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설탕가루가 뿌려진 봄속의 겨울풍경화 선자령은 환장할만했다.(2부)
3월에도 이런 눈산행이 가능하구나!
겨울보다도 더 겨울다운 선자령의 눈꽃이다.
눈 밭에서 기어나오고 또 다시 그 속으로 들어간다.
선자령...겨울에만 이번에 세번째 방문이다.
처음 방문 땐 멋모르고 쫓아온거리 추워서 사진도 못 찍고 헤맸는데 두번째나 지금이나 매서운 겨울바람은 없고 따스한 봄바람뿐이다.
바닥에 눈은 엄청나게 많으니 복 받은 날임에 틀림없다.
이젠 목초지를 지난다.
발자욱 하나도 없이 깨끗한 하얀 도화지위에 그림을 그린다.
풍력기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이뤈...촛점이 안 맞았군.
파란 하늘에 한 조각 하얀 구름이 지나간다.
햇살에 눈이 반짝 반짝 빛난다.
작은 카메라에 담아보려하지만 잘 안되넹.
무거운 비박짐을 메고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 유난히 눈을 감은 사진이 많다...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눈 밭에 쏙 들어가서
오빠도 따라 들어가고
하늘고 깨끗하니 조망도 좋구먼.
나 잡아 봐라~~ㅎㅎ
눈 폭탄을 맞았다.
한 겨울에도 만나지 못한 눈을 3월에 만난다.
하얀 눈밭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또 들어가?
그래요.. 또 들어가요.
하얀 설탕을 뿌려 놓은 듯...
아우..좋아라.
두껍고 커다란 상고대는 아니지만 수정처럼 맑은 얼음꽃에 눈이 달라붙었다.
반짝거리는 하얀 눈
나무들은 하얀 옷을 입고
아~~시원하다.
이러고 또 한 참을 놀았다는...
가운데 맨 뒤로 발왕산도 보인다.
소나무 한 그루 만난다.
늘 이 자리는 잠시 쉬어가는 자리다.
오늘은 푸른 소나무도 하얀 옷을 입었다.
뒤로 펼쳐지는 하늘목장의 풍경도 아름답기만하다.
바람을 이겨내려 애 쓰는 나무들은 한 방향으로 드러누우려고한다.
이제 이곳만 지나가면 선자령 정상이다.
눈 밭에서 실컷 싸돌아다닌다.
어휴~~다리 무지 아프네.
무릎까지 오는 눈을 헤집고 다녔더니...
파란 하늘도화지에 하얀 산호석연필로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풍경도 멋지다.
또 눈 감고
이제는 할 말이 없다.
저기 돌렝이 하나 보더니 질주본능이 나나보다.
어서 오라고 기다리고있넹.
그래서 얼른 달려가서 찍어 줌.
캬...좋다.
서 있기 힘들어 주저 앉았다.
좀처럼 앞으로 진행이 안된다.
언제 가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가야지.
강릉방향
눈과 놀면서 사브작 사브작 걷다보니 조금씩 정상에 가까워진다.
점점 상고대꽃이 많아진다.
상고대꽃을 만나니 또 발걸음이 느려진다.
드뎌 백두대간 선자령에 올라왔다.
정상인증은 해야지.
선자령 정상에서 바라 보는 풍경
여기까지 오는 내내 입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거봐요~~내 말 듣길 잘했지?
바람 없이 하늘 좋지 춥지않지 풍경 쥑이지..
정상 인증시간.
강릉방향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나도 인증.
어디서 났는지 통나무를 갖다놓고 올라서서 다시 인증
나는 앚아서 다시 인증하고 내려간다.
정상인증을 하고 이젠 내려가야지.
헌데 이 쪽은 더더 멋진 풍경이다.
새하얀 상고대가 듬뿍 피었다.
그리고 백두대간 매봉 곤신봉으로 향하는 뷰란 정말 미치도록 아름답다.
저기 황병산도 선명하게 보이고
이만큼 푹 빠져도 안 들어가고는 못 베기는
얼음꽃에 달라붙어 눈꽃을 만들어 낸 철쭉은 산호석이 되엇다.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나잖아?
오빠도 들어와서 한 컷 담아주고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풍경
눈이 쌓여있어 더더욱 좁다랗게보이는 등로
찍고 또 찍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이곳에 남겨두고 떠나야하는데 미련이 너무 많다.
미련일랑 두지말아야하는데 인생사 쉽지가 않군.
내려가는건지 폼 잡는건지 모르겠네.
폼 잡는 거였구나,,,폼 자아봤자 개폼이잖아?
나는 아직도 하얀 철쭉 상고대밭에서 허우적거리고
겨우 빠져나왔네.
아니 또 들어갔어?
환장할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에 입은 쩍 벌어진 지 오래다.
이런 날 만나기가 쉽지않은데 잠과 맞바꾼 오늘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게다.
오늘 하루도 당신겁니다...라는 라디오 멘트가 생각나는 날이다.
내려가다가 다시 또 멈춰섰다.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단말인가?
숙제같은 오늘이 아니라 축제같은 오늘을 보내라는 라디오멘트도 생각나고.
이 풍경을 얼마나 많아 담아왔는지 모르겠다.
저 길로 쭈욱 가면 노인봉으로 향한다는데...난 언제나 저 길을 걷게되는걸까?
하얀 눈 덮힌 오늘도 좋지만 푸른 초원으로 보이는 때도 좋더라.
내려 온 길.
몇 발자욱 옮겨놓고 또 멈추어선다.
이 길을 내려서면 다시는 바라보지 못할 풍경이지.
그래서 또 찍고 또 찍고..
이런 풍경을 만나는 마지막 구간이다.
언제 한 번 저 길을 걷고싶고만.
꿈은 이루어지는 날이 오겠지.
드디어 두 눈 질끈 감고 내려선다.
수북하게 쌓인 눈을 미끄럼타득이 순식간에 내려서게 만든다.
눈이 너무 하얗다.
그래서 눈이 부시다.
산길을 다 내려와서 이젠 임도따라 걷는다.
아직도 상고대가 하얗게 제자릴 지켜주고있어 또 한바탕 쉬었다간다.
눈밭에 안 들어간다고하더니 마지막이라고 먼저 들어가네요.
아기나무도 이뻐~~
그 속에서 나도 하나 찍어요.
지금부터 하늘목장갈림길까지는 임도따라 걸어간다.
편한 길 같지만 눈에 자꾸만 미끄러지고 푹푹 빠지니 쉽지않은 길이다.
하지만 이 길에도 멋진 상고대와 하얀 눈이 듬뿍이니 즐겁기만하다.
하늘목장갈림길 도착
이런 눈밭길을 하루종일 걸어다녔다.
이젠 시들해질법한데..음..
하늘목장 갈림길을 지나면서부터는 오른쪽에 계곡을 끼고 걷는다.
하얗던 상고대는 기온이 오르면서 벌써부터 녹기 시작한다.
나무에 매달렸던 얼음꽃은 녹아서 햇살에 은빛으로 빛난다.
선자령의 풍경
나무에 매달려있는 고드름도 멋스럽고요.
하산하는 내내 이런 눈길이 계속된다.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상고대는 녹아서 이젠 얼음꽃이 걸렸다.
선자령에서부터 대관령휴게소까지는 6km..
이젠 보이는 건 바닥의 수북한 하얀 눈밖에 없으니 지루하기만하다.
걷기조차 불편하다.
이런...사람의 마음이란 게 이렇게 간사하다.
올라갈 땐 '옴마야 이렇게 눈이 많이 오다니'하면서 감탄사를 쉴새없이 입 밖으로 던지더니말이다.
쭉쭉 뻗은 잣나무숲을 지나고 양떼목장을 지나고 계곡길을 지나면서 1시30분 산행을 마친다.
아침에 하얗던 상고대는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사라지고 없었다.
전나무숲을 지나며 나도 숨이 켁켁..
박짐 메고 내려오시는 저분 숨이 턱까지 차오르나보다...발걸음이 점점 느려진다.
양떼목장의 울타리에 얼음이 녹아내리고있다.
대관령휴게소 갈림길을 내려간다.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얼음꽃을 보려고 눈을 하늘높이 치켜뜬다.
이곳도 눈은 무릎까지 빠지고
그많던 나무의 눈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일장춘몽같은 날이다.
난 다 내려왔는데 아직도 올라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3월인데
강원도지역엔 어마어마한 눈이 내렸다.
그곳으로 놀러간다면 욕하겠지만
그래도 가고싶다.
올 마지막 눈구경이잖아요.
그래서
가게 정리하고 밤 12시 출발..대관령 선자령으로..
새벽 3시에 도착하여 차 안에서 3시간동안 비몽사몽하다 배낭메고 올라간다.
아고아고~~*
눈이 장난아니게 쌓였다
나무들은 모두가 하얀 솜이불로 아주 깨끗하게 단장을 하고 맞아준다.
하얀 눈꽃...투명한 상고대...환상적인..
아니 환장할 설경으로 안구정화 마음정화 확실하게 하고왔네.
선자령에도 봄바람이 불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