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황과 두향이의 애틋한 사랑이 서린 구담봉- 옥순봉 종주와 옥순봉 출렁다리

blue13sky 2022. 8. 12. 10:44

죽어 이별은 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 없네(퇴계)


이별이 하도 서러워 잔들고 슬피 우는데
어느덧 술도 비워 없어지고 님마저 가는구나
꽃 지고 새우는 봄날을 어이할까 하노라...(두향)

 

 

제비봉을 내려와 곧바로 계란재로 향한다.
주차장은 만원인지 차들이 길가에 세워져있어 우리도 한 귀퉁이에 세워놓고 구담봉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구담봉 옥순봉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옥순대교를 바라봤던 희미한 기억뿐이다.
임도따라 어찌나 빨리 걸었는지 마스크속에서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산행일 : 11월 28일
산행코스 : 계란재-구담봉-옥순봉-옥순봉출렁다리

구담봉에서 우측은 제비봉 좌측은 말목산

 

 

구담봉으로 가는 중

 

구담봉을 넘어서

 

 

악어들이 청풍호로 기어나온다.

 

옥순봉에서

1시 28분 주차장을 출발해서 임도따라 걷는다.

12분만에 공터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비닐하우스로 만든 옥구네집에서 휴식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구담봉으로 간다.

구담봉으로 능선따라 걷다보면 오전에 올랐던 청풍호 건너 제비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내려온 봉우리

가야 할 구담봉의 암봉이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청풍호를 여기서 바라보니 한반도지형을 조금 닮았다.

건너 편에는 금수산과 왼편으로 망덕봉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저 끄트머리에는 가야 할 옥순봉이 고갤 내민다.

일단 부지런히 걸어서 구담봉을 다녀오기로한다.
아직 시간은 널널하니 서두를 건 없지만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정체다.
산악회에서 참 많이 왔다.
마스크를 한 채 걸으니 숨도 차고...
얼른 이곳을 벗어나고 픈 생각뿐이다.
그러다보니 구담봉 정상석은 담아오지도 못했다.

구담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이렇듯 계단 천국이 이어진다.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간다.

제비봉 아래 충주호 유람선선착장이 보이는 곳이 제비봉 올랐던 장회나루다.

원래는 구담봉을 갔다가 뒤돌아나오는거엿는데 그냥 직진해서 저기보이는 작은 구담봉으로 가버렸다.

내려온 길 뒤돌아보고

길게 이어지는 계단따라 내려간다.

말목산에서 가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들.

아름다운 풍경이라 보고 보고 또 바라본다.

전망대에도 사람이 많아 한 컷 담아주고 얼른 이곳을 떠난다.

 

구담봉 정상을 패쓰하고 뒤로 넘어가본다.
정상인증은 뒤돌아가면서 하기로하고...결국엔 인증을 못했다는...
왜?
뒤돌아가지않고 그대로 직진해버렸다.
일단 사람이 없으니 좋고 청풍호의 풍경도 맘껏 바라볼 수 있어서 좋고.
이 길은 예전엔 사람들이 이용했던 옛길이고 퇴계 이황의 애틋한 연인이엇던 두향의 이야기가 있는...

정상을 넘어오니 사람이 없어서 좋다.

이때까지만해도 이 곳에서 뒤돌아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뒤돌아가는 것보다는 그냥 직진해보는 건 어때?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다보니 뒤돌아갈 생각은 머리에서 사라졌다.

어디선가 보트가 서너대 나타나 다가온다.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고요했던 호숫가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은 바로 악어떼...

 

 

이곳에서 바로 뒤로보이는 암봉을 넘어갈 것이다.

 

 

 

가은산 둥지봉 너머로 금수산의 정상이 뾰족하게 솟아올라있고 왼쪽으로 망덕봉으로 능선이 흘러내린다.

역시나 오랜 시간 풍파에 시달렸겠지만 밝은 햇살을 받으며 예쁘게 자라난 소나무가 있어 좋다.

그 소나무가 오늘 나에게 웃음을 주고

사진 속 모델이 되어준다.

 

 

 

오늘은 나보다 니가 주인공이다.

구담봉에서 옥순봉으로 가는 옛길도 알게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다닌 듯 길은 선명하였다.
물론 나도 처음 가보는 길이라 어떤 풍경이 펼쳐질 지 또 어떤 난관을 만나게될지 모른다.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은 이런 설렘이 있어 좋다.
한 두번 로프에 의지해서 내려가는 것 말고는 길은 스폰지처럼 부드럽고 좋았다.
호변으로 다가서다 멀어지고...조망은 꽝~~!

이렇게보면 오징어를 닮은 듯 보이기도한다.

 

바위도 없는 이 길이기에 만난 이 바위와 이리 찍고 저리 찍고...

 

매이있는 로프를 이용해서 안전하게 내려가니

곧바로 또 다른 로프가 매어져있는 곳을 지나가야하는데 저기 보이는 분들은 포항에서 올라오셨다는데 어쩌다 같은 길을 가게되었다.

약간은 오버행이어서 내려서다가 빙글 돌아버렸는데 내려와보니 편하게 내려올 수 있는 오른쪽 우회길이 있어서 피식 웃어버렸다.

가다가 뒤돌아보니 기암이 있어 당겨본다.

지나 온 봉우리

이 바위를 지나면서부터는 길은 아주 유순하고 편안했다.

포항에서 오신 분들보다 우리는 한 발짝 빨리 움직인다.

옛길을 가면서 마지막으로 조망이 트이는 전망바위에 올라 구경한다.

둥지봉의 바위들

구담봉에서 걸어온 길.

 

 

 

가야 할 옥순봉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옥순봉

제천에서는 청풍호라 부르고 충주에서는 충주호라 불린다는데 청풍호 너머로는 둥지봉이 보이고

둥지봉을 당겨본다.

 

구담봉을 떠나 내려온 후 1시간 30분이 지난 것 같다.
약간의 오르막내리막구간은 있었지만 호변을 따라 걷고 옥순봉으로 향하는 정규등로에 접속한 시간은 3시55분이었다.

전망바위에서 내려간다.

나뭇가지는 앙상하고 낙엽은 땅바닥에 가득인 이런 길따라 걸어가다보면

호변을 자니가고

잠깐 올라갔다가 또 다시 내려오는데 여기 어디쯤 파묘 한 기가 보였는데 바로 퇴계 이황의 연인이었던 두향이의 묘였는데 지금은 제비봉 아래쪽으로 옮겨져있다고한다.

희미한 등로따라 오다보면 이렇게 또 호변을 지나간다.

옥순봉의 암봉 끝에 보이는 멋진 바위하나보여

저기 끝에 보이는 바위에 올라가고싶었는데 아무리봐도 올라갈 방법이 없더라.

그래서 아쉬운대로 이곳에 주저앉았다.

구담봉

구담봉과 말목산

옥순봉의 기암절벽

푹신푹신한 융탄자같은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이곳을 넘어오면 비탐길은 끝나지만

등로따라 걷다가 잠시 또 출금을 넘어간다.
오면서 보였던 바위에 오르는 길이 있을까했지만 없다.
멀리 옥순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옥순봉전망대 한 번 올려다보고

 

입을 살짝 벌린 번데기같은 바위에 올라가기도한다.

 

소나무 사이에서..

한 가운데에 말목산이 보이고 청풍호를 사이에두고 우측으로는 구담봉과 좌측으로는 둥지봉이다.

여기까지 오는 내내 앞에 보이는 바위에 오를 수 있을까?하고 궁리를 해 보았지만 오를 수는 없었다.

지나 온 구담봉의 올록볼록한 봉우리들이 보이고 그 뒤로 제비봉이 보인다.

 

 

옥순봉으로 가기 전 잠깐 또 울타리를 넘어오면 조망처가 보이는데

둥지봉이 가운데에 보이는 곳..

옥순대교를 건너면 출렁다리로 갈 수 있고 옥순대교에서는 가은산 둥지봉 새바위를 오를 수 있는 들머리이기도하다.

 

옥순대교를 향해 유람선은 지나가고

 

 

4시4분...계란재주차장을 출발한 지 2시간 34분만에 옥순봉에 도착했다.
옥순봉엔 모두가 내려가고 아무도 없다.
옥순대교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그리고 출렁다리가 처음으로 보인다.

 

 

 

옥순봉 출렁다리...수산면 괴곡성벽길과 옥순대교를 연결한 222m의 출렁다리는 9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며 지금은 무료이지만 22년 3월부터는 3천원의 입장료를 받으며 그 중 2천원은 지역화페로 되돌려준다고한다.

출렁다리 중간쯤에는 유리잔도가 있어 호수를 쳐다보며 걸을 수 있다.

가운데 둥지봉과 뒤쪽 말목산

옥순대교

 

내 뒤로 수산면의 괴곡성벽길인 자드락길6코스

 

가운데 보이는 능선이 자드락길 6코스인 괴곡성벽길이란다.

출렁다리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여기서 잠시 주자장으로 내려가 차를 타고 출렁다리를 보러간다? 아니면 이곳에서 곧바로 출렁다리로 내려갔다가 뒤돌아온다? 고민을 한다.

그러다 출렁다리까지 내려갔다가 뒤돌아오는 걸로 결정을하고 출렁다리로 내려간다.

옥순봉에서 주차장으로 뒤돌아나가야하는데 갑자기 궁금증발동하니 참을 수가 없다.
슬슬 출렁다리쪽으로 내려가본다.
길이 나 있다.
그것도 선명하게.
8분만에 출렁다리에 도착하여 목책을 넘어가는데 온통 cctv투성이라 눈치껏 넘어간다.

햇님은 벌써 안녕 할 준비를 하는 듯 보인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데크길이 만들어져있지만 오른 쪽 끝부분에서 옥순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막혀있다고한다...사유지라서 옥순봉으로 올라가는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나는 저기 위에서 무작정 내려왔지...

출렁다리는 중간쯤 가니 심하게 좌우로 흔들거렸다.

출렁다리를 건너왔으니 돌아가야하는데 여기서 또 고민을 한다.

뒤돌아가는 것보다는 택시를 부르기로하는데 이곳은 제천이나 단양택시를 이용해야하는데 여의치않다.

근처에 계신 진행요원이라는 패찰을 목에 걸고있는 분에게 부탁해서 택시를 불러달라고하니 태워다주시겠다고... 

제천시에 근무하신다는 그 분 덕분에 구담봉 옥순봉 주차장까지 너무나 편안하게 왔다...

고맙습니다.^^

처음으로 찾아간 제비봉에서 만난 할미바위.

그리고 구담봉에서 옥순봉으로 넘어오는 옛길을 걷고

요즘 핫한 출렁다리까지 걸어 본 하루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가슴이 뻥 뚫리는 쾌감을 맛 보았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