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월악산 보덕암에서 신륵사까지
바람
미세먼지
계단
오늘 월악산에서 남는 건 이 세가지였다.
'산꼭대기 바위덩어리에 달이 걸리는 산'이라 월악산(月岳山)이라고 한다.
주봉우리가 신령스러운 봉우리라고 해서 '영봉'(靈峰)이라고 불리는데 일설에는 주봉이 영봉인 산은 백두산과 월악산 단 두 곳뿐이라고 한다.
몽골의 침입 당시 이 지역으로 사람들이 피난하여 몽골군이 쫒았는데 날씨가 갑자기 사나워져 몽골군이 월악산의 신령이 노했다 여기고 추격을 포기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한다.
산 자체가 여자산신령이 머무는 곳이라 음기가 강하다는 얘기가 있다.
산의 지형은 충주호 쪽에서 올려다보면 여인이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누워있는 모습이고, 제천 덕산 쪽에서 보면 영락없는 여인의 젖가슴이라고 한다.
또 미륵리에서 보면 부처님이 누워있는 형상이라고도 한다.
산의 강한 음기를 누르려는 듯 덕주사에는 남근석이 3개나 서 있고 주위에 남근석이 종종 보인다고한다.
월악산..세 번째다.
다녀온 지가 한참되었고 오빠가 월악산 노래를 부르기에 마지못해 따라나서지만 역시나 다시 오고싶지않은 월악산이다.
덕주사나 보덕암 송계리쪽에서 주로 오르내렸기에 이번에는 신륵사쪽을 택해본다.
차량회수를 위해 덕산탐방센터를 지나 신륵사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버스를 알아보는데 7시 30분쯤이면 보덕암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하지만 이동시간이 거의 1시간이나..헐~~
그래서 택시를 이용해서 보덕암으로 가기로한다.
덕산택시를 콜하니 20여분뒤에 도착한다.(택시비는 카드는 안된다며 현금으로 3만5천원을 달란다)
버스나 안내산악회를 이용하면 수산교근처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지만 이왕 택시를 탔으니 보덕암주차장까지 좁다란 마을길을 따라 올라간다.
산행거리가 2km정도는 절약된다.
보덕암을 둘러보고 보덕굴도 만나러간다.
산행일 : 2월 21일
산행코스:보덕암-보덕굴-하봉-중봉-영봉-신륵사
영봉으로 가기 전 보덕암을 둘러보고 보덕굴을 찾아간다.
보덕암
앞쪽의 능선길을 따라서도 영봉에 갈 수 있겠다.
보덕굴..자연동굴이며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며 역고드름이 생긴다는데 이미 녹고 다 없어졌더라.
보덕굴에서 바라보는 풍경
보덕굴에서 오늘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입구는 작아보이지만 동굴내부는 엄청 넓다.
보덕암앞에서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처음부터 가파르게 올라가는 계단길의 연속이다.
바람이 윙윙거리지만 온기가 스며있으니 벌써부터 등줄기에 땀이 좌르르 흐른다.
한 참을 오른후에 아침을 먹고
든든한 배를 두들겨가며 또 가파른 산길을 오르기시작한다.
보덕암 입구에서 1.5km지점에서 새롭게 조성되었다는 길을 따라간다.
땅은 겉은 녹고 있지만 속은 얼어있어 미끄러지지않도록 조심하면서 오른다.
나는 올산을 가자고했는데 굳이 우기니 어쩔 수 없이 따라왔다.
기존탐방로가 언제 없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새롭게 조성되었다는 탐방로따라 하봉부터 순서대로 오르는데
언제 떨어져내릴 지 모를 돌덩이들
게단을 오르고 또 오르고나면
이렇듯 충주호가 눈앞에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충주호로 몰려드는 악어를 볼 수 잇는 악어봉은 지금은 비탐길이지만 앞으로는 관광지로 개발할거라네요.
멀지않은 산들이지만 미세먼지속으로 스며들 듯 사라진다.
소나무 한 그루가 전망대를 살려준다.
아침잠에서 깨어나는 충주호를 바라보며 호수 한가운데로 향하는 악어떼들을 감상한다.
바람은 엄청 불어대는데 미세먼지는 점점 더 올라온다.
흐릿한 조망때문에 힘겹게 올라온 보상이 따르지않으니 힘도 빠지지만 나뭇가지사이로 보이는 중봉 영봉의 모습에 영차 힘을 내 본다.
암봉과 암봉사이에 목교를 놓았으니
편하게 지나다닐 수 있다.
눈은 조망을 보기위해 산너울을 보고있지만 이게 다다.
예나 지금이나 고사목은 변함이 없구나.
하봉을 내려오며 바라보고
하늘을 찌를 듯이 뻗어올라가는 나무들의 자유스러운 모습을 올려다본다.
월산산에도 제법 멋진 소나무들이 많다.
나란히 어때동무를 하듯 자라고있는 소나무
가파른 암벽옆구리에 이렇게 난간을 만드느라 참 힘들었겠다.
아찔하기도하고
바람이 워낫 세게 불어대니 서 있기도 난감할 때가 있었다.
햇살이 점점 더 강해지니 산정과 계곡사이의 온도차가 더 심해지고 그래서 저 아래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더 강해진다.
산에서의 바람은 지속적인 게 아니고 순간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잠시 방심을 하다가 넘어질 수도 있기에 더 조심해야한다.
올라가야 할 곳과
지나 온 곳을 바라본다.
올라갈때는 힘들어도 지나 온 길을 뒤돌아보면 뿌듯하기도하고 아름답기도하다...때로는.
내려 온 계단길
하봉과 충주호
저기 끝에 영봉이 아련하게 보인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대니 맘 놓고 올라서질 못한다.
이렇게라도..ㅎㅎ
날씨는 이렇지만 월악산 참 많이 찾아온다.
산행하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더 많이 보이고 깔깔대는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흩어진다.
저기 보이는 중봉에 오르는 길이 어디로 나 있을까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중봉으로 올라가는 철계단사이에 촉스톤이 보여서
그냥 지나칠 수 없음.
오늘 산행은 다소 지루하고 심심할 수도 있으니 이런 바위들을 만나면 잠시 머문다.
점점 멀어지는 하봉
철게단을 딛고 올라서는 순간 바람이 헉~~숨이 탁 막힌다.
철계단을 따라 오르다보니 어느새 중봉이다.
시야만 확보된다면 제천의 멋진 산그리메를 볼 수 있었을텐데 오늘은 아니다지꾸만 애꿎은 내 두 눈만 비벼댈뿐이다.
멀어져가는 하봉과 충주호를 바라본다.
산아래에는 구불구불 마을길이 지나고 그 주위엔 여지없이 마을이 보인다.
하봉위에 서 있는 푸른 소나무들도 그냥 보낼 수 없음이야.
중봉...봉우리에 산행리본들이 걸려있다.
남들이 이곳에서 풍경을 담아보길래 덩달아서...
망원경으로 주변 풍경을 살펴보고
중봉을 내려가면서 길은 더욱 미끄럽다.
녹을 듯 말듯한 눈길에 얼음은 등로를 살짝 덮었다.
조심해서 내려가는데 뒤에서 아악~~비명이 웃음소리에 섞여 들려온다.
넘어진게다.
젊으니까 넘어져도 웃음이 먼저나오나보다.
잠시 옆으로 비껴나 바위위에 올라 조망을 즐겨보려하지만 이 놈의 바람이 자꾸만 방해를한다.
중봉에서 내려 와 잠시 옆길로 빠져본다.
요 근처에 산양이 살고있다고 찾아보라는데 흔적도 없다.
지나 온 하봉과 중봉
이젠 남은 한 곳 영봉을 향해서 올라가요.
이 번이 월악 세번째이니 다음엔 오지말자고 서로 약속하면서 마지막 계단길을 오른다.
어휴~~
잠시 이런 비탈진 길을 걷다가
다시 바위를 만나서 잠시 또 놀고
덕주사로 향하는 산길이 보이고 저기 헬기장도 보인다.
헬기장에서 바라보면 영봉의 봉우리가 멋지게 보인다고하니 저 곳까지 가겠다고..괜히 말했다.
영봉으로 오르는 계단도 보이넹.
지금부터 영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게단을 올라간다.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고 숨이 턱에 차 오를때쯤 영봉에 도착한다.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다.
아침에 서둘러온다고왔는데 너무 오래걸렸다.
영봉에 오르니 와~~조망이 많이 아쉽다.
영봉도착
인증하고
잠시 주변을 서성이면서 카메라에 담아준다.
정상을 내려와 볕좋은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영봉을 넘어오니 그 많던 바람도 조용햐졌다.
커피도 마시고 간식도 먹고...
삼거리에서 덕주사방향으로 조금만 갔다오고싶단다.시간도 많다고..헐~~
영봉을 내려와 올려다본 모습
덕주사로 내려가는 철게단을 올려다본다.
돌고돌고도는 계단을 바라보고 내려간다.
게단을 내려와서 올려다본다.
그래.
이왕 소원들어주려 온 월악산이니 따라가주마.
월악산 영봉아래를 둘러가는 길은 낙석방지를 위해 지붕을 만들어놓은 터널을 지난다.
처음엔 헬기장까지 갔다오기로했지만 이쯤에서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기로한다.
덕주사로 가는 계단길
여기까지만...헬기장은 가봐야 돌아오는 길이 멀어지니까.
신륵사삼거리로 다시 왔던 길 뒤돌아간다.
1시13분...신륵사삼거리를 지난다.
신륵사까지는 2.8km이고 오늘 걸은 길중에서 가장 퍈안했다.
잔설도 얼음길도 없고 바람도 없었다.
2시 18분..신륵사뒤로 멀리 보이는 영봉을 바라보며 산행을 마친다.
내려가다 올려다 본 영봉의 모습
이런 길을따라 신륵사까지 내려간다.
탐방로를 빠져나오며 임도를 걷는다.
올려다 본 하늘은 푸르기만하구만.
영봉을 올려다보고
신륵사입구를 지나
오늘 산행을 마친다.
산행을 일찍 마쳤으니 계획한대로 단양의 만천하스카이워크를 향해 자동차를 몰아간다
봄봄봄...봄이 오고있나봐요.
바람이 엄청 불어대는 월악산.
미세먼지때문에 조망은 꽝이었고
훈풍속에서 날아갈 뻔...
월악산 보덕암에서 신륵사까지 걷고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덤으로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