니 찍어달라며 다시 내려갔다.

봉우리가 울타리를 만든것같아보인다는데서 유래했다는 울산바위는 병풍처럼 솟아올라있는 화강암덩어리로 봉우리는 총 6개라고...크고작은 봉우리는 30여개가 된다고하며 그 둘레만도 4km나 된다고한다.

그 거개한 감동을 느끼기위해서는 미시령에서 바라봐야 제 맛이다.

정상으로 가기전에 이 바위부터...

바위사면쪽으로도 오를 수 있지만 바람에 모자가 날아갈 것 같아 두 손이 자유롭지못하니

차라리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이 쪽으로 올라가는 게 더 편하다.

오늘 물 만났어..아주 그냥 맘 놓고 올라다닌다.

기어올라가서 보란듯이 우뚝...

나도 그렇게 하고싶지만 그냥 여기서 끝내낸다.

 

바위만 만나면 신나는 오빠는 오늘 물 만났다.
보이기만하면 죄다 올라가려하네.
나도 한 몫 거들고..
서봉에서의 조망은 달마봉만큼 좋지는 않지만 암봉을 이루는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이 있어 눈은 즐겁다.

 

서봉 근처에 이구아나바위도 있다는데 찾아볼까하다가 오늘은 남겨두고 온다.

저 쪽으로 넘어가려다 실패..

 

황철봉쪽도 한 번 담아주고

정상에서 잠시 내려갔다오기로한다.

정상부에 오르니 설악의 속살들이 드러난다.

대청 중청의 서북능선 아래로 공룡능선이 이어지고 다시 가고 픈 범봉은 가운데서 뾰족하게 보이고 1275봉은 여기서도 두루뭉실하게 보이네. 

먼진 풍경 다시 한 번 담아줘야지.

울삼암의 전경

서봉 정상의 바위

권금성주변의 암봉들이 늘어서서 보여주는 풍경은 어마어마하다.

 

 

 

 

 

 

 

 

 

서봉의 정상은 뾰족한 게 올라서 있기가 난해하다.
서봉 정상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동봉과 중봉 그리고 지나 온 달마봉까지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뾰족한 상봉과 신선대 아래로 흘러내리는 도원능선,,그리고 신선대와 수바위까지...한 번은 가봤다고 그 이름을 불러준다.

 

 

정상을 내려오다가 옆으로 빠져 전망좋은 바위에 올라가본다.
울산바위 암봉의 맨 서쪽 끄트머리 바위를 바라볼 수 있고 울산바위의 북쪽사면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하다.

 

왼쪽으로 두우뭉실하게 보이는 고성의 운봉산에도 한 번 가봐야하는데..

 

여기서 바라보니 지난 번 헤매었던 울산바위의 불쪽 사면의 위치가 확실해진다.

끔찍했지만 지금은 추억의 소재가되어 웃음보가 터진다.

오늘도 언젠가는 얘깃거리가되겟지?

 

이제 구경할 것은 다 했으니 더 이상 미련 남기지말고 여길 떠난다.

 

 

정상에서 내려와 다시 또 앞으로...
아까 오르려다가 망설였던 바위봉으로 올라간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오늘의 마지막 발자국을 남겨본다.

서봉 정상의 모습

서봉의 마스코트인 에일리언바위와 뒤로 돼지바위

아까 찍은 것 같은데 다시 그 자리에서 또 찍고

이 자리도 아까 찍은 것 같은데 또 찍고

저기 아주 편안한 쇼파바위가 잇어 드러눕는단다.

여기서 그러심 안됩니다,,,했더니 벌떡 일어나 앉앗다.

편안하게 기대어 앉아서

한 장 두 장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니깐?

내려가면서 또 한 컷 담아주고

 

 

 

 

누가 더 무섭게??

내가 더 무섭지?

 

 

이제 볼 건 다 보고 만날 수 있는 바위들은 다 만났다고 생각되어 하산하기로한다.
3시 50분...
내려가다가 계곡에서 땀 좀 닦아내고
그렇게 가다보면 얼추 5시쯤이면 숲속을 빠져나갈 것이고 그 분들과 마주치지않을것이라는 나름 치밀한 계산을...

 

 

내려가면서 마지막으로 한장 남긴다.

 

 

 

 

서봉을 내려와 석문을 지나고 등로따라 룰루랄라 콧노래부르며 내려간다.
새소리 희희락낙 들려오는 숲길애서 만난 계곡물에 오늘 수고한 발의 열기를 식히고..
4시58분 정규등로로 진입한다.

단풍취도 딱 한그루 만났다.

 

표시목 4-4...들머리 날머리..

길가의 물봉선도 맘 편안하게 담아주고

여우오줌도...

이젠 맘 편안하게 내려간다.

신흥사 대불님께 오늘의 안전산행과 무시귀환을 신고하고 신흥사를 벗어난다.
차가 세워져있던 곳까지 2.2km의 길을 걸어오는데 왜 이렇게 멀던지...
혹여 다음에 다시 오른다면 그때는 켄싱턴호텔뒤쪽으로 올라가야지.

다음 설악에서는 저기 어딘가에서...

대불님께 인사를 길게 드리고

이렇게 설악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달마봉을 다녀오려고 봄부터 마음 먹고 있다가 이제야 다녀오게되었다.
달마봉은 봄과 단풍이 이쁜 가을에 가장 아름답다고한다.
사방이 탁 트인 달마봉에서 바라보는 동해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도 엄청나다는데 나에게 그런 풍경을 마주 할 기회가 온다면 언제든 기꺼이 맞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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