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이어 3개월만에 다시 한라산으로 간다.
한라산을 아직 가보지못한 오빠의 천지개벽할 선택이다.
평일 가게 영업을 하지않고 평일 이렇게 떠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작년 12월 동생들과 함께 디녀올 때 엄청 미안했었는데 그 짐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게되었다.
산행일 : 3월3일(목요일)
산행코스 : 성판악탐방센터-속밭대피소-사라오름-진달래대피소-백록담-삼각봉대피소-관음사탐방센터
6시 첫비행기였는데 30분 지연출발되는바람에 성판악에 8시20분에 도착했다.
다음부터는 늦지말라는 말을 뒤로하고 땅바닥만 보고 걷다보니 삼나무숲을 지나가고있다.
늦은만큼 부지런히 걸어서 1시간만에 속밭대피소를 지나간다.
속밭에서부터 이곳 사라오름입구까지는 1.7km인데 30분만에 사라오름입구에 닿는다.
안 올라간다는 오빠는 그럼 진달래밭에서 만나자고하고 혼자 올라가니 뒤따라오르고있더라.
사라오름까지는 눈이 많이 쌓여있지만 눈도 모두 꽁꽁 얼어서 단단해졌다.
비가오면 이곳 산정호수에는 물이 고여있겠지만 지금은 이런 모습이다.
사라오름전망대까지 올라가본다.
2010년 11월 베일을 벗어던지고 세상밖으로 나왔다고한다.
둘레가 250m이고 바닥은 검붉은 화산탄층으로 되어잇으며 작은 백록담이라고도 부른단다.
시야가 조금만 더 맑았으면 아쉽네요.
서귀포방향의 조망인데 선명하진 않지만 도심과 바다의 풍경을 보여준다.
제주도에는 모두 368개 오름이 있는데 그 중 제일 높은 1324m에 위치해있는 사라오름이다.
하얗게 보이는 백록담이 보인다.
사라오름 분화구
가을이면 온통 붉은 단풍과 어우러져 아름다울 것이고 여름에는 호수에 물이 찰랑거려 또 아름다울 것이다.
이젠 아이젠을 착용하고 사라오름을 내려온다.
성판악을 출발하여 2시간40분이지난 11시 진달래대피소에 도착했다.
성판악입구에서 진달래대피소까지는 7.3km...
음...빨리왔군~!
어제 가게를 정리하고 3시 40분쯤 집을 나와 김포공항 제2주차장(주차요금 2만원에 할인 적용하여 1만원) 주차하고...
오랜시간동안 아무것도 먹지못해서 배가 등가죽에 붙을라고한다.
가져온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11시 35분 진달래밭을 출발한다.
봄철기간이라 진달래밭 통과시간이 12시 30분이고 백록담 하산 시간이 오후 2시 하산길 삼각봉대피소 출발시간이 3시30분이다.
시간이 널널하니 실컷 구경하면서 올라가기로한다.
정상올라가는 등로는 계단이 사라졌다.
그동안 내린 눈이 쌓여있어서...올라가는데는 좋은 점이다.
구상나무는 이상기온으로 자꾸만 그 생명을 달리한다.
하얀 눈밭에 서 있는 고사목도 아름답다.
오늘 한라산오르는 이곳 날씨는 바람 한점 없고 맑고 온화한 날씨다.
하지만 약간의 가스층이 있어 시야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지난 12월에 왔을때 운무로 덮혀 보이지않던 제주시내의 풍경이 보이기는한다.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걸음은 점점 더 느려진다.
백록담도 조금씩 다가서고있다.
희미하지만 제주시내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한다.
몇걸음 더 올라가니 좀 전에 올랐던 사라오름의 모습이 보인다.
드뎌 시야가 확 트인 능선길이다.
저기 백록담 동릉이 보이기시작하니 거의 다 왔다.
몇 발자욱 떼고 뒤돌아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에 담고.
여유롭다.
지나 온 사라오름도 당겨보고 연신 싱글벙글이다.
구경하면서 오르니 생각보단 힘들진 않네.
둥그런 접시모양의 사라오름이다.
좋다...라는 말을 어찌나 많이하던지..
얼마나 오고싶었을까 그 마음 헤아리고도 남는다.
한라산...자영업을 하는 오빠한테는 한 번 오려면 정말 큰 맘 먹어야한다.
맑은 날씨에 보여주는 풍경이 너무도 고맙기만하다.
내친김에 봄에 진달래 필 즈음에 다시 한 번 오자고 운을 띄워보지만...
뭐든지 첫 걸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훨씬 쉽잖아?
정상이 점점 가까워지니 바닥의 눈은 점점 더 없어진다.
바라보기만해도 가슴 뻥 뚫리는 시원시원한 풍경이다.
찍고 또 찍고...
좀처럼 백록담에 다가서지 못한다.
보이는 풍경이 마냥 좋기만하다.
사라오름이 접시모양으로 보인다.
역시나 정상인증을 하려는 줄은 길고 길다.
드뎌 백록담에 올라섰다.
정상인증을 하려는 길고 긴 줄을 피해 그냥 오른다.
처음 오른 한라산이니만큼 정상인증을 해야하는데 안해도 된다네..의외다.
정상석대신 짧은 줄이 서 있는 나무기둥으로~~
너무 좋아하는 오빠에 대한 미안함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
정상인증대신 백록담과 함께 그 모습을 실컷 담아준다.
백록담 북벽에서 장구목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평화롭고 부드러워보이기만한다.
마음으로는 저 길위에 서고싶은 맘이 굴뚝같았다는...
정상인증은 이렇게...
이제 관음사방향으로 내려간다.
그냥 가기에는 미련이 남았을까?
자꾸만 백록담쪽을 바라본다.
내려가면서 바라 본 사라오름방향
구상나무 군락지를 지나간다.
그래도 한 번 다녀왔다고 조잘조잘 설명을 해준다.
내려가면서는 볼만한 게 더 많다고..
하산길 이젠 맘 편하게 내려가는데 등로에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지난번에도 반했었던 장구목이의 풍경이 눈앞에 나타난다.
오빠도 반한다.
저기 가보고싶다고 내려오는 내내 노랠 부른다.
전망대에서 아름다운 풍경에 푹 빠져본다.
쌓인 눈이 얼마나 많은지 옆의 가드레일이 안보일정도다.
그냥 내려가는 것보다 주저앉아 엉덩이로 미끄럼을 트면서 가는 게 더 빠르다.
눈을 만나니 그 즐거움은 두배가 넘는다.
서로 깔깔거리며 실컷 놀고 왕관바위위인 헬기장을 지난다.
백록담의 서북벽
눈이 허벅지까지 빠진다.
엎어진김에 쉬어간다고 철푸덕 주저앉아본다.
이제 왕관봉위에 있는 헬기장으로 내려간다.
장구목에서 삼각봉으로 내달리는 능선
저곳으로 가고싶다고 오빠는 계속 중얼거리고...
가려고 맘 먹으면 어떻게든 문이 열리겠지..
온통 계단이었던 이 길은 미 혼자산다에서 전현무가 힘들게 올랐던 곳으로 많이 알려졌다.
지금은 계단은 안보이고 대신 가파른 등로가 되어버렸다.
아이젠을 신었어도 미끄러워 조심조심 내려간다.
장구목의 북벽
한참을 쭉쭉 미끄럼타듯이 내려가다 잠시 조망이 열려 맘추고 또 구경을...
그렇게 가다보니 옛 용진각대피소다.
2007년 태풍 나리로인해 유실된 곳이라고 설명을 해 주는데 듣는지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지난 12월에는 운무로 가득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는데 오늘 그때 못 봤던 풍경을 보게된다.
장구목이에서 이어지는 삼각봉까지의 바위들도 보이고 머리위로 왕관봉의 멋진 모습도 보인다.
용진각현수교로 가면서 바라 본 삼각봉
용진각현수교를 지나면서 올려다 본 왕관봉...
와~~멋지다.
탐라계곡
헬기장이 있던 왕관봉을 올려다본다.
정작 저 곳에 있을때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하지만
내려와서 올려다보니 진면목을 보여준다.
나도 좋고 오빠도 좋고...
당겨 본 왕관봉
삼각봉의 모습
삼각봉아래 펜스를 지나면서도 자꾸만 뒤돌아보게되는 풍경이다.
삼각봉을 지나면 더 이상의 풍경은 없으니 실컷 보라구.
삼각봉으로 가면서 그냥 지나가버리면 또 멋진 삼각봉의 모습을 볼 수 없다.
꼭 앞만보고가지말고 뒤돌아보면 지나 온 흔적도 볼 수 있고 멋진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삼각봉과 그 옆의 장구목
오랜만에 투 샷...
좌측의 왕관봉과 삼각봉.
3시20분...대피소 하산시간이 얼마 남지않았다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마지막으로 삼각봉대피소의 풍경을 담아주고 쉴 틈없이 곧바로 하산을 시작한다.
구린굴
조릿대사리고 난 편안한 등로를 따라 내려오면
좌측으로 탐라계곡이 흐른다.
관음사탐방센터까지는 6km...
5시에 내려왔으니 1시간 40분 걸렸네.
이곳에서는 475번 버스를 타고 제주대학교에서 환승해서 나가야한다고하네요.
카카오택시를 불러 제주공항근처인 도두항으로 이동하여 저녁을 먹고 차 한잔 마시고 저녁 9시 비행기로 올라왔다.
전국이 일일생활권이라 당일치기로 다녀 온 한라산.
비행기푯값이 왕복 59800원...완전 저렴하다.
하얀 설국일때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기회가 쉽지않았다.
어쩌다보니 12월에 다녀오고 3개월만에 또 만났지만 역시나 아름답다.
6시 첫 비행기였는데 30분지연되어 결국 탐방예약시간보다 늦은 8시20분에 성판악에 도착.
'늦으시간 거 아시죠?
다음부터는 늦지마세요'한다.
늦은만큼 부지런히 걸어서 사라오름에도 올라보고
시간이 널널해서 실컷 구경하면서 여유롭게 오른다.
관음사쪽 하산길은 그동안 내린 눈이 쌓이고쌓여 1m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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