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늦가을 냄새가 물씬 풍겨오는 설악산 공룡능선(1부)

blue13sky 2022. 8. 12. 09:56

단풍은 어딜가도 예쁘지않다니 포기.
그럼 어딜가야하나?
갈곳은 많은데 딱히 맘에 드는 곳은 없다.
그래서 또 설악으로 달렸다.
만만한 게 설악인가보다.
소공원은 생각보다 주차가 수월했다.
약간 싸늘한 밤공기도 좋았고
남쪽하늘에 떠 있는 오리온자리를 바라보니 오늘도 좋은 날이 될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출발한다.

산행일 : 10월 24일(일)
산행코스 : 소공원-마등봉-1275봉-노인봉-신선대-소공원

미사일바위 뒷쪽의 풍경-신선대방향

 

마등봉에서의 풍경-화채봉에서 대청 중청방향
마등봉에서의 풍경-귀때기청봉에서 안산방향
노인봉에서의 풍경-1275봉

 

미사일뒷쪽에서의 픙경-1275봉

오늘도 비선대까지 어둠속을 뚫고 걷는다.
설악에 다녀간 지 3주만인데 그새 어둠은 더 늦게까지 내려앉아있다.
권금성뒤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별 오리온자리가 빛난다.
그나저나 베텔게우스는 아직도 건재한거지?

서서히 날이 밝아오니 주변이 조금씩 보이고
금강굴쪽은 단풍이 그나마 조금은 남아있지만 갈수록 나무들은 벌써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다.

하얀 달이 아직도 걸려있고

와선대위로는 장군봉과 적벽이 우뚝 솟아있다.

 

금강굴 오르는 길의 단풍은 아직도 푸른색이 더 많아보인다.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조금씩 색이 짙어지는 느낌

그나마 물든 나뭇잎은 잎이 오그라들면서 서서히 말라가고있다.

서서히 드러나는 설악의 암봉들을 보니 기분은 자꾸만 올라가고

오빠는 오늘따라 어슬렁거리며 올라온다.

하얀 달이 암봉위에 걸렸다.

잠깐 나 혼자서 전망대로 향하다가 내려온다.

천불동너머로 만경대가 펼쳐지고

암봉 사이사이로 골들이 깊게 패이고...단풍이 곱게 수 놓아져있어야할 시간임에도 이 만큼만이다.

어차피 오늘은 단풍은 포기했음에도 자꾸만 미련이 남는다...나는 미련곰탱이인가보다.

잠깐이나마 등로엔 이렇듯 빨간 단풍이 반겨주니 잠시 걸음을 멈춰서본다.

선바위...

오늘 산행에서 처음으로 사진을 담아본다.

 

화려한 파스텔톤으로 덮혀있어야하는데 갈색투성이다.

좌측으로는 화채봉이 우측으로는 대청과 중청이 보이기 시작한다.

 

 

비선대를 지나 장군봉오름길에는 단풍이 반겨준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이지만 초반에는 단풍구경하면서 쉬엄쉬엄 오르고 그 이후부터는 나무에 매달려있는 나뭇잎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신 점점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외설악의 풍경들이 폴쳐진다.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노란 단풍잎...이나마도 그저 고맙지요.

열심히 단풍의 느낌으로 담아본다.

사진 찍는 걸 엄청 좋아하는 나다.

중학교때부터 소풍이다 수학여행이다하면 으례껏 필름 너뎃통은 들고다녔다.

지금은 장농속에 잠자고있는 니콘 필름카메라가있는데 이런 디지털보다는 필름카메라가 더 좋아서 만지작거리기만한다.

 

단풍구경을 하면서 오르다보니 어느새 달마봉뒤로 속초앞바다가 보이는 곳까지 올라왔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가운데 뾰족하게 보이는 범봉앞에서 엄청 난 바람에 날아갈 뻔했었는데...추억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온다.

대청봉보다 놓아보이는 중청의 하얀 탁구공도 보인다.

맨 뒤쪽 대청봉과 맨 앞쪽 범봉 희야봉 왕관봉이있는 천화대의 풍경은 이미 아침잠에서 깨어났다.

고요함에서 조금씩 깨어나는 외설악의 골짜기들을 바라보며 서서히 고도를 높혀간다.
설악은 벌써 겨울을 준비하고있다.
낙엽은 바닥에 떨어져 수많은 사람들이 밟고지나가 흙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황철북릉을 거쳐 황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뒤로 울산바위가 살짝 보인다.

킹콩을 닮았을까? 수문장역할을 하는 바위를 지나가고

단풍이 보일때마다 담아본다...마지막 단풍이다.

가운데 1275봉을 중심으로 공룡능선은 좌우로 펼쳐진다.

장군봉과 권금성사이로 속초의 호수들이 보이고

마등령에서 시작되는 공룡능선도 바라본다.

뒤로는 단풍이 화려하다는 화채봉과 앞쪽으로는 천화대 석주길의 암릉쇼가 펼쳐진다.

범봉을 당겨보고

공룡능선의 킹콩바위도 당겨본다.

 

세존봉옆을 지나간다.

자꾸만 담게되는 풍경들...공룡능선은 그 자체보다도 능선을 걸으면서 바라볼 수 있는 이런 풍경들이 더 좋다.

 

금강문을 지나간다.

 

드뎌 시작되는 철계단...맨 아랫쪽은 낡아서 땅에 박혀있어야할 난간이 덜렁거린다...입장료와 주차요금만 받아먹지말고 이런 거나 고쳐주지.

 

오다보니 세존봉으로 오르는 등로도 눈에띄게 확실하게 나있더라만.

언제봐도 멋진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가던 길 자꾸자꾸 멈추게하는 아름다운 설악의 풍경들이다.

이 맛을 알기에 힘들어도 공룡길을 자꾸만 오르게되는 것 같다.

우뚝 솟아오른 세존봉과 속초앞바다의 풍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소공원에서 마등령까지는 6.5km인데 중간에 아침을 먹느라 10시가 조금 지나서 마등령삼거리에 도착했다.
잠시 마등봉에 올라갔다오기로해놓고선 마음이 수시로 바뀐다.

마등봉이 코앞인데 헬기장까지만 간다.
어차피 조망은 그게 그거라고...
아쉬움은 남는다.

함께 다녀도 마음은 다르니 한쪽이 포기할 수밖에 없다.
마등봉의 고도는 1327m이니 사방으로 조망은 덤이다.

뒤로는 대청에서 좌우로 화채봉과 서북능선치 펼쳐지고 가운데 뾰족하게 솟아오른 1275봉은 공룡의 꽃이다.

범봉에서부터 시작되는 천화대의 암봉들으 우후죽순처럼 솟아올라있다.

중간왼쪽으로 하얀 돌무덤은 저항봉이고 가운데로는 황철남봉 그 사이의 골짜기는 저항령계곡이...황철남릉옆으로 황철봉이다.

대청에서 뻗어내린 서북능선은 귀때기청봉을 지나 12선녀탕으로 이어지고 중앙왼편의 안산도 선명하게보이니 오늘 시야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이곳에서 마등봉을 지나 저항봉을 거쳐 황철봉으로 백두대간길이 이어진다.

울산바위와 속초방향으로도 시야는 좋다.

대청 화채봉능선

대청 귀때기청봉의 서북능선

울산바위 세존봉 속초방향의 조망

귀띠가청봉에서 좌측중앙의 안산까지의 조망

 

 

백두대간은 뛰지못하지만 이 길로 황철봉까지 걷고깊다...완전 나 혼자만의 생각이고 오빠는 눈꼽만큼도 그럴 생각이 없다.

마등봉까지 가지못하는 아쉬움은 남아있지만 이따가 노인봉에나 올라가보자고요.

약간 알싸하게 불어주는 바람만큼이나 시원한 조망이지만 오빠는 춥다고 아랫쪽으로 내달음질친다.

 

어쨌든 이렇게라도 조망을 즐기고

아쉬움에 또 다시 360도 파노ㅗ라마를 담듯이 풍경을 담아주고 이 자릴 떠난다.

 

 

마등봉정상에는 한 무리의 산객들이 모여있다.

 

 

 

10시40분.
마등령으로 내려와 오세암갈림길에 도착한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공룡능선에 진입하는거다.
공룡의 등줄기를 밟으며 바라보는 풍경은 말해서 뭣하랴.

 

 

 

오세암으로 빠져나가는 삼거리를 지나가고

잠시 너덜길을 지나면서 구경도해야지.

 

마등봉과 좌측 돌무더기 저항봉 중앙의 황철남릉과 그 옆의 황철봉

 

나한봉을 지나왔고

멀리있는 바위봉을 당겨보니 갈기를 기른 사자한마리가 보인다.

맨 뒤로는 귀때기청봉의 서북능선이 펼쳐지고

울퉁불퉁 용의 이빨을 가진 용아릉이 중앙라인으로 펼쳐진다.

뒤로 화채봉가 칠성봉 숙자바위 집선봉 권금성라인이 펼쳐지고 우측끝으로 범봉이 솟아있다.

나도 한 방...

지나 온 나한봉

이제 큰새봉으로 간다.

 

 

 

 

공룡능선중에서 나한봉과 큰새봉은 그닥 존재감이 없으니 그냥 스쳐지나간다.
너울거리는 능선들...그 속에는 용아릉도 보이고 만경대도 보이고 대청에서 흘러내려 중청 끝청을 지나 귀때기청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이 늘어서있다.

 

귀때기청봉방향

 

가야 할 큰새봉과 1275봉이 보이기시작한다.

 

모처럼 한가한 공룡능선이다.
햇살도 너무 좋고 바람은 시원하다.
이틀전만해도 대청봉에는 눈이 날렸다던데..

공룡능선이 힘든 건 어프로치구간이 길어서일수도있고 공룡능선 자체가 많은 봉우리들을 오르고내려야하기때문일수도있다.

하지만 처음 이 길을 오를때보다도 지금은 여유만만이다.

우측의 1275봉이 가까워졌다.

겹겹이 솟아오른 암봉들사이로도 길은 있고

그 길을 걸을때는 여기저기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잠시만 주의를 소홀히하면 큰일난다.

울퉁불퉁 솟아오른 용아릉아래로는 가야동게곡이 흘러내린다...사실 오늘 단풍구경을 하러 저기로 갈려고했는데 오빠가 별로 땡겨하지않더라.

수작으로 쌓아올려진 바위사이로 급경사길이 이어진다.

쇠난간을 잡고 올라오는 산객들을 위해 한참을 기다려준다음 내려간다...오늘 양보를 엄청했다.

고갤들어보니 저 바위끝에 구멍이...

헛~~~누구의 눈일까?

 

오늘은 처음부터 바위에는 올라가지않기로했다.
그런데 그게 맘대로 안되지.
바위 꼭대기에 코뿔소 한마리 앉아있다고하니 올라간다.
올라간김에 따스한 너럭바위에 앉아 간식까지 먹고 내려온다.

조금만 올라가보자하다가 내가 더더더 밀어붙이는바람에 예까지 올라왔다.

저기 오동통한 코뿔소 한마리 있대요~!

여긴 아까 구멍뚫린 바위가 있던 곳이고

오늘 공룡능선은 무척이나 한산하다.

단풍이 없다니까 다들 딴 데로 눈을 돌렸나보다.

 

내려가는 오빠를 불러세워놓고 너럭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는다.

 

 

 

이곳에서 간식타임...볕 좋고 바람 막아주고...사람 올라오지않고...참 좋은 간식터다.

왼쪽 1275봉이 가까워졌다.

그렇게 먹고 쉬고 걷고 구경하고 오늘은 완전히 느림보산행을 한다.
아직은 오빠의 발목이 자꾸 신경쓰여서..
그러다 킹콩바위에 왔다.

 

길게 늘어선 바위군 아랫쪽으로 난 등로따라 올라간다.

 

 

올려다보고

헉~~어쩌다 내 스틱만 덩그라니 남아있네.

 

 

며칠전까지만해도 날이 흐리고 하얀 눈까지 내렸던 설악이다.

대청봉 북사면에는 아직도 쌓여있는 하얀 눈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에비해 오늘은 사람도 없고 날도 화창하고 바람은 기분좋게 시원하다.

비록 단풍구경은 못했지만 설악의 첨봉들이 쌓여있는 첩첩산중의 맛을 느끼기엔 충분한 오늘이다......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