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겨울왕국 계방산은 하얀 도화지처럼.

blue13sky 2024. 1. 3. 21:56

24년 1월1일 ...

계묘년이 물러가고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한 바퀴 돌아온 甲辰年이라 더더욱 새롭고 의미있게 시작되는 24년 청룡의 해.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운 행복 가득 긁어모으시고 무엇보다 건강한 1년되시길 빕니다.



첫 산행으로 계방산을 다녀오기로했다. 
헌데 강원도쪽은 일출이 꽝이라는 예보에 일출을 보기위한 장소를 물색.
원주쪽은 일출을 볼 수 있다고해서 사니다카페로 갔는데 이런 곰탕.
불과 몇 시간사이에 변해버린 날씨다.
아침 안 먹어도 배부를 정도의 곰탕속에서 해는 1도 안보였다.

이게 뭐나고요?

주차장이 만차여서 도롯가에 차를 세워두고 한 참을 걸어올라간 사니다카페의 루프탑인데

일출을 보려 모여 든 많은 사람들이 떠오르지않는 갑진년의 새해를 만나려고 애를 태우고 서 있는 모습이다.

원주의 일출은 이것으로 끝~~~!


허전한 마음으로 재난cctv를 통해서 다른 곳(인천 연안부두)의 일출을 보았다는 웃픈 얘기다.


다른 해는 몰라도 올해만큼은 일출을 꼭 보고싶었는데...
할 수 없지 뭐..

 

오늘 낙점한 계방산은 온통 하얀 세상이었다.
온화한 날씨에 기온은 영하2도.
바람도 불지않아 하늘을 덮은 구름은 꿈쩍도 안하니 시원한 능선구경은 물건너갔다.

빙화가 나뭇가지에 주렁주렁...그 위에 눈이 달라붙고 상고대가 얼어붙고.
나무는 무거워죽겠다는데 나는 그걸 실컷 즐기고왔다.

산행일 : 1월 1일
산행코스 : 운두령-계방산-주목나무군락지-계방산-운두령(약 9.7km)

 

폰을 업데이트했더니 사진에 카메라기종이 나온다...쓸데없이.

 

서둘러 사니다카페를 빠져나와 운두령에 도착한 시간이 9시57분이다.
길 옆에 차를 세워두고 곧바로 올라간다.

구름이 가득해서 조망은 미리 포기해버렸지만 눈이 많이 쌓여있으니 그마나 위로를 삼아본다.

고도를 높이니 아주 작게나마 상고대가 만들어지고있다.

비가 내리고 기온이 떨어져 나뭇가지에 얼어붙은 고드름..빙화에 만들어진 상고대다.

걸어가는도중 올 겨울 처음으로 맞이해보는 하얀 눈에 벌써부터 마음이 쿵쿵거린다.

빙화

이만큼만으로도 기분좋아지니 앞으로 펼쳐질 눈꽃은 얼마나 더 이쁠까? 이때는 상상도 안했다.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만들어지고있는 상고대를 담아본다...물론 내 폰카로는 그 아름다움이 표현될 지 없지만은.

여기저기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앗~~~! 이 녀석은 뭐지?..서서 한 참을 웃다간다.

하늘이 파랗다면 눈꽃이 더욱 빛났을텐데...어두워서 그 표현이 서툴다.

하지만 눈을 아래로 돌리면 하얀 세상이 눈속으로 가득 들어온다.

잠시 앉아서 시었다가고.

시간이 널널하니 서두룰 필요는 없지만 겨울에 너무 앉아쉬면 몸에 으스스 한기가 몰려오니 저체온증에 주의해야한다.

눈이 점점 많아지고 나무도 점점 하얗게 변해간다.

앉아서 한 장 담아보고

자체 모자이크처리...ㅋㅋ

올라가는 방향을 담아보면 역광이라선지 어둡게 표현이되고

내려가는 방향을 담으면 이렇게 하얀 세상이 표현된다.

이제부터 눈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이 펼쳐진다.

눈은 저만큼이나 푹푹 빠진다.

사진을 얼마나 찍어댔는지모른다.

절반은 지우고 절반의 절반을 또 지워야하는데...너무 어려웡.

눈이 허리춤까지...

밖으로 나올 수가 없어서 엉금엉금 기어나오는데 점점 더 푹푹 빠진다.

이러다 눈속에 갇혀버릴지도 모르겠다.

내 나이 이제 앞자리가 6으로 변해버린 날...아니지..아직 생일이 안 지났으니까 아직은 5야.

이렇게 즐기는사이 지나가는 사람들...부러워 쳐다보는거겠지?

그러거나말거나 난 항상 이렇게 즐겨야 직성이 풀린다고요.

지나가다 나뭇가지가 이렇게 자란 나무앞에서 또 멈추고.

눈 속으로 또 들어가서 멈추고

다른 사람들은 앞만 보고 걸어간다.

서로 맘에 드는 곳에서 사진 찍어주기.

누워보면 시원하쥬??

내 남은 생에 있어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니 가장 재미나게 즐겨야지.

계방산은 이번이 두 번째...그때도 겨울이었지만 이 보다 눈은 적었었다.

산악회를 따라오면 이런 즐거움은 누려보지못하지 개인산행이 이럴 때는 더 좋다.

검은 색 바지가 하얗게 변했다.

가다가 또 다시 눈속으로.

오늘 이 순간만큼은 동심의 세계로 쏙~~~

흑백만이 남아있는 수묵화속 풍경이다.

한 번 눈속으로 들어가면 너댓장은 뽑아야 빠져나온다.

하얀 공화의 나라를 찾아 온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즐기면서 올라간다.

우리가 즐기는 방식은 요렇게요.

눈 속으로 들어가서 즐기는 것.

다른 사람들은 그냥 지나가기만한다.

저 두분...폰이 눈속에 빠져서 충전이 안되어 사진도 못 찍고 내려가더라.

겨울 눈산행을 할 때는 폰 충전단자에 눈이 들어가지않게 주의를 해야한다.

예전에 겨울 소백에서 폰 충전이 안되어 화장지로 단자속의 물을 빼내고 그것도 안되어 핫팩으로 감싸서 수분을 없앴던 기억이 잇다.

멋진 풍경을 만났는데 사진에 담지 못하는 안타까운마음을 백번 이해.

전망대에 가까워지니 상고대는 더욱 더 커졌다.

하얀 도화지위에 그려진 그림들.

이리봐도 저리봐도 너무 멋진 모습들이라.

여기서 한 방 저쪽에서 한 방.

이 모습도 이쁜데 더 멋진 모습이 더 있을거라는 상상은 아직도 못했다.

그래서 이곳에서 충분히 즐기고 올라간다.

신 난 마음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중.

오빠도 이야~~이야!!! 탄성을 지르면서 즐기는 중.

올라갔다가 일부러 미끄럼타고 내려오는 중.

나도 미끄럼타고 내려오면서.

전망대 도착해보니 사방이 온통 하얗게 하얗게만 보인다.

사면이 하얀 바다다.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그래도 조망은 좀 보여줘야하는 거아냐?

 

전망대 아랫쪽의 풍경.

날이 좋을때면 조망이 일망무제였을 전망대에서 이렇게 한 장 남겨본다.

전망대를 내려와 게방산으로 가보자.

그런데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아요.

하얀 상고대를 뒤집어 쓴 수리취열매.

운두령방향인데 암 것도 안보인다.

점점 더 커지는 상고대.

오늘 게방산에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질 않아서 더 좋았다.

그래서 더 맘껏 즐길 수가 있었지.

실제로보면 이 보다 더 눈부신 풍경이었는데.

하얀 터널을 지나고

무거운 빙화에 축 늘어진 나뭇가지가 부러지지 않기를...

 

드뎌 계방산 정상이다.

산행들머리인 운두령의 고도가 1089m이고 계방산의 고도는 1577m이니 고도상으로는 488m만 올리면되고 거리는 4.1km이지만 능선따라 올라오니 그리 힘겹지않게 오를 수 있다.

24년의  를 받는 모습이 어째 이상하구만...암튼 이 氣를 받아 24년 올 한해도 만사형통하시고 기운팔팔하시옵소서~!!

정상에서 이주목군락지방향으로 걸어간다.

나무에 매달린 빙화에 얼어붙은 눈의 양이 점점 더 많아진다.

갈수록 더 한 풍경에 오빠도 더더더 이야이야~~소리를 내밷는다.

정상에서 잠시 아랫쪽으로 내려가 설경을 구경하기로한다.

조금씩 보이는 주목.

나뭇가지마다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있고 거기에 눈과 상고대가 달라붙었다.

뒤돌아서다가 또 찍고.

나무줄기마다 매달려있는 고드름.

계단을 내려서고

나무마다 매달려있는 빙화들.

드뎌 만나는 주목

사슴의 뿔

 

빙화

이곳 주목군락지의 주목들은 가지가 부러지고 휘어지고

댄싱

빙화

주목군락지 도착.

빙화가  주렁주렁 매달려있어 더더욱 멋지다는.

 

 

여긴 나뭇가지가 부러졌다.

이곳에서 잠시 머물다 다시 왔던 길 뒤돌아 올라간다.

오빠는 이 길로 내려가 택시를 부르자고하는데 오늘같은 날 택시는 여의차 않을거라 말하니 어인일로 순순히 따라온다.

다시 또 눈구경하며 올라간다.

분명 내려오면서 담은 풍경인데 뒤돌아오니 처음 만난 풍경인양 새롭다.

그래서 또 담게되는 설경이다.

 

 

뒤돌아와서 계방산 정상석에 또 서 있다.

계곡길로 내려가는 방향.

빙화속에 갇힌 잎눈.

그냥 쭉쭉 내려가야하는데 또 찍고 있다.

쉼터에 잠깐 앉아있는데

이 녀석 먹이를 달라고그러는지 쪼르륵 날라와 내려앉는다...박새다.

쉼터를 내려왔는데 하늘이 조금씩 열리더니 조망을 조금만 보여준다.

정상에서 이런 뷰를 만났다면 좋았을걸..하는 아쉬움이 가장 크게 남는다.

조금이라도 보이니 얼른 사진으로 남겨본다.

수리취열매가 하얀 모자를 뒤집어섰다.

다시 걸어가는데 자녁이 오후로 되어가니 상고대가 더더욱 하얀 숲길을 밝혀준다.

나뭇가지 물고 어데로가노?

잠시 파란 하늘이 보이니 너무 반가워서...

4시 10분...다시 운두령이 도착했다.

인제방향의 하늘이 열리면서 하얀 능선길이 보인다.

우리나라 국도중 최고 높이인 운두령은 홍천과 평창의 경계에 있는 고개이다.

구름도 넘을까말까 망설이는 운두령고개라는 푯말은 뭔가 애틋한 마음이 일게한다.

운두령을 내려온 나의 모습을 cctv로 남겨본다.

비록 새해 일출은 만나질 못했지만 하얀 상고대는 실컷 만난 하루였다.

이 정도의 새해 눈꽃산행은 대박은 아니더라도 쪽박은 면한 거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